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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freeboard_12857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브레멘음악대
추천 : 0
조회수 : 11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3/09 05:04:51
키보드위에 손을 얹어놓고
아무 생각없이 쓰고싶은 대로 글을 쓰고 있다.
지금 쓰는 글은 내가 쓰는 글인가
키보드가 쓰는 글인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내가 쓰는 글 이겠지.
키보드는 쓰는 주체인 내가 없으면 그 어떤 글도 쓰지 못하니까.

하지만 이 시점에서 나는 앞으로 내가 쓸 글을 알지 못한다.
이 글은 내가 쓰는 글이 맞는걸까.

그냥 의미없는 헛소리다.

처음 부터 그냥 심심해서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올려두었을 뿐
뭔가 쓰고싶은게 있어서 시작 한게 아니기 때문에
이 글은 헛소리다.

달밤에 별들이 반짝인다.
하늘에 뜬 구름이 이따금씩 별들을 가린다.

물리적인 크기 차이로 보자면, 밤 하늘에 빛나는 별과
그걸 가리는 구름의 크기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내가 별이라면 그 구름은 내 손을 이루는 세포 하나보다도 작다.

그런데도 구름은 내 눈 앞에서 별을 가린다.

멀리 있는 별보다
가까이 있는 구름이 더 큰 법이다.

인간 관계도 그렇고
모든게 다 그런 것 같다.

이 쯤 쓰고 있으니 내가 뭘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이 글을 마치고 업로드 버튼을 누르게 될까?

아마 지금까지 수십번씩 그래왔던 것 처럼
다시 뒤로가기를 누를지도 모르겠다.

누르기 전에, 한번 훑어보고,
"흠... 역시 아무리 뻘글 허용 게시판이라도 이 정도 뻘글은 아무런 댓글도 못받고 나 혼자 이불만 뻥뻥 하게 될거야"
그런 결론에 이른다면 뒤로 가기를 누르지 않을까.

애초에 이 글의 끝은 뭘까.
의미 없이 시작한 이 글은 언제 끝내야 좋을까.

무언가 쓰고 싶은게 있어 글을 쓸 때는,
그 글이 끝나면 글을 끝내는 것 인데.

쓰고 싶은 글이 없을때는 대체 어떻게 끝내야 할까.
혹시 끝이 없는건 아닐까.

꼭 인간의 생애를 닮은 것 같다.

이유없이, 태어났으니까 시작된 생애는,
살아있으니까 그 때 그 때를 살다가
생명이 다하면 죽는다. 끝.

아마 이 글도 생명이 다 하면 끝나겠지.

따져보자.
글의 생명이라면 아마...
내 마음이겠지.

내 마음대로 시작했으니...
내 마음이 다 하면.. 뭐, 질리거나. 다른 할일이 생기거나.
그러면 이 글도 죽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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