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즐겁게 가족과 지내기보다는 눈치보며 마음 졸여야 했고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많았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발생한, 말로 하기 힘든 어린 시절의 상처는 그 사람에게 깊게 남았습니다.
자신은 사랑받을 수, 존중받을 수 없는 사람이구나 하는 자학을 할 정도로.
커서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경제적 형편으로 어쩔 수 없이 일찍 발을 내딛은 사회는 냉정했고
사람들은 무서울 정도로 이기적이었으며
자신을 괴롭히던 주위 사람들의 모습은 여전했습니다.
그나마 원하던 공부를 하려고 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방해로 몇 번이나 접어야 했습니다.
저라면 벌써 두 손 들고 포기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좌절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울면서도 노력했고
괴로워하면서도 또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힘들던 그 사람이 드디어 오늘
삼십 몇 년 만에 지나온 인생을 보상받는 듯한 큰 기쁨을 얻었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오늘 서울시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제 아내입니다.
"이제 나도 존중받을 수 있겠지"하며 눈물을 흘리는 그녀가 정말 사랑스럽고 고맙고 존경스럽습니다.
말로 할 수 없는 찬사와 존경과 사랑을 전해주고 싶은데 그렇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저뿐이네요.
혹시나 마음의 여유가 있으신 분이라면, 열심히 인생을 산 한 낯선 이에게 축하의 말 한마디 전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