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0중반 아재고 여자친구는 저보다 한 살 연상입니다. 엄마팅으로 만나 급속도로 친해져서 알콩 달콩 지내다가 100일도 안된 시점에 덜컥 애기가 생겼습니다.
사실 첨엔 둘다 나이도 있고 애기가 생겨도 낳고 키우지 뭐 라는 마음으로 조심하지 못했지요.. 그래서 전화기 속에서 들리는 여자친구의 떨리는 목소리가 크게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난 나름 준비가 되어있으니까.. 하지만 그 때부터 여자친구는 엄청난 장벽에 막혀서 괴로워하기 시작 했습니다.
첫째는 편모가정에서 자라 남동생이 가장 역할을 해왔는데. 그 남동생이 입을 닫아버렸습니다. 누나와 말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누구보다 가족에게 축복 받아야할 경사라 생각했는데 동생의 반응은 여자친구를 너무 힘들게만 합니다. 다행이 여자친구 어머님은 딸을 사랑하는 마음에 동생을 대신해서 따뜻하게 안아주고 계시구요.
둘째는 저를 못믿습니다. 이게 참 큰 문제네요. 둘다 나이가 있다고 해서 결혼을 서두르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만난지 얼마 안되었기에 최소 1년 4계절은 겪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처음에 제 모습과 약 100일 지난 제 모습은 여자친구가 원했던 모습에서 달라졌다고 합니다. 저도 덜 성숙된 인간인지라 완벽하지 않고 아직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일 뿐입니다. 그러다보니 빈틈있는 모습과 때론 짜증섞인 행동들이 여자친구를 고민에 빠지게 했나봅니다. 여자친구는 애기만 없었다면 저에 대해 다시 생각을 좀 해보려던 찰나였다고 합니다. 스스로 과하지 않은 행동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입장에서는 충분히 과하다고 느낄 수 있겠죠.. 그래서 다시는 그런 모습 보여주지 않겠다 스스로 다짐도 하고 여자친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현재는 좀 풀려 있는 상태이지만 자꾸 저 스스로도 자괴감도 생기고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그렇게 내가 못믿어운사람인가. 애기만 없었다면 나같은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까.. 너무 힘이드네요. 마냥 행복할 것만 같았는데..
정말 여자친구와 우리 아기에게 행복만 주고 싶습니다. 주위에 이야기하고 들어줄 사람이 없어 그것 또한 힘이 듭니다. 우린 언제 축복받는 인생을 살 수 있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