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ε★ 백마 탄 백수 [14]
게시물ID : jjhumor_1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대리
추천 : 81
조회수 : 341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4/07/13 05:39:24
제목 : 백마 탄 백수 작가 : 이대리 ([email protected]) 팬카페 :
13편 재방송
미래랑 같이 센터를 빠져 나오는데 동이녀석이 강아지마냥 쫄레쫄레 뒤를 따라온다. 『왜 따라 오냐!』 『나도 이쪽으로 가야돼.』 『먼저 가라.』 길을 활짝 열어주었다. 『아냐, 먼저가.』 『말로 할 때 고인지 스톱인지 결정해라!』 『잠깐 쉬었다 갈게.』 『그럼 우리 갈 때까지 푹 쉬고 있어라.』 그러면서 다시 발을 옮기려고 하는데 미래가 나의 팔을 잡아끈다. 『오빠야~ 동이오빠도 데리고 가자. 친구잖아.』 미래의 말이 끝나자 동이녀석 실실 쪼개더니 2열 종대 대열을 1열 횡대로 만들어버린다. 아후~! 이 재수 없는 넘이랑 붙어 있으면 꼭 안 좋은 일만 생기는데!
영등포 역 근처에 있는 갈비 집으로 왔다. 메뉴판을 보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갈비가 1인분에 8천 원이다. 펜을 들어 메모지에 계산해봤다. 10억 원을 8천 원으로 나누면? 12만5천 번 먹을 수 있다. 다시 12만5천을 365로 나누면? 342년 동안 먹는다. 하핫! 하루 삼 세끼 배터지게 먹어도 다 못 먹는구나. 아~ 뿌듯해라. 『오빠야~ 무슨 계산을 그렇게 열심히 해?』 『응? 아냐. 다 익었다. 언능 먹자.』 계산하던 메모지를 치우고 잽싸게 젓가락을 쥐는데 미래가 제과점에서 사 온 케익을 꺼내며 소리친다. 『잠깐! 그 전에 환영회 해야지.』 그러면서 케잌에 초를 꼽더니 불을 붙인다. 『자, 이 촛불 앞에서 맹세.』 『무슨 맹세?』 『앞으로 열심히 일하겠다는 그런 각오를 맹세하라 이거지.』 『유치하게 무슨 맹세야. 빨리 먹자.』 『어허! 선배가 말씀하시는데! 빨리 못하나!』 『선서! 나, 한 대수! 소나기가 오나 우박이 오나 스포츠센터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염통이 잿더미 되는 순간까지 이 한 몸 불태워 열심히 노력할 것을 맹세합니다! 됐지?』 그러자 미래가 눈빛으로 케잌 위에 촛농을 떨어뜨리며 불타고 있는 초를 가리킨다. 내 나이에 맞게 초를 사왔는지 기다란 초 두 개와 짧은 초 여섯 개가 불타고 있었다. 『오빠야~ 왜 초가 스물 여섯 개인지 알아? 26개월의 백수생활이여, 안녕~ 헤헤~』 훔~ 나의 예상에서 10m나 벗어났구나. 케잌에 얼굴을 바짝 들이대고서 성화불도 날려버릴 백수 2년 차 한숨의 강풍으로 모든 초들을 순식간에 전멸시켜버렸다. 그리고는 미래의 함성소리를 들으며 케익에서 얼굴을 내 빼는데 곡선으로 날아든 비행물체가 내 뒤통수를 강스파이크로 쓰메씽해버리더니 내 600만불짜리 얼굴은 만원짜리 생크림케익에 무참히 처박히고 말았다. 그렇게 처박힌 상태에서 미래와 동이의 웃음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으... 양동이~! 너가 겁 대가리를 분실해서 간댕이가 제 구실을 못해 쿠데타라도 일으킨 거더냐! 감히 나에게 이런 용감무쌍한 액션을 취하다니. 동이의 분위기 파악 못하는 돌출행위에 어이없는 난 그렇게 케익에 묻혀 찌그러진 상태로 잠시 고민에 빠져야 했다. 죽이느냐, 살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결정을 못 내린 상태에서 얼굴을 내뺐다. 눈앞이 희미하면서 뭔가 대롱대롱 매달린 것들이 보였고 그 위로 콧구멍 평수를 넓히며 웃고 있는 동이가 보였다. 