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가 너무 답답하고 밥이 맛없어서 잘 챙겨먹지도 못하다 보니 장염 위엄은 항상 달고 살았기때문에 맨날 아프고 글쓰는거 좋아하는 내가 늦게까지 불켜놓은걸 기숙사생들 눈치봐야하는게 너무 싫어서 무작정 할무이랑 같이 산다고 우기고 우겨서 할무이랑 함께 산지 이제 이년째네
항상 방학때도 할무이랑 같이 보냈었는데 올 겨울방학은 내가 같이 못있어줬잖아 이번 계절학기 못들으면 9학기로 졸업해야되는데 그거 포기하면서까지 내가 내려간 이유는 엄마 아빠가 이혼을 한다는것때문이였어
그 이후로도 지금까지 좋지못한 관계에 나 24살이나 되었는데 철도 없고 어린애 같아서 너무 지치고 고삼인 내동생은 자꾸 엇나가고 엄마는 아빠한테 그렇게 당하고도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서 답답하고 나는 4학년이고 취업준비도 해야하고 새 학기 하면서 사람관계에 힘들어하며 이래저래 겹치다 보니 가까이있는 할무이한테 너무 무심하고 개학하고 지금까지 말도 잘 안하고 문만 닫고 말할려고 하면 나가라고만 했어
진짜 너무 미안해 할무이는 단지 내가 걱정되어서 그랬엇던것 뿐인데 사실 가장 내가 지켜줘야하는데 내가 너무 차갑고 쌀쌀맞게 해서 너무너무 미안해
할무이는 나랑 저녁먹을 장 사오고, 같이 먹으며 여러가지 이야기하는게 낙이였는데 나는 그냥 누군가와 말하는게 너무 싫었고 사실 내가 100% 감당하는게 아닌데도 꼭 내가 세상에서 가장 불쌍하다는듯 생각하며 할무이 귀 안좋으니까 목소리 높혀가며 말할 힘도 없었어
진짜 너무너무너무 미안해
몇달째 그런 일 겪으면서 혼자서도 남자친구 앞에서도 엄마나 동생앞에서도 친구들 앞에서도 그리고 할무이 앞에서도 울지를 못하고 꾹꾹 참아왔었는데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엄마가 전화와서 니 아빠 새벽 4시에 술먹고 외가집에 전부 전화해가지고 자기 편 들어달라고 그리고 내욕까지 같이 했다는 이야기 들으니까 집에 도착하고 나서 옷을 갈아입으면서 많이 울었어
그렇게 꾹꾹 참아가며 버텨왔던 몇달간의 서러움이 하필 오늘 폭팔해서 나는 왜 그런 아빠를 만났을까, 엄마는 왜 그런 아빠랑 결혼했을까, 등등 아무것도 아닌 모든게 너무 서럽더라고
아빠가 개판이고 의처증에 돈만 좋아하고 심심하면 욕설에 폭력과 죽어버리겠다고, 죽으면서 너희들 다 죽이고 죽을꺼라고 하며 입에도 담지못할 그런 일까지 해서 미워하고 싫어하고 욕이라도 하면 되지만 우리밖에 모르고 너무 착하게 '엄마'로서 최선을 다한 우리 엄마는 무슨 죄일까 라는 생각이 드니까 그냥 강하게 웃으며 버텨왔던 내 시간들이 너무 서럽더라
우는거보고 한마디도 안하고 할무이는 뒤에와서 계속 서계시던데 내가 너무너무 미안한거야, 아무 이유도 물어보지도않고 매일 아침해놓고 저녁해주고 아침밥안먹는다고 차갑게 말해도 토마토 사놨으니 그거라도 먹고가라며 칼로 잘라서 설탕까지 뿌려놨었는데 난 그거 먹지도않고 학교가고 ..
그래도 오늘은 울었다고, 할무이랑 말도하고 저녁도 먹으면서 이래저래 있었던 일 말하고 하니까 할무이 좋다고 감자전해서 또 방금 놓고 가셨네 9시 뉴스 보면서 주무시면서 나때문에 나 방에 불꺼지는거 확인하고 주무시고 잠버릇이 심해서 행여나 이불 안덮고 잘까봐 이불까지 덮어주고 - 아 더 말할려니 마음이 너무 먹먹하다
배추 2000원 하는게 비싸다고 어떻게 사먹지, 라고 하셨으면서 내 토마토 4개 팩에 든거 5000원 주고 사는 진짜 할무이는 손녀바보야, 손녀바보.
내가 오유할때마다 뒤에 와서 뭐하냐고 물어봤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글 올려놓고 이거 할무이랑 나랑 이야기 적은거야 라며 보여줄게
할무이 너무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오래오래 살고 아프지말고 항상 내옆에 있어줘 난 할무이 손녀가 아니라 할무이 딸이잖아 사랑하고, 미안하고, 앞으로는 정말 더 잘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