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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째 집회 참석중입니다. 저 오늘 오인사격했어요.
게시물ID : sisa_8063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ittlegirl
추천 : 18
조회수 : 109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12/04 02:30:24

오후 11시 10분쯤이었나..

효자치안센터 앞..

공식적으로는 집회가 종료되고
수 백명의 시민이 남아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시민보다 많은 경찰.. 스산한 분위기...
경찰은 카메라 플레쉬를 연신 터트려대고..
누가 오른쪽에 세워져 있는 방벽을 계속 쳤습니다..
텅~ 텅~
그 소리가 크고 살벌해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그 오른쪽 구석에서 큰 소리가 나기 시작..
집회 참가자와 경찰 간에 씨름이 벌어졌습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평!화!시!위!"를 외쳤습니다.. 

이건 말려야 된다,라는 느낌으로 냅다 달려가
몸씨름 하고 있는 남자분들을 떼어냈습니다..
그냥 떼어낸것도 아니고 우악스럽게요..

'누군가가 경찰을 밀고 들어가려고했다',
'충돌이 생기자 흥분하신 몇몇 분들이 달려들었고',
'그 중 누군가는 프락치일 수 있다'
라는 생각이 가득했습다..

(잠시 후 부끄러워 죽어버리고 싶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죠..)

플레쉬가 터지는 것도 생각못한채
"그러지마세요! 이건 아니야~"라고 외쳤습니다..

기어이 문제의 장소까지 파고들었습니다..
최전선에는 여자분들이 계셨습니다..
뭔가 이상했고, 그 분들께 여쭤보았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된거에요?"

"경찰들이 밀고 들어오려고 했어요ㅜㅜ"

예.. 그랬댑니다..
다시 뒤로 빠꾸하였습니다..
상황을 궁금해하시는 분들께
"경찰이 밀고 들어오려고 했대요!"라고
연거푸 외쳐 전달하며 뒤로 나왔습니다..
(태연한 척)
 
글로 적어놓으니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슴다....
제가 오유나 뉴스 댓글란에서나 입 열지,
카톡, 페북, 인스타 등 어디에서도
제 사진이나 생각을 드러내지 않기에..


우악스럽던 제 모습이 누군가의 뇌리에,
그리고 사진으로 박제가 되었으리라 생각하니.. 
하..... ㅠㅠ 

저는 촛불 집회를 좀 더 믿을 걸 그랬습니다..
지금까지도 충돌은 늘
경찰측의 강력진압 때문이었는데.. 허허...ㅠㅠ 

혹시 주변분들중에 촛불집회 참석하셨던 분께서
"경찰이 방패 밀고 들어와서 다 같이 막고 있는데
웬 이상한 애가 집회참가자를 뜯어말리더라",
라고 얘기하시면

그 애가 죄송하다고 했다고 좀 전해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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