모스부호... 아 그게 모스부호였구나
아무튼 그런 식으로 댓글을 올리는 사람에게까지 친목이라는 말을 붙이는 걸 보니 뭔가 잘못된 느낌이 들긴 한다.
뭐 기본적으로 그렇다.
공공장소에서의 금연이 이제는 사람들에게 인식되어가는 것처럼 오유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커뮤니티들도 친목을
크게 반기지는 않는 분위기인건 맞다.
잠깐 이야기하고 넘어가자면...
본인은 친목질에 대해 별 생각이 없다. '응? 친하게 지내? 좋네 친구생겼네' 뭐 이정도 수준으로 생각할 뿐이지
뭐 거기에 목숨을 걸고 남을 까내리고 완장질을 하고 운영권을 얻어 약속된 승리의 검을 휘두르고싶고 그런것도 없다.
인맥전이라도 한판 뜰까? 하고 이게 뭐라고 이 인터넷 랜선우정이 뭐라고 그런거 해봐야 이겨봐야 상처뿐인 영광일테지.
남이 친목질을 하더라도 그렇다. 그들끼리 놀고 또 재미있는 일을 한다면 그걸로 좋다. 보는사람들이 즐거울 정도의 친목질은
뭐 그쯤이야 하지만, 대세가 친목질을 배척하는 분위기이기도 하고 또 그런 분위기속에서 '야 이정도는 괜찮아 님들아' 해봤자
그 비난의 화살은 어찌 감당할 것이며 쓸데없는 나의 손가락 키보드질로 인한 관절의 마모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모스부호 어쩌고 하는 그양반이 쓴 글을 봤다.
대략적으로 이런내용이였는데 '모스부호쓰고 컨셉질해서 미안합니다' 정도의 글이였던걸로 기억한다.
응? 그걸 왜 사과해?
내 입장으로써는 그걸 왜 사과하는지도 모르겠고 그게 왜 베오베까지 갔는지도 모르겠고
거기서 왜 논쟁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겠고 결정적으로다가,
그게 왜 처음부터 논란이 되었는가가 제일 미스테리하다.
그냥 그사람은, 모스부호로 댓글을 달고 사람들이 그것을 프로그램을 돌리던 군시절 특기를 살려 해독을 하던
그런 반응을 보는 재미가 있어 그런 컨셉을 잡았을 것이고 내용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뭐 불편한 사람은 어떡하냐 하는데
그게 무슨 강간이나 폭행 또는 그에 준하는 상해치사 사기 뭐 이런수준의 내용도 아니고 그냥 네 재미있어요 아니요 재미없어요
이런정도의 내용을 모스부호로 쓴 것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다.
그런데 어느순간 그것이 불편하다느니(아니 왜?) 이런 컨셉질은 친목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느니 하며 과도한 수사에 나서기 시작하더니
결국 본인이 나서서 사과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굉장히 그러하다.
이건 굉장히 사소한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이 보기에는
"저사람 말이 뭐 저래? 저게 무슨뜻이야? 아. 밥먹었냐는거야? 외계인이야? 그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 이야기해? 아 모스부호야?
그랬구나 재미있네 저런거 허허"
길더라도 이정도로만 생각하면 안되는건지. 그래 그정도의 사소함이였을 뿐이다.
물론 그에 미치는 파급력을 염려하여 과도한 정화작용에 나선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그런 자경단식 시스템을 발동하여 세이프티 디바이스를 해제해야되는건 12등급 무베충의 침입이 확정지어졌다거나,
그에 준하는 뭐갈이하 이소녀넷 아재들의 분탕질이 확정지어졌을 경우에 한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문제가 보일 조짐은 커녕 어느 유저의 특색있는 댓글정도에 그친 일을 가지고 마이너리티리포트의 현재진행형인지는 몰라도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싹을 잘랐습니다"
하는건...
싹을 자른것은 맞긴 맞다. 개성있는 싹을 자른경우라고 본다. 독초도 아니고 잡초도 아닌 재미있는 모양의 식물이
피어날 싹을 자른게 맞다. 그런점도 성공이라고 한다면 성공이라는 단어를 써도 된다면...
오유는 친목질을 예방한다던지, 혹은 분탕종자나 욕을 쓰는 사람들에 대한 유입을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선비 노잼드립같은것으로 대표되는 오유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재미의 많은 가능성들을 조기에 종료시키지는 않았는지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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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집단이던지간에, 그 집단이 최고로 치는 가치라는게 있기 마련이다.
