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쏠인 내가 1년넘게 만나면서 좋았던 날보다 싸웠던 날이 더 많다고 생각될 정도로
자주 싸웠었다. 심하게 싸울때도 많았고 세번의 이별이야기가 나왔고 한번은 실제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기도 하였다. 여자친구는 나에게 항상 무언가 불만이 많았다.
분명 내가 여자친구입장에선 무엇인가 잘 못해주거나 부족해서..그렇겠지.
여자친구의 의견을 무조건 반영했고 내 입장만 내세우지 않았다.
여자친구가 원하는걸 다 하게 해줬다. 여자친구가 원한다면 다 사줬다.
여자친구가 화내면 받아주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자다가 늦은 새벽에 여자친구에게 전화가 와도 너무 졸리고 피곤해도
최대한 웃으면서 졸린 목소리로 잠이 오지않는다는 여자친구를 재우고 나도 잤다.
재우지 못하면 여자친구가 끊기 전까지 기다렸다.
정말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기분이 상하는 일이 자주 일어났고 그때마다 나는 매번 져주었고
사실 이기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내가 잘못했으니까, 사과를 먼저했고
여자친구가 기분이 상하거나 토라지면 항상 내가 먼저 달래줬다.
그리고 연애 초기부터 정말 최선을 다해 잘해주었다.
정말 사소한 것이지만, 아무리 바빠도 여자친구가 집가는 어두운 골목즘에 왔다고 문자가 오면
전화를 해서 집까지 에스코트 해줬고, 잠자기전에 오늘 하루도 고생했다고 애정표현을 하는
문자를 매일매일 꼬박꼬박 하루도 빠짐없이 보냈다.
그러다가 언제인가, 너무 힘들고 바빠서 까먹고 문자를 안보낸 적이있는데
다음날 여자친구가 심하게 기분이 상해있었고 삐져있었다.
처음엔 이유를 몰랐는데 나중에 알았다. 문자를 안보내서 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여자친구의 말 한마디.
"너 변했어... 연애초기에는 안이랬는데..."
"사랑이 식은거 같아."
난 정말 최선을 다해서 잘해주고 있는데,
이거 하나때문에? 아니야, 분명 다른것들이 쌓여서 표출이 된거겠지.
나는 여자친구에게 이태껏 서운한것들을 이야기 해달라고 말을했다.
굉장히 많았다.
나는 정말 잘해줬다고 생각했고 항상 여자친구를 위해 연애를 했는데도,
정말 정말 서운한 것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 서운한 것들의 공통점은
"연애 초기에 하던 것을 지금은 안하거나 거의 안한다."는 점이었다.
예를들면, 식당에서 숟가락 젓가락을 항상 내가 놨었는데 안놔주고,
밥을먹고 물컵이랑 물도 가져다주고, 혹은 예전에는 나만보면 웃어주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그때처럼 잘 웃지도 않는다고.
사람이, 사랑이 변했다, 식었다. 이렇게 나에게 말을 한다.
예전같지 않다고.
정말 나도 내 스스로 변한 것일까?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아니 변한게 맞다.
어느순간부터 이런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잘해주지 말걸...차근차근 더 좋은모습, 더 잘해주는 모습 보여줄걸.'
여자친구의 기대심리가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원래는 이랬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하지 않으니까.
반면에 처음부터 잘해주지 않았다면? 차차 더 좋은모습을 보여줬다면?
내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그렇게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