동이와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결정 났다. 죽이자! 고기 자르던 가위를 집어들었다. 그런데 동이녀석이 가위를 가로채가더니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대수야~ 입사 축하해. 오늘은 내가 자를 테니 넌 먹기만 해.』 그러면서 숯불 위에 올려진 고기를 집게로 들더니 마구 가위질을 한다. 신발~! 넘의 엉뚱함에 도저히 화를 낼 수가 없구나. 웃는 얼굴에 어떻게 침뱉으랴! 울 아부지는 뱉지만. 암튼 축하한다는 의미에서 저지른 배짱이니 한번만 봐주기로 하자. 생크림으로 뒤범벅이 된 얼굴을 물수건으로 닦고 있는데 미래가 폭죽을 펑~ 터뜨리더니 핸드폰으로 내 얼굴을 찍어댄다. 『헤헤~~~ 이건 기념사진.』 『보기 좋아?』 『이런 것도 다 추억이지.』 그래. 멋진 친구 둬서 이런 추억거리도 생기고 좋구나. 웃자, 웃어. 『대수야, 서당개 3년이면 시도 읊는다니까 딱 3년만 버텨봐.』 미칠넘! 웃고 싶어도 네넘 때문에 웃을 수가 없구나. 생긴 건 붕어 같이 생겨 가지고 무슨 아가미로 용트림하는 소리냐! 『우앙~ 맛있게 익었다. 오빠야 빨랑 먹자.』 『미래야,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엔 나쁜 거야.』 빙닭같은 넘. 계속해서 속담을 창작해 내는구나. 도대체 저 넘 머리 속에 뭐가 들었을까. 이번 기회에 가운데 손가락을 정찰조로 파견하여 알까기 정신으로 넘의 대굴빡을 힘껏 팅겨 보았다. 통통 튀기는 경쾌한 음이, 속이 빈 수박에서 울리는 소리랑 흡사했다. 수박 살 때 한 조각 뜯어 먹어보듯이 이 녀석의 대굴통도 한 조각 썰어서 내용물 좀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현대의 과학으로선 풀기 힘든 구조물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 녀석은 급속 냉동실에 영구 보관하여 생명과학이 최고치로 발달한 시대에 가서 두뇌를 해부해봐야만 그 구성 성분들을 알까 말까다. 아니면 외계인에게 지구에서 끝장나게 잘 팔리는 만두가 있다며 국회의원 뺨 후려치는 사기기술로 무역협정을 맺은 다음 그 만두를 수출할 때 이 녀석의 두뇌로 즙을 만들어 만두 속에 넣어 수출하는 것이다. 그럼 언젠가 외계인의 두뇌는 점차 퇴화하기 시작할 것이고 이에 분노한 외계인들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쓰레기 외계인의 두뇌를 갈아 지구로 역수출할 것이다. 그리고 지구인들이 이런 붕어대가리만도 못한 두뇌성분을 영양간식으로 즐기는 줄 알고 당당하게 만두 포장지에 그 성분들을 적어둘 것이다. 그럼 우린 여기서 동이녀석의 뇌 속에 들어있는 성분들을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이론들을 그럴싸하게 풀어봤는데 생각해보니 어처구니가 없구나. 제발 딴 생각 좀 하지 말자!! 고기 2인분을 추가하고서 저팔계를 둥글게 포장하고있는 주먹만한 상추를 입에 꾸역꾸역 넣고 있는데 고기를 굽던 미래가 입을 연다. 『오빠야, 궁금한 게 있어.』 『꾸역꾸역. 모냐!』 『왜 갑자기 밤중에 전화해서 일하겠다고 한 거야?』 『꿀꺽~! 임마! 그런 말도 모르냐. 생각났을 때 행해라.』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했는데?』 『말했잖아. 지금 내 코가 석자인데 상황 따지게 생겼냐고.』 『에이~ 뭔가 있는 것 같은데.』 미래가 의심스런 눈초리로 고개를 슬며시 돌린다. 혹시 내가 다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위장취업 했다는 사실을 눈치챈 건가? 아니다. 