가령 나와 내 친구들 사이에서의 최고의 가치는 넘치는 병신미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그러한 가치는 존재한다
웃긴대학의 경우에는 수위를 넘나드는 댓글과 공인된 친목질
디씨의 경우에는 넘쳐나는 재능낭비 병신들
82쿡의 경우에는 요리공유를 가장한 시월드로부터의 수탈과 침략 독립기(근데 여기 게임커뮤니티도 있음 신기함)
네이트판의 경우에는 대문호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오유또한 그러한 최고로 치는 가치가 존재한다.
선함과 공정함이다. 뭐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그러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맞서싸우는 투쟁의 역사가 진행되고 있는것도 오유다.
그런데 그러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솔직히 말해서 이건 좀 아니다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어떤 사람이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이 너무 마음에 든 사람은 사진자랑을 위해 오유에 사진을 올렸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추천을 받는다던지 칭찬을 들었지만 어느새 글 분위기는 경직된다. 그 이유는 하나다.
그사람이 담배를 손에 쥐고 있었다는 이유였다. 담배는 몸에 좋지 않아요~ 라는 가벼운 댓글은 200개 더 보기를 몇번 누르는 사이에
'지 처자식이 있는데 담배를 피우는 새끼들은 죄다 능지처참을 해버려야 한다' 라는 극단적인 모습으로 변해버린다.
'그정도는 아니지 않아요?' 하는 이성적인 목소리들은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에 동조하지 못하는 소시오패스로 낙인찍히고
천안문사태에 버금가는 반란분자 색출작업이 시작된다. 이것은 어떤 게시물에도 적용될 수 있다.
가령 사과를 들고 있는 여자를 그린 그림을 보며, '저 여자의 치마가 너무 짧으므로 정서에 악영향을 미친다' 라는 소환진이 펼쳐질 수 있다.
예전에는 그런 콜로세움을 보는 재미라도 있었다. 그때와 지금이 달라진거라면...
그때는 그냥 이탈리아에 있는 콜로세움 보러간 느낌이였는데, 지금은 진짜 검투사경기 보는 느낌이다. 무섭다. 뭐 한마디를 못한다.
가령 잘못된 사실이라도 괜찮다. 누군가의 댓글이 잘되었든 잘못되었든 추천만 많이 받으면 사람들은 그것을 좇는 경향이 있다.
누군가 그 댓글이 전해주는 잘못된 정보에 대해 정정하려고 한다면 역시 철퇴가 날아든다. 한사람도 아니고 수십 수백사람이
굳이 손가락 관절 마모되어가며 반대와 뒷북버튼을 누르고, 이미 철퇴 한방에 피떡이 된 사람을 고기완자 만들기세로 계속 내리친다.
중요한건 애초에 그사람이 정정하려고 했던 첫댓글의 잘못된 것이 진짜로 잘못된 정보였다는것이다.
상황파악은 애초에 끝났고 많은 사람들이 그제서야 첫댓글이 잘못되었다는걸 알지만, 이미 피떡이 된 사람이
'그것봐 내가 구라친거 아니라고!' 하고 외쳐본들
'그야... 그건... 지나간일이니까...' 라던가 '그러니까 왜 그때 그런말 했음?' 하고 모르쇠로 일관한다.
아니면 영원히 침묵하던가.
이런현상들은...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그런, 선함과 공정함은 아니다.
그냥 오늘의 유머라는 커뮤니티가 가진 특성이라고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이 특성또한 남들이 보기에 보편적인 특성은 아니다.
더 깊게 이야기하자. 그냥 선한 척 공정한척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런 ~척 들로 인해 누구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자정작용중에 일어난 불가피한 일일 뿐이라고들 한다. 또한 그것으로 인해 오늘도 오유는 한발짝 더 깨끗해졌다며 자축하기까지 한다.
그건 그냥 나와 쬐끔 다른 반대의견을 숙청한 것 뿐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것이 선함과 공정함으로 대변되는 자정작용이라면, 종국에는 누가 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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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소수의견이 묵살당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뭐베라던지 뭐갈이라던지 혹은 뭐갤이라던지 등등의 이유로 차단이나 신고를 당하는 것이 대표적이고, 또 그런것은
만커공통이므로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역게의 환빠라던가 컴게의 AMD광전사들이라던가)
그러나 정말로 소수를 대변하는 정보와 게시글에 대해서도 묵살을 하는 것은 굉장한 문제가 된다고 본다.
오유는 특히 정치문제에 관심이 많은 커뮤니티 중 하나다.
A를 지지하는 대다수의 사람들 속에서, 한 남자가 조용히 손을 들고 이렇게 말했다.
