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나를 데려갔으면 좋겠다.
항상 같이 걷고 있다고 믿었건만.
어느새 나는 뒤처져 시간에게 왜 그리 빨리 가냐고 되묻고 있다.
어릴땐 내가 앞서가느라
때론 시간을 기다려주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허덕인다.
시간은 공간과 관련이 있다던가? ..
이젠 내가 어디 있는지도 가물가물 해지는 것을 느낀다.
이제 겨우 이 세상에 발 딛은지 30년여.
언제나 언제나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있으며
남 부끄럽지 않게 살고 있었다 생각하는데,
아니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시간에 맞춰 바쁘게 나아가는 이들을 보며
그저 고개 숙이고 나에게 되묻곤 한다.
너는 뭘 하고 싶었던 거냐고, 뭘 원하는 거냐고
그것을 찾기 위해 평생을 걸고 달려가려 했건만
지금의 난 그저 시간의 옷자락을 붙잡고 뒷모습을 놓치지 않으려
그저 그뿐인 사람이 되는 것이 두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