놀고먹고 싸기만 하던 백수오빠가 취직한 게 세계 7대 불가사의보다 더 신기해서 그럴 거다. 갑자기 동이가 미래의 귀에 대고 소곤소곤 속삭인다. 아니, 다 들리도록 마이크 대고 연설하듯 말한다. 『미래야. 너한테만 말하는 건데 대수가 보라를 좋아하는 거 같아.』 미칠넘! 너한테만 말하기는 고기집 사람 다 들었겠다. 그리고 뭐? 내가 보라를 좋아한다구~! 세상에 여자가 걔밖에 없다면 그냥 남자랑 사귀고 만다. 그런 악질스런 여자를 미쳤다고 좋아하냐! 아후~! 저 웬수 같은 넘은 왜 따라와서 쓸데없는 행동과 언행으로 남의 염장을 찔러 대냐. 이번엔 미래가 팔짱까지 끼더니 반대쪽으로 고개를 비틀며 실눈을 만든다. 『정말. 우리 집에 보라 언니 왔던 이후로 자꾸 언니에 대해서 물어보는 걸 보니 뭔가 좀 이상하네.』 『임마! 열심히 일하려고 들어온 사람한테 자꾸 그런 의욕상실의 발언을 날릴래!』 『아니면 됐지 왜 밥풀까지 튀어가며 흥분하시나.』 미래의 마무리로 이 이야기는 일단락 되고 자연스럽게 다음 주제로 넘어가려던 찰라 분위기에 어두운 동이녀석이 말도 안 되는 뒷북을 치며 화기애애해 질 뻔한 분위기에 냉수를 한바가지 쏟아 붓는다. 『우헤헤. 세 살 버릇 유치원 가서 고친다더니 여자 때문에 백수탈출 한 거네.』 아후~ 육두문자로도 감히 표현할 수 없는 넘! 왜 이렇게도 분위기 파악을 못할까. 단 둘이 있었으면 넌 벌써 죽었다! 『참, 박부장님 어떤 것 같애?』 미래가 화제를 전환하며 말했다. 『스포츠센터 박부장?』 『응.』 『뭐 첫인상은 그런 대로 괜찮더라. 왜 묻는데?』 『박부장님이 두 얼굴의 사나이처럼 가끔 변할 때가 있거든. 나중에 놀랄까봐 미리 알려주는 거야.』 『어떻게 변하는데 그러냐?』 『헤헤. 나중에 보면 알게 돼.』 그랜다이저로 변신이라도 하나? 뭘로 변신하든 나랑 뭔 상관이냐. 복권만 찾으면 바로 나갈 건데. 『근데 넌 대본 연습하더니 요즘 촬영 안 하냐?』 『으응, 좀 연기 됐어.』 『좀만 기다려라. 이 오빠가 1류 배우로 만들어 줄 테니까. 그 땐 재즈댄스 관두고 인기관리나 해라.』 『왜? 로또복권 당첨이라도 됐어?』 『임마~ 알면 다쳐!』 누구 동생 아니랄까봐 넘겨짚는 솜씨가 일품이구나. 파릇파릇 올라오는 역겨운 고기냄새에 찌들어가며 잠시 후에 있을 거대한 작전에 대해 이미지트레이닝을 하고 있는데 미래가 다시 입을 연다. 『참, 동이 오빠는 요즘 뭐하고 지내?』 『응, 엄마가게 봐드리며 열심히 일하고 있어.』 『열심히? 닭대가리에서 비듬 떨어지는 소리하고 있네! 이 자식 파리 날리며 놀고 있다.』 『낫 놓고 니은자도 모르기는. 그게 다 손님을 위해서 그런 거야. 그렇게 고문을 해야 이놈들끼리 소문이 퍼져서 우리 가게에 두 번 다시 침입 안 한단 말야.』 『헤헤, 재밌네. 오빠, 나중에 나 놀러 가면 비디오 공짜로 보여줄 거지?』 『응, 응, 내가 다 보여줄게.』 『한미래! 너 경고하는데 이 넘이랑 절대 친하게 지내지 마라. 이 넘은 인간 말종 중에 말종이다.』 『오빤 친한 친구한테 왜 자꾸 구박이야? 솔직히 좀 엉뚱한 면이 있어서 그렇지, 이렇게 순수한 사람이 어딨어.』 아후~ 이것들이 어느새 짝짜꿍한 거야, 뭐야! 앞으로 적극적으로 방해공작을 펼쳐야 겠구나. 『여기~ 얼음 물 한잔 줘요~!』 『대수야, 내가 떠다 줄게.』 이 자식이 갑자기 웬 친절? 미래가 있어서 그런가? 동이가 가져다 준 얼음물을 시원하게 꿀꺽 꿀꺽 삼켜댔다. 그리고 고기를 배터지게 먹고 수분 배출을 위해 볼일을 보고 있는데, 화장실 청소하는 종업원들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씨벌! 얼음을 소변기에 다 부으니까 얼음이 없지.』 『얼음 찾는 손님이 많은데 큰일이다.』 『빨리 얼음 한 봉지 시켜.』 잠깐, 얼음이 없다? 난 얼음물을 시원하게 마셨는데. 앗! 이 개자식! 『아저씨 나와봐요! 