"저는 A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A의 이런 부분은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했을까? A를 지지하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똑같은 지지자였던 그 사람의 의견은
아니 문제제기도 아니고 그냥 진짜 의견은, 곧 수많은 지지자들의 집단린치를 받고 물러나버리고 말았다.
이유는 A에 대한 흠을 이야기했다는 것이였다. 물론 그 흠이라는 것이 없는것을 만들어 낸 종류의 것이어서야
그사람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는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있는 흠을 이야기한 것뿐이다.
그것을 부풀리지도 비아냥거리지도 않았다.
그냥 '이런점은 고칩시다' 하고 말한 것 뿐이다. 지지자라면 그사람의 단점을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하고 또
그것에 대해 개선점을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이번에는 좀 다른 경우다.
오유에서 지지하는 정치인 A라는 사람이 실수를 했다. 그것은 곧 대서특필되었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
그사람의 실수가 언급되기 시작했다. 여론은 급물살을 타고, 그사람이 했던 많은 행적들은 무시당한 채
순간의 실수로 인한 잘못된 선택으로 A라는 사람은 오유내에서 죽기직전까지 욕을 먹는다.
누군가 조금만 더 지켜보자고 이야기해본들, 실수는 정치혐오로 이어지고 또 인간사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이 경우는 비판과 비난의 경계를 넘어서 마녀를 화형대에 묶어놓는 수준에 이른 경우다. 비판을 게을리하지 말자고 했더니
이제는 개선될 수 있는 실수까지 인간은 고쳐쓰는거 아니라며 쥐잡듯이 잡아버린다.
누군가 그것에대해 자중하자고 말한다면, 그사람도 A의 광신도로 몰아붙이며 인간탈퇴를 시켜버린다.
참 재미있다. 냉탕과 열탕은 있는데 온탕이 없다. 중용이라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할테다.
냉탕에 있다가 온탕가는게 뭐 대수라고 열탕에 안갔다느니 등쌀에 못이겨 열탕갔더니 냉탕에 왜 안왔냐느니
저놈이 온탕좋아하는거 보니까 온통 분탕칠놈이구나 하며 쥐잡듯이 잡아버리니..
내가 논란의 당사자라도 당장 회피만땅찍고 도망가고싶을테다.
흔히들 특정종교의 폐쇄성과 기성세대의 꼰대질에 분노한다.
그러나 우리도 한번쯤 생각해보자. 우리 역시 우리가 최고로 치는 왜곡된 가치에 얽매여 자체적으로 서로를 옭아매는 중은 아닌지,
조언과 비판을 가장한 꼰대질을 하는것은 아닌지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다.
이러한 글을 쓰며 나는, 일부가 그럴 뿐이다 라는 사족을 달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것은 이 글을 쓴 자신에 대해 구차한 변명을 하는 것이다. 또한 누군가에게 동정을 받기 위한 여지를 남기는 것이다.
그런식의 비겁한 글을 쓰는 것은 차라리 욕을 얻어먹는것만 못하다. 일부라는 장치로 자기검열을 함으로써 우리 스스로가 생각할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다만, 진심은 전해지길 바란다.
나는 오늘의유머를 오래지켜봤고 또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올드비라는 꼰대질에서 나오는 발상이 아니다.
그만큼 오래 지켜봐온 오유가 외부작용에 의해 망가지는 것도 안타깝지만, 과도한 방어기지에 틀어박혀 자신들을 좀먹고 있는것도
안타깝다.
너무 많은 선한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떠났고 너무 많은 재미있는 사람들이 떠났다.
현재진행형이다. 지금도 공격받는 이들이 많다. 누군가를 족치기전에 그사람을 설득시켜야 한다. 그래도 설득되지 않는다면
다만 우리하고는 잘 맞지 않는 것 같은 사람에 대해 그사람만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뜻에서 인신공격하기를 꺼려야 한다.
나와 의견이 맞지않고 또 진짜로 분탕종자라고 해서 그런 일련의 이유들로 다짜고자 멱살부터 잡는것이 정의라면 그것을 전투력이라고 한다면
폐쇄성 짙은 집단속에서 입맛에 맞는 의견만을 정의라고 부르짖는 그런것이 오유가 최고로 치는 선함과 공정함이라는 것이라면
다시한번 말하지만 우리는 그 모든것들의 의미에 대해 재고해야 하며 또한, 백번 양보해 그것만이 오유의 특성으로써
남는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좀 더 다른 개성있는 가치는 왜 배척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것도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