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이야기는 먹고살만한 백수란 소재로 쓰여진 이야기를 고쳐서 쓴 것입니다.
소설 "그네씨의 4월 어느날 이야기"
그 전날 밀린 드라마를 보느라 늦게 잠든 그네씨는
아침 10시에 울려대는 전화기 소리에 눈을 뜹니다.
오늘 특별한 일정도 없고 아침 내내 잠을 자려던 그네씨는
짜증이 잔득 섞인 목소리로 전화를 받습니다.
전화의 내용은 애들이 배를 타고 소풍을 가는데
배가 물에 빠졌다는 겁니다.
아니 도대체 이런걸 왜 저한테 묻는지 모르겠습니다.
애들이 물에 빠졌으면 빨리 건져야 될 거 아닙니까.
그네씨는 전화기에 짜증을 잔뜩 내며 전화를 끊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애들 빨리 구하라고 화를 냅니다.
도대체 왜 배까지 타고 소풍을 가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투덜대며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잡니다.
짜증을 이렇게 냈으니, 이제 잠을 방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12시 쯤 되어 배가 고파진 그네씨는 눈을 뜹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팩스기에 이것 저것 와 있습니다.
아니 아직도 애들을 못 구해단 겁니다.
그네씨는 왜 오늘 같은 날 이런일이 생겼는지 잔뜩 짜증이 납니다.
아무래도 나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하는 애들한테 나갈 준비를 하라고 시킵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친 상황이니 신경 쓸 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옷도 예쁜 옷을 입으면 안되고 화장도 예쁘게 하면 안됩니다.
표정도 신경써야하구요
이것저것 신경쓸것도 많고 예쁘게도 할수없으니 짜증도 나고 아주 예민해 집니다.
밥을 먹고 한참을 기다리자 미용사언니랑 화장해주는 언니가 옵니다.
트레이드인 머리를 올리고 신경써서 화장도 하고 옷도 챙겨 입습니다.
오늘같이 짜증이 나고 예민한 날에는 그네씨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잘못하면 큰일이 날테니 모두들 조심하며 그네씨의 비위를 맞춥니다.
준비가 끝난 그네씨는 상황실로 갑니다.
그리고 준비해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 합니다.
애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데 구하기가 그리 어렵나요...
위 글은 며칠전 게으른 사람이라면이라는 상상으로 친구에게 보냈던 소설입니다.
친구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무시했었는데
어제 미용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친구랑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부지런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시간을 이렇게 보내는 그네씨가 이해가 가지 않을 것입니다.
분명 무언가를 했을거란 생각에 이것 저것 확인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위의 가정이 사실이라면 아무리 조사를 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네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할 수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애들이 물에 백명도 넘게 빠졌는데 내가 박태환도 아닌데 어찌 구할수 있겠어 라고 생각할 겁니다.
우리가 사년전에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지 않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