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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sisa_7998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룸펠슈틸스킨
추천 : 8
조회수 : 1242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11/29 10:38:36
조금 뒷북치는 얘기지만 문득 생각난 일화가 있네요.
저희 아버지는 십 수년 전, 종교와 관련하여 사회공익적인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셨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혹여 관계자들이 곤란할 수 있어 생략합니다.)
그와 관련해 그 방면에선 가장 유력한 실무자였고, 당시 라디오에서 시선집중을 방영하던 손석희씨와 인터뷰할 기회가 생겼었죠.
작가와 사전 전화로 어떤 내용을 주고받을 것인지 미리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이윽고 생방송이 시작되고, 아버지는 전화를 받아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손석희씨의 첫 질문부터 당황할 수 밖에 없었죠.
"★★에서는 왜 굳이 ■■을 하려는 겁니까?"
대본에 없는 질문이었던 겁니다. 아니 그 차원을 떠나 제대로 시비조인 워딩이었죠.
아버지 머릿 속에 한 문장이 울러퍼지더랍니다.
"왜요, 우린 하면 안 된다는 법 있어요?"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하며 꾹 참고, 아버지는 우회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나가셨죠.
인터뷰가 진행되는 십 수 분은 인내심을 요구하는 연속이었습니다. 사전 대본에 있는 내용은 모두 엇나가며, 묘하게 신경을 건드렸죠.
인터뷰가 마침내 끝나고, 마침 방송을 듣고 있었던 YTN 기자 한 분이 성을 내며 전화라더라는군요.
"아이고 ●●님! 그냥 하고 싶은 말 하지 그러셨어요!!"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실언 속에 그 사람의 본심이 있다'
오늘보며 확실히 느꼈지만, 손석희씨는 인터뷰어로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이 분명하다는 걸요.
만약 그 YTN 기자의 말처럼 아버지가 득달같이 달려들었으면 어땠을까요? 저는 예상외로 그리 좋지 못했을 거라 봅니다.
프로젝트 자체가 굉장히 보수적인 곳을 설립하는 곳이었던데다, 우리나라는 아무리 공익적인 것이라도 종교계가 투신하는 것에는 기본적인 불신이 많으니까요.
속은 시원했을지 모르지만, 결과는 알 수 없죠. 그 페이스에 말려들어가면서 자멸하게 됐을지도요.
하물며 이번에 문재인 대표님은 얼마나 많은 유혹이 있었을까요?
저희 가족은 그 일화를 떠올리며 문대표님의 대처가 합리적이었다고 평했습니다.
Ps. 아버지는 그 후로 지금까지 묘하게 손석희 앵커를 미워하십니다.ㅋㅋㅋㅋㅋ
너무 숨겨진 이야기를 끌어내려고 하는 강박관념이 강하다나요?
대본에 있는 얘기 좀 했으면 좋겠다고 어제도 성내시더군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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