웁, 우웩~ 우웩~』 손가락을 목구녕에 쑤셔대며 안에 있는 수분들을 끄집어냈다. 헉, 헉, 안 그래도 어제 오바이트를 많이 해서 속이 뒤집혔는데, 네놈이 내 속을 두 번 뒤집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어차피 더 이상 연명해봐야 국가와 사회발전에 해만 끼치는 바이러스 인생. 넌 오늘 나한테 뒤졌다! 화장실에서부터 가속도를 붙여 그 추진력으로 밖까지 논스톱으로 뛰어가 전봇대를 찍고서 나비처럼 훨훨 날아 3단 회오리 날라까기로 넘의 턱을 날려버리고 멋드러지게 착지했다. 『아야!』 『오모나! 오빠야, 왜 그래?』 『너 얼음 어디서 가져왔어!』 『그게..』 이번엔 2차 점화된 분노의 힘으로 고기집 간판을 붕 타고 올라가 발뒤꿈치로 넘의 대굴빡을 강렬하게 찍어버렸다. 『소변기에 있는 얼음을 가져와? 한미래! 이래도 이 넘이 순수한 넘으로 보이냐?』 『아, 아니야. 옆집에서 빌려 온 얼음이야.』 『이게 끝까지 오리발을 휘두르네.』 넘의 대굴빡을 잡아끌고 고기집 옆 바비큐 집으로 가봤다. 『아줌마! 이 자식이 얼음 빌리러 왔었어요?』 『네, 방금 전에 와서 빌려갔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허걱~! 『그것 봐. 오빠 어서 사과해.』 된장, 민망해서 연탄불에 올려놓은 오징어 마냥 온 몸이 배배 꼬인다. 오늘 쪽팔림이란 감정의 극한을 맛보는구나. 『괜찮냐?』 『미래야, 나 코피 나는 것 같아.』 나의 호의를 내 팽기치고선 미래를 바라보며 평생 본 적 없는 불쌍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오모나!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때릴 수가 있어!』 미래가 재빨리 동이를 바닥에 앉히고 휴지로 피를 닦아준다. 어색한 상황의 연속이구나. 저 녀석들 같이 붙여놓으면 안 되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작전상 후퇴해야겠다. 『나 먼저 간다~』 우라질~! 청소할 때까지 시간 때우다가 들어가려고 했는데 이게 모냐! 하여간 저 넘이랑 같이 있으면 꼭 안 좋은 일만 생긴다니까. 청소시간에 맞춰서 들어가겠다던 나의 작전을 철회하고 곧바로 센터로 들어왔다. 유리문을 통과하는 순간, 뽀샤시한 얼굴에 키도 훤칠한 사내가 커피자판기 앞에 서 있는 게 보였다. 그도 나처럼 츄리닝을 입고있었는데 츄리닝에서 베어 나오는 카리스마가 그 어떤 럭셔리한 양복보다도 멋져 보였고 휘황찬란한 오색빛깔 무지개가 배경으로 어울릴 순정 만화 속에나 나오는 그런 화사한 꽃미남 이미지였다. 올~ 나만큼 하는 넘이 이 구역에 또 있었다니. 오랜만에 경쟁심리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몸을 최대한 빳빳하게 편 자세로 그의 몸을 아래서 위로 천천히 뜯어보고 있는데 박부장이 다가오더니 소개를 해주었다. 『인사해. 이 쪽은 이팀장, 이 쪽은 오늘 새로 들어온 한대수씨.』 『아, 한 대수씨군요. 미래한테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반갑습니다.』 그러면서 들고 있던 종이컵을 휴지통에 버리더니 악수를 권한다. 이 사람이 이팀장이었군. 예전에 미래가 죽이게 잘생긴 사람이 있다며 몇 번 자랑하곤 했었는데 정말 나와 버금가는 살인적인 인물이구나. 기업이 경쟁력이 있어야 발전하듯이 우리도 경쟁하게 된다면 전세계 얼짱 1위에 오를 수도 있을 것만 같다. 『안녕하세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가볍게 악수를 하고서 영업을 끝내고 복귀한 다른 직원들과도 간단히 인사를 했다. 어차피 정들기 전에 떠나야 할 사람인데 한 명 한 명 소개해줄 때마다 부담스러웠다. 