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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지게 하는 그림
게시물ID : panic_917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음의상처
추천 : 10
조회수 : 214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12/10 11: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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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 아~ 진짜 왜 이렇게 못생겼니? ”

 깔끔한 분홍색 거울엔 잔뜩 눈살을 찌푸린 나의 모습이 보였다.

 늘 거울을 보고 생각한다. 난 어떻게 이렇게 못생겼을까.

 작고 무쌍인 눈에 코는 뭉툭하고 낮았다. 입은 툭하면 트는 데다 피부는 마치 방금 선탠한 마냥 까맸다. 게다가 한창 사춘기라 여드름이 T존을 중심으로 군데군데 나 있었다. 특히 코의 블랙헤드는 정말로 보기 싫었다.


“ 엄마는 날 왜 이렇게 낳아준 거야! ”

 피부가 하얗고 전체적으로 젊었을 땐 잘생겼었을 것 같은 아빠와 다르게 엄마는 나와 비슷했다. 네 살 차이 동생은 아빠 유전자를 많이 물려받았는지 피부가 하얗고 얼굴이 예뻤다. 그래서 더욱 열등감을 느꼈다.

 왜 동생은 예쁘고 나는 안 예쁜 건데.


 컨실러를 여드름에 억울한 마음을 담아 꾹꾹 찍어내는 동안이었다.



*



 학교가 끝나고, 오늘 친구가 일이 있어 혼자 하교하는 길이었다.

 팔랑팔랑-

 마치 기다렸다는 듯 어느 골목길에 다다른 나의 앞에 전단지 하나가 떨어졌다.

 호기심에 전단지를 집어든 나는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 얼굴이 너무 안 예뻐서 고민이십니까? 성형을 하지 않고도 얼굴을 바꾸고 싶습니까? face drawing 앱을 깔아보세요! 
 한 번 이용시에 단 50,000원! 』

 얼굴을 바꿀 수 있다는 것에 궁금증이 확 들었으나, 5만원이면 작은 돈이 아니었기에 고민이 되었다.

 
 집에 와서 살펴보니 ‘face drawing’이라는 앱 자체는 무료였지만 이용을 할 때마다 결제를 하는 시스템이었다.

‘ 이거 사용방법이 뭐야.. ’

 사용방법은 정말로 간단했다. 우선 face drawing 자체에 있는 그림 툴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결제, 적용하면 그림의 얼굴이 그대로 나의 얼굴이 되는 것이다.

“ 와~ 이게 뭐야, 완전 사기잖아? ”

 조금이라도 기대했건만, 사용방법을 보니 그냥 장난, 사기다. 그게 어떻게 가능해?

“ 그냥 깔고 있는 건 괜찮겠지.. ”

 그래도 혹시 모르니 그냥 깔고 있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신발을 신으며 나갈 채비를 했다.

“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

 7교시할 생각에 벌써부터 힘이 쭉 빠지지만 지각하면 청소기에 발걸음을 빨리 한다.
 그 와중에 발에 밟힌 이건.. 돈?

‘ 미친.. 5만원? ’

 분명한 노란색 돈이었다.
 어떻게 이런 걸 발견할 수 있지? 이걸 발견한 나도 대단하지만, 잃어버린 사람의 주의성도 정말 대단하다.

 어쨌든 내가 발견했으니, 먼저 주운 사람이 임자!

 기쁜 마음에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한 나였다. 


  
 *



 학교가 끝나고, face drawing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5만원이란 큰 돈이 꽁으로 생겼으니~.

 나는 앱을 실행하고 그림 툴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림을 정말 정성들여 그렸다. 이래봬도 난 주변에서 꽤나 알아주는 그림쟁이였기에 그림 쪽엔 자신 있었다.

“ 어.. 다 했다! ”

 결제 버튼을 클릭하고, 내 통장에서 5만원이 빠져나갔다. 괜찮아. 은행 가서 다시 채워넣으면 되니까.

 



 다음날 아침, 나는 기대되는 마음으로 거울을 보았다.

“ …… ”







 내 그림체가 만화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출처 “ 이 여자아이야? ”
 박 형사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딱 봐도 평범한 외모가 아니었다. 얼굴의 1/3이 넘는 눈의 크기에, 그에 비해 코는 너무 작았고, 입술은 어디로 갔는지 피부로 메꿔져있을 뿐이었다.

“ 죄.. 죄송합니다.. 저는.. 저는.. ”

 울며불며 있는 여자아이는, 남의 5만원을 주웠다 CCTV에 찍혀 적발된 불쌍한 아이였다. 

 부모님이야 5만원 정도가 없지 않겠지만, 그리고 5만원을 놓은 것이 누군가의 ‘의도’일 수 있겠지만, 박 형사는 모른 체했다.


 어린 소녀에게 남은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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