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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고 싶어요
게시물ID : wedlock_128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카라라
추천 : 12
조회수 : 9140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9/02/04 02:54:42
시댁 왔어요...ㅎㅎ

잠이 안와서

예전에 썼던 글들을 읽어봤어요

제작년 추석 무려 시댁에서 6박7일을 보낸

아직 착하고 밝고 해맑았던 나...-.-

과거의 나...엿머겅ㅋ뻐큐머겅두번머겅

우리엄마는 안그래!

큰소리 치던 남편ㅋ

내남편은 안그래!

큰소리 치던 나ㅋㅋ

개뿔 남편 어머니는 안그런지 몰라도

내 시어머니는 결국 그러셨구요

내남편도 남의 편이었어요ㅋ 썩을것!

일주일에 한번씩 안부전화 드리는데

화요일에 전화드렸으면

그담주 월요일에 먼저 전화오셔서

요새 왜이리 연락이 없냐~ 하셨음

네?......내귀를 의심함ㅋ

토요일 저녁에 도착하자마자

저녁 우르르 차렸다 치우고 차렸다 치우고 설거지 겁나했는데

애기도 사촌언니오빠들이랑 재밌게 잘놀고

이제 좀 방에 들어가 누워볼까~ 눈치보고 있으니

너나랑 파까러가자~~하고 앞세우셔서 지하창고 내려가서 파깠음-.-

한포대 다깠음ㅠ

파...

물논 깔수 있어요

근데 왜 나만 까ㅠ 내남편은ㅠ 어머니 아들은요ㅠㅠ

ㅠㅠ

담날 아침

일곱시에 알람을 맞춰놨으나...

잠자리 바뀐 20개월 예쁜이가 새벽에 깨서 우렁차게 울어댐

신랑이랑 돌아가며 한 삼십분 어르고 달램...

겨우 다시 재우고 지쳐쓰러져 누워 잠들자마자

7시 알람 울려댐 팍 후드려 꺼버리고 9시까지 쳐잠

9시에...비실비실 일어나 머리만 똥강 묶고 나가니

형님이 안쓰럽게 쳐다보시며 아침먹어~하심ㅠ 형님 감사해요ㅠㅠ

국끓이고 밑반찬에 형님이 다 준비해두셔서...

난 감사히 먹고 차리고 치우고 설거지함

식구많아서 중간중간 설거지만 세번은 한듯

애기밥도 멕이고...

드뎌 끝났당 커피도 다 타서 돌리고 이제 쉬낭?! 하는데

떡을 띠어야 한대요

떡띠는게 모지...

또 농사창고로 재갈물린 소처럼 구슬피 따라감

거실에 누워 티비보는 남편의 뒷통수를 뒤로하고...
 
가래떡이...

세박스가 있는데...

다 붙어있어서 손으로 띠어야한대요

우와 요새 손목 시큰시큰해서 신랑한테 가습기 물통뚜껑 세게 닫아두지 말라고 그렇게 잔소리를 했는데

손목:먼저갑니다~

뽀각ㅋ

은 좀 오바고ㅋㅋ

암튼 형님이랑 어머니랑 나랑 사이좋게 오순도순

떡 띠고 먹기좋게 자르고 봉지에 나눠담고

그밖에 잡일 좀 하고 올라오니 배고파...

점심도 먹어야 한대...

또 차렸다 치웠다 설거지 호로록

이제 형님이 장보러가신대서

우왕 이제 방에가서 쉰당

하고 좋아하는데 어머니가 새우를 까야한대요

명절전날 만들 새우튀김용 생새우...

형님께서 아 그거 내일해도 되니까 미리하지마라 신신당부하시고

장보러가시고

신랑이랑 방에 누워 떡실신 하고 있는데

조카가 쪼르르 달려옴

"숙모~할머니가아~새우까는거어~도와달래요오~"

ㅋ...ㅋㅋ...ㅋㅋㅋ

남편에게

자 새우까러 갑시다! 툭 치니

자긴 졸리다며 끄응 돌아누우시고

약간은 서글픈? 약간은 웃픈 마음으로

주방에 가서 앉아 시엄니랑 둘이 새우를 깠습지요...

넹...

파도 깔수 있고요

떡도 띨수 있고요

새우도 깔수 있어요

어차피 내가족 내새끼 내가 냠냠 맛있게 먹을 테니까요

근데 어무님...

왜 아들은 안부르세요...

어무니아들...저보다 새우 더잘까요...ㅋㅋㅋㅋ

멍때리며 새우까다가 어무니는 딴볼일 생겨 잠깐 자리 뜨시고

주무시겠다던 남편님이 투덜투덜 나타나네요

아마 그대로 꿈나라로 가시기엔

후환이 두려웠던 거겠지요ㅋ

지난 몇번의 명절을 겪으며 제가 몇번 통곡을 했거등여

왜 설거지 나만하냐 남편 왜안하냐...

왜 내가 어머니랑 뭐할때 남편없냐 남편 왜 내옆에 안 붙어있냐...

혼자 어디가서 자고있고...내가 서러워서 못살겠다

해도해도

시댁오면 머...그래도 일프로씩은 나아지는듯?

