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여자도 군대를 가야 한다고 하면 여자들한테 욕 얻어먹을까? 참고로 난 여자다. 사실 난 원래 군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심각한 패미니스트적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중학교 3학년때 아침일찍 슈퍼에 갔다가 첫손님이 여자이면 장사가 안된다는 이유로 쫓겨나왔고, 어렸을때는 손녀라는 이유로 할아버지 무릎에 한번도 앉아본적이 없었다. 여자라는 이유로 작게 크게 여러가지 차별을 받으면서, 남자가 뭐그렇게 잘났다고 내가 차별받나 라는 생각으로 가슴속에 울분이 가득찼던 나다. 그런데, 최근에 군 문제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해병대를 전역한 남자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좀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2년동안 인권과 사생활이란 없고, 욕설과 폭력에 시달리면서 목숨까지 걸지만 월급은 거의 없는 군생활. 여러번 듣다 보니, 남자들이 군 가산점제에 대해 왜 그렇게 예민한지 알것 같았다. 임산부에대한 직장생활 환경개선과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는 높은 여성들은 남성의 군 제도에 대한 불합리성에는 관심이 없다. 이게 과연 남녀 평등을 주장하는 것일까.
최근에 남친에게 좀 뜬금없지만 "군대에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라고 물어봤다. 문서작업 업무라던지, 요리 등등 소소하지만 여성이 할수 있는 일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군대에 여성이 할수 있는 일들을 좀 분리해서 여성이 1년정도 군 복무를 하면 남자들의 군 복무기간을 1년정도로 당길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