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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와 우동
게시물ID : freeboard_12847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참깨
추천 : 1
조회수 : 17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3/07 19:47:02
안녕, 내가 너와 만난 건 7시 30분 무렵이었지.
넌 내가 자취하고 처음 만난 벌레였어.

하루살이 정도 크기에 새까만 색깔의 넌,
부엌의 하얀 타일에 달라붙으려 애를 썼어.

네 조그마한 날개가 파닥거릴때
나는 조용히 휴지 다섯칸을 뜯었단다.

하지만 너는 보드라운 휴지의 품에 감싸이기도 전에 사라졌어.
침묵이 내려앉은 부엌에선 우동 끓는 소리만이.

나는 정말이지, 네가 그 곳에 있을 줄은 몰랐어.
이미 소스를 부은 물은 새까맸고,
네 몸체 또한 새까만 색이었지.

면이 풀리면서 바글바글 물이 회전했다.
네 가냘픈 몸은 그 속에서 이리저리 흔들렸겠지.

아 정말.
면이 다 익었을 때
물 위에 떠있는 건 나 보라는 친절인가?

고마워.
덕분에 우동 하나가 냄비를 탈출해 자유를 꿈꾸러 갔다.
출처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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