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의경이라 매일 전화통화가 가능해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느끼기에 그 전화량이 너무 많다는 거예요. 저는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이고 알바도 하고 있고 스터디 모임이나 조별 과제 등등해서 항상 전화를 받기 쉬운 포지션에 있지는 않아요.
그래서 솔직히 말해야겠다 싶어 어제 좀 아파서 머리도 띵한 김에 '전화를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다' 라고 말을 했어요. 상처받은 것 같더라구용.
단순히 문제가 이 정도이면 좋겠는데, 제가 지금 좀 지친 것 같아요.
남들 하는만큼 헌신적으로 곰신하는 것도 아니고(성격상 안됨) 그냥저냥 내 삶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도 어딘가 억울함을 느껴요.. 이게 '내 유흥을 즐기고 싶다'식의 억울함이 아니라, 남자친구 삶에 나를 맞춰야 한다는 게 적응이 안됩니다.
예를 들면 내가 필요로 할 땐 연락을 못하지만 남자친구가 가능한 시간에 맞춰 전화를 받으러 대기해야 한다거나
면회를 하러 가기 위해 내가 바리바리 준비를 하거나, 시험기간인데도 남자친구가 외로워하니까 안쓰러워 내 공부 포기하고 간다거나..
사소한 걸로 따지면 한도 끝도 없겠네요.
그런데 그 무엇보다 답답한 건 이런 얘기를 양심상 못 하겠다는 거예요. 가뜩이나 군인이라 힘든데 내가 참아야지.. 이런 생각을 머리로는 안 하면서도 가슴으로는 쿡쿡 쑤셔요.
지금 상태로 가다간 내가 폭발해서 '그만해!!!!' 해버릴 것 같음요... 사랑하긴 하는데 후
제가 뭔 답을 바라고 쓴 건지도 모르겠네요. 후퓨 암튼 우리나라 국군 장병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