직원들과 인사를 마치고 헬스장으로 건너오니 런닝머신 위에서 열심히 팔을 흔들며 뛰고 있는 보라가 보였다. 『정보라!』 『헉,헉, 웬일이냐? 운동하러 왔냐?』 대수롭지 않은 듯 한번 쳐다보고 마는 그녀의 뻣뻣한 고개였다. 잽싸게 옆에 있는 런닝머신 위로 올라가 플레이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나 여기 취직했다.』 『취직? 원대한 꿈을 가진 백수가 이런 곳에 왜 취직을 해? 헉헉, 이번에도 무슨 시트콤 같은 사연이라도 있냐?』 예리한 뇬! 눈치 18단이구나. 『맘잡고 일 좀 해보려 그런다!』 『헐~ 백수가 사람됐구나.』 『백수도 인간이다.』 『시퐁~ 넌 어제 재워달라고 사정하더니, 왜 말도 없이 사라졌냐?』 『헥헥, 내 맘이다.』 『쉬었다 가도 110만원이다!』 『이자까지 쳐서 120만원 줄 테니 좀만 기다려라! 헥헥.』 『헉헉, 취직했다고 간뎅이가 부었군!』 아후~ 이걸 확 그냥! 런닝머신에서 내려와 그녀의 런닝머신 기계 속도를 완빵 높여주었다. 『쓰댕아~ 손 안 때!』 『이렇게 해야 운동이 되지! 자, 열심히 해!』 앗싸! 제대로 한방 먹였다. 그나저나 곧 있으면 청소시간인데 금고번호를 어떻게 알아내지? 저 여우한테 물어볼까? 그래, 은근슬쩍 떠보자. 『야, 정보라!』 『야, 한대수!』 이건 무슨 드라마틱한 상황이냐. 동시에 이름을 부르다니. 『레이디 퍼스트다! 먼저 말해라.』 『미래한테 말 좀 전해 줘.』 『뭐냐? 낼름 읊어라.』 『내 사물함 46번이니까 낼 출근해서 보조키로 재즈복 꺼내 쓰라고 해.』 허걱~! 46번? 풀지 못한 암호를 스스로 해독해주다니. 야~호! 봉잡았다! 『넌 왜 불렀냐?』 『아냐. 그냥 심심해서 불러봤어.』 『싱거운 놈.』 『하핫! 내가 좀 싱거워.』 앗싸~ 이렇게 쉽게 금고번호를 알아내다니. 하늘도 나의 노력에 감탄했는지 천둥행운을 내려주시는구나. 이제 모든 작전준비가 완료됐다. 때를 기다렸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훔쳐오는 일만 남았다. 하핫! 한대수, 이번에 꼭 복권을 찾아 멋지게 한번 날아보자. 겨드랑이를 퍼득이며 껑충껑충 뛰어다녔다. 퍼득~! 퍼득~! 날아랏~!
컷~!
* 안녕하세요? 이대리입니다. ^^ 그동안 제 부족한 글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그 성원에 보답드리고자 이렇게 두 편을 연속으로 올려봤습니다. ^^ 제가 이 글을 네 군데에 연재하고 있는데 오늘의 유머 사이트가 가장 조회수가 높고 추천수도 높아서 들어올 때마다 힘이 솟네요. 단, 귀차니즘 때문인지 이 곳 회원님들은 꼬릿말은 잘 안남겨주시네여. ㅋㅋ 이 글의 출처는 다음 카페인데 이곳엔 현재 18편까지 올라가 있습니다. 혹시나 다음 편이 기다려져서 밤새 잠을 설치는 분이 계신다면 이곳으로 오셔서 앞 내용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http://cafe.daum.net/2daeri 그리고 이 카페에서 현재 투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백마 탄 백수]의 주인공인 한대수와 정보라의 캐릭터와 가장 닮은 연예인은 누구일까? 이 주제로 투표를 하고 있으니 꼭 게시판 상단에 있는 [투표하기]를 클릭해주시고서 소중한 한 표를 던져주시길 바랍니다. 만 7세 이상 투표 하실 수 있습니다. ^^ 그럼 오유 흰님들 오늘도 존하루 되시고 앞으로도 [백마 탄 백수] 많이 사랑해주세요. ^^/ 나누어 줄수록 더욱 풍요로운 따뜻한 말 한마디가 용기를 주고 사랑을 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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