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몸이 참 둔한 것 같으면서도 예민하고 정확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너무 더워서 죽을 것 같던 여름이 있었나 싶게 첫눈도 내리고 추워진 지금, 사실 야외 운동이 아닌 실내운동은 점점 더 하기 좋은 계절이 되었는데, 제 운동은 좀 꼬이고 있습니다. 제탓보다는 환경변화때문에 스케줄이 좀 꼬였더니 운동이 엉망이 되네요.
경기가 바닥에 거의 왔다, 불황이 아주 깊다, 제2의 imf가 머지 않았다 겁나는 기사들이 펑펑 쏟아지는 요즘, 직장에서도 느껴지지만, 체육관에서 훨씬 크게 느낍니다.
올초부터 분위기가 감지되어왔지만, 여름을 지나면서 급격히 달라지더니, 급기야 추석을 넘어서면서부터는 고꾸라지는게 보일 정도니까요.
제가 다니는 스피닝 클래스가 회원부족을 이유로 저녁 3타임을 2타임으로 줄였습니다.
7시반, 8시반, 9시반 이렇게 3타임이 8시, 9시반 두타임으로 줄었습니다
그나마도 9시반 수업은 절반도 안차기 일쑤구요.
8시 퇴근인 저는 8시반, 9시반 타임을 탄력적으로 선택해서 다녔는데, 이제는 선택의 여지없이 9시잔 클래스밖에 못가구요.
배드민턴 렛슨반도 인원이 너무 줄어서 주 3회 수업을 주 6일 나와도 되는 걸로 코치님께서 큰 결정을 하셨죠.
우리 타임에 등록한 사람이 아니어도 나와서 렛슨을 잗으니, 고요하던 저희 렛슨반이 벅적거리니, 정신이 없을 정도...
갑자기 널널하던 렛슨반이 사람이 북적이게 되면서 대기시간이 길어져서 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아지게 되었죠.
게다가 주말에 나가는 클럽에도 나오는 사람이 적어져서 칠 사람이 부족해 코트가 텅텅 비는 진기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8시 퇴근, 배드민턴 렛슨받고, 난타나 게임 한 30분 하고, 스피닝 한타임 가거나, 헬스장에서 기초 운동 좀 하고 스피닝 한타임타고 주말에 2-3시간 배드민턴 치고...
그간의 제 운동 스케줄이었는데, 이게 엉망진창 다 어그러지게됐어요.
렛슨 기다리다가 스피닝 타임 놓치고, 어정쩡한 스피닝 타임때문에 스피닝 빼먹기 일쑤...
클럽에 나가도 게임이 원활하게 안되니 운동이 되다 말다...
이렇게 두달 하고 나니 운동을 빼먹은 날은 없는데도, 운동 강도도 약하고, 운동량이 작아져서 몸에 살이 붙는게 느껴지더라구요.
딱히 옷이 작아진 건 아닌데도, 원피스 핏이 묘하게 이상하다든가...
열심히 하고 싶어도 갑자기 상황이 후다닥 바뀌니 도통 스케줄링이 잘 안되서 운동이 망해가고 있어요. ㅠㅠ
그중 다행인 건 배드민턴 기량이 조금 는 느낌, 그런데 체력은 더 떨어져가고 있는 느낌인 건 아쉽...
배드민턴 기량이 늘면 늘수록 체력 손실이 적은 경제적이고 쉽게 치는 방법을 터득하는 셈이라 같은 게임을 해도 훨씬 덜 힘들어요.
그래서 뭔가 살을 빼겠다는 목적에는 맞지는 않는구나 싶긴 해요.
코치님이나 급수 높은 선배님들이 줄넘기해라, 스텝연습해라 하시는데 그나마 그거라도 해야 체중 유지나마 될 모양인가봐요.
그리고 스피닝을 자주 건너뛰었더니, 허리 옆구리가 겁나 불어나는 느낌...
렛슨받고 스피닝 가면 절반은 못따라가는 걸로 봐선 체력은 겁나 떨어지고 있는 듯...
두달 이렇게 꼬인 스케줄로 운동을 해서 뭔가 제대로 안되는 느낌이라 다시 스케줄링을 해야하는데, 내맘대로 할 수 있는게 거의 없다는게 슬퍼요.
하루 3-4시간씩 알차게 운동하는 분들이 가끔은 보러워요.
없는 시간 쪼개가면서 운동하기 참 어렵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