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로탄이라는 얼라(애기) 캐릭터를 하라는 것인지 뭔지 순간 헷갈렸지만, 호드라는 단어가 생각나니, 아 어디 서버에 진영을 이야기해준거란걸 알아차리고 캐릭터 생성창을 한참 뒤적거려 서버를 선택했다.
캐릭터 종류가 이렇게 많을수가, 직업도 많다. 특이한 캐릭터를 선택하고싶은 심보에 이것저것 눌러보았지만 키가작은 노움 종족은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키에대한 컴플랙스를 게임에서까지 투과하고싶지 않은 알량함. 크고 강해보이는 드레나이 종족을 선택했다. 무슨 용을 모티브로 만든 종족인지 눈에서려있는 살기가 맘에든다.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려 직업을 찾았다. 이것저것 다할줄아는 직업으로 슥슥 다재다능하게 모험하고싶은 마음에 성기사를 골랐다. 직업 설명을 대강 읽어보니, 바람대로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들어간 워크래프트의 세계. 튜토리얼을 마치니, 들판에 나혼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그 황량함이 반가운 기분이 들었던건, 앞에 놓여질 여러가지 이야기들, 나보다 앞서 모험을 즐기고 있는 여러사람들과 만날 기대 때문이었으리라. 그 기분에 흠뻑 취한 기분으로 느낌표가 떠있는 엔피씨를 따라 퀘스트를 받았다.
내 레벨에 따라 몇백개쯤 쌓여있을 퀘스트 중 한개를 해결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면, 금방 지루했을 텐데. 앞으로 펼쳐질 모험이라고 거창하게 생각할 줄 알게된건 나도 나이를 먹었기때문일까. 하나하나 나에게 모험을 가르쳐주듯 기다리고있는 엔피씨는 새로운 장소에 갈 때마다 나를 반겼다.
동부 왕국으로 배를타고 넘어갔을때, 형님이 로그인했다는 알람이 올라왔다. 아- 벌써 저녘이 되었구나. 항구에서 해적단을 소탕하고 있던중 귓속말이 왔다. " 어? 들어와있네 어딨니?" " 안녕하세요 형. 여기 동부 왕국 밑에 항구에 있습니다." 몇분이나 지났을까, 슥 멋지게 용비슷한것을 타고 날아온 형의 모습은 악의 무리를 물리친 용사의 모습 처럼 보였다. 눈이 휘둥그레진것도 잠시, 갑자기 거래창이 뜨더니 좋아보이는 가방과 돈 만골드가 올라왔다. "받아. 필요 할꺼야." "감사합니다 형. 근데 너무 많이 주신것 같아요." 여태모은 돈은 20골드 남짓이었는데, 만골드는 나에게 과분한 것 아닌가. 나한테 딱맞는 아이템도 몇실버 정도 였던터라, 어마어마한 돈으로 느껴졌다. "아니야 그것도 부족할 거야." 라고 대답한 형은, 몇마디 살을 더 보탰다.
"너도 계속하다 보면 알게 되겠지만, 탈것 밖에 남는게 없어."
라고 말하곤 오토바이같은것, 드래곤볼을 다모아야 볼 수 있을 것 같은 용, 전갈, 수십가지를 보여주더니 간다, 라는 짧은 말과함께 홀연히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