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도 처음에는 정치인으로써 큰 야망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겪은 고초를 생각해 보면, 그 정치 신인의 야망으로 견딜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집무실에는 희망돼지 저금통으로 만든 작은 조형물이 있었습니다. 그는 힘이 들때 마다 자신을 믿었던, 그 작은 희망들에 의지했습니다.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들었던 촛불이 아닙니다. 이재명도, 박원순도, 안희정도 그리고 김부겸을 위해서 들었던 촛불이 아닙니다. 부패한 세력을 뒤로하고, 정의로운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들었던 촛불입니다.
우린 먼저 가치를 논의하고, 그리고 그 가치에 가장 부합된다고 각자가 생각하는 사람들을 지지하면 됩니다. 민주 세력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총합을 하나로 묶어서 가져올 수 있는 길로 가야 합니다. 87년 항쟁이 실패한 이유는 새로운 민주질서를 앞에 두지 않고, 다들 김대중이냐 혹은 김영삼이냐를 놓고 분열했기 때문입니다. 민주사회로 가는 하나의 큰 로드맵을 놓고 시민들이 정치인들에게 희생할 것을 요구하지 않고, 그들의 패권다툼에 놀아 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그 과오를 문재인이냐 혹은 이재명이냐를 놓고 반복하시렵니까?
탄핵이 끝나면, 민주당에서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경선이 있을 것이고, 여러분들이 검증할 수 있는 자료와 토론이 진행됩니다. 그것을 참고하여 각자 자신을 표를 행사하면 되지 않을까요? 성급하게 상대후보의 흠을 잡아 경선도 하기 전에 분열하고 싶으십니까?
지금은 사람을 이야기하지 말고, 우리가 추구해야할 가치가 무엇인지 이야기 합시다. 언론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한국의 경제정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동북아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그 외에 우리가 원하는 어떤 가치가 다음 정부에서 실현되기를 원하는지 토론하고, 그에 대한 가장 합리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후보를 선택합시다.
이제 팬덤 방식의 후보 지지는 접고,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먼저 설정하고, 그에 합당한 머슴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갔으면 합니다.
언론이 여러분들의 약점을 먼저 이해하고, 그 약한 부분을 지금 후벼 파고 있습니다. 야권 대선 후보자를 갈라버리는 칼춤에 놀아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