암튼 신랑이랑 사이좋게 새우 다 까놓고 방으로 돌아와

이번에도 일프로의 진전을 보여준 남편에게

입이 마르고 닳도록 칭찬과 찬사를 아끼지 않았네요ㅋ

봐봐 여보~명절에 이렇게 부부가 사이좋게 오손도손~일을 하니까

얼마나 좋아~이게 진짜 가족이고 부부지~블라블라

하지만 남편은 입이 뚱 나왔지요

마누라땜에 명절에 설거지도 첨하기 시작한 어화둥둥 막내아드님...

제가 칭찬을 좀 했더니 또 블라블라 개소리를 시전하십니다

너는 정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엄마가 그렇게 음식 장만하고 하는게 결국 다 자식들 먹이기 위함인데!

본인 좋자고 하시는일 아닌데! 오롯이 이타심에서 나오는 것이거늘!

너는 왜 그런 희생정신을 본받지 아니하고!

그것을 일이라고 생각해 힘들다 여기느냐!(진짜 이렇게 말함ㅋ)

그럼 저도 대꾸합니당...

? 그래서 내가 안했냥? 열심히 했는데?

어차피 나먹고 내새끼먹고 식구들 먹일거니깐

감사한 마음으로 했는뎅?

그 감사한 마음으로 여보도 당연히 같이 해야하는거 아님??ㅋㅋ

이라고 팩트를 날리니 한숨을 푹쉬며
 
내가 왜 널 시댁식구들과 혼자 두고 자리를 피하는지 아느냐!

그거슨 다 깊은 뜻이 있는거다!

처음엔 다 불편하고 어색해도 그렇게 같이 있으면서 편해지는거다!

근데 내가 항상 니옆에 있으면 넌 나만 의지하게 되고

식구들과 친해지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일부러 너만 식구들하고

있을 기회를 만드는거고,

최종적으로 나중에 나없이도 네가 혼자 아이 데리고

시댁에 왔다갔다 할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한다!

라는~~전에도 몇번 들어본 신박한 개소리 시전ㅋ

첨엔 뒷목잡고 넘어갔었지만

이젠 저도 걍 시큰둥하게 받아쳐요

개소리 작작하고

내가 평생 남편없이 혼자 시댁갈 일은 없을테니 꿈 깨시고

정 그러고싶거든 마누라 새로 구해라 난 꺼져준다ㅋ

이랬더니 신랑이 오히려 뒷목잡고 부들부들잼ㅋㅋ

약오르지~~하고 재밌는척 하하하 웃고 나서지만

사실은 눈물을 삼키고 있어 여보

지금도 그냥 흐르게 두네

내가 시댁에 마음의 선을 이미 그엇다는 사실도

내 시어머니도 결국 그랬다 내남편도 결국 그랬다

그 아무것도 아닌 작은 사실에 내가 얼마나 상처받고 숨죽여울고

혼자서 마음 다독이며 받아들였는지도

그이유를 당신이 어차피 이해하지 못할것이기에

구태여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그냥 시큰둥하게 내선에서 끝낼거란 사실도

사랑했던 사랑하는 나의 남편에게

처음으로 포기하는 부분이 생겼다는것...

그리고 나와 똑같이 끝까지 배우자를 이해시키지 못한다는 답답함에 힘들 당신에 대한 연민에...

뭐 이것저것 다합쳐서 마음이 좀 쨘하네

그럴수도 있지뭐...

얼른 자고 내일은 일찍 일어나 열심히 일하렵니당ㅋ

그리고 저 추석엔 안오든가...1박만 할라구요...ㅋㅋㅋㅋ

왜냐면 올해 중순에 재취업하는게 목표거든요...

그동안 육아한다고 외벌이남편에게 큰짐을 지운거같아

왠만하면 도딲는 심정으로 명절에도 일찍오고 늦게가고...

아몰랑...근데 나도 돈벌면ㅋㅋㅋㅋ

나도 명절에 쉴꺼다ㅋㅋㅋㅋㅋㅋㅋㅋ올레ㅋㅋㅋㅋ

에구 마무리를 어케하징...

고구마만 드린 글인것 같아 마무리를 해보자면

작년에 엄마와 이모가 비슷한 시기에 이혼을 하고(두분다 남편들잘못)

같이 살게 되셨는데, 시어머니와 파까며 대화도중

근황 이야기가 나와 그냥 솔직하게 말씀드림 두분 다 이혼하신걸...

그리고나서 다음날 오후에 신랑이 나에게

"야 엄마가 너도 도망가면 어쩌냐며 걱정하신다~~뭐하러 그런얘길했어!"라고 함

(그런얘기:엄마이모이혼한것)

그래서 배시시 웃으며 어머니께 말씀드림

"어머니~~엄마랑 이모는 도망간게 아니구요, 남편들이 큰잘못을 해서 쫓아낸거에요~~저도 남편이 큰잘못만 안하면 당연히 안쫓아내지요! 여보~~알았지??"

남편 꿀먹은 벙어리됨ㅋㅋㅋㅋ

다들 메리설 되세용... 
출처 명절뻐큐머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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