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 재학생인데 수학여행에서 다른 아이의 방에서 깜빡 잠들었다는 이유로 퇴학을 당했어요. 너를 본보기 삼아 학생들에게 규정을 어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준다는 명분에서요. 제 룸메이트가 흑인이었는데 왕따였어요. 흑인이어서가 아니고 싸가지가 없어서요. 그래서 제가 룸메이트 하자는 한국 애들 다 거절하고 일부러 물어봐줬는데, 나보고 룸메이트 할 사람 없냐고 불쌍하다고 나라도 너랑 자 줘야겠다고 말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 룸메이트가 없는 말까지 지어내서 선생님들에게 제가 방에 없었던 사실을 일렀고, 안 그래도 그 아이를 동정하고 있던 선생님들께 저는 퇴학당했습니다. 학교 기록에 남아 이 나라에서는 더 이상 국제학교를 다닐 수가 없어 한국으로 돌아가요. 내일 비행기인데... 죽어버리고 싶어요. 비행기가 터져버렸으면 좋겠어요... 제가 그렇게까지 큰 잘못을 한 걸까요.. 엄마가 우시는 모습을 보고 정신을 차려보니 손목이 난도질 되어 있었어요. 피가 흥건한데 이거 가지고 죽지도 않을 건데 왜 그었지, 그 생각부터 들었어요. 정말로 비행기 사고가 났으면 좋겠어요. 내 인생을 망쳐놓은 그 아이가 밉다가도 내 잘못이라서 뭐라고 하지도 못하겠어요.. 기록에 남았으니까 대학 진학은 고사하고 한국 학교가 절 받아줄까요. 할 줄 아는 건 영어밖에 없는데.. 한국 수학은 중학교 과정도 모르는데.. 정말 죽어버리고 싶어요.. 제가 왜 이 글을 쓰는지도 모르겠어요. 익명의 힘을 빌어서 털어놓고 싶었나봐요.. 아무한테도 말 못 하고 카톡도 페북도 탈퇴하고 여기를 떠요. 내가 3년동안 좋아하던 오빠가 어제 고백해줬는데 받아주지 못했어요.. 아파서 죽어버릴 것 같아요. 제 인생은 너덜너덜하고 꺾였어요. 정말 죽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