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언니 흉 보고 갑니다.
성질이 개떡이었던 우리 언니는 최근 둘째애기 낳고 나서 성질이 뭉개진 개떡처럼 돌변했습니다.
그냥 뭉개진 것도 아니고 작정하고 짓뭉갠 것 같은 개떡이요.
제가 퇴근하면서 '애기랑 잘 놀고 있었어?^^'하니까 '넌 내가 놀고 있는 걸로 보이냐?!'라고 바로 버럭하더군요.
척봐도 심상찮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물어도 대답도 안 하고 밥도 제대로 안 먹고
어쩌다 말할라치면 성질만 버럭버럭 내고
뭐 사줘도 큰애기 대신 봐줘도 반응도 없고
엄마에게 듣기로는 산후우울증이래요.
제왕절개 마취에서 깨어날 때 무척 힘들었었다고 했습니다.
우리언니 사춘기 때는 한 마리 고슴도치였습니다. 그러나 그 때도 저는 그냥 깐죽거리고 들이받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럴 수가 없죠. 그러면 안 돼죠.
그저 굽신굽신 맛있는 거라면 무엇이든 사다바치며 굽신굽신.
말도 못 걸겠고, 어느 정도 힘든지 잘 모르겠으니까 오히려 조심스럽더군요.
그래도 지금은 좀 살아난 것 같습니다.
엊그저껜가 너도 나이가 스물여덟이다, 블라블라 잔소리를 하더군요.
제가 집에 들어오든 말든 본체만체도 안 하던 분께서 말입니다.
솔직히 좀 놀라고 기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