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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블리자드
게시물ID : gametalk_1292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저렴한훈계
추천 : 10
조회수 : 996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3/11/21 14:37:38
사랑하는 블리자드에게.

안녕 내사랑 블리자드. 

오늘도 하염없이 널 그리는 마음으로 하루를 맞이한다.

너와 함께한지 벌써 20년이 넘었어. 참 가는 세월 실감 안난다. 20년이 라니... 20년이 라니...

너와 함께 오래 해서 그런가... 얼굴은 참 많이 쭈그러들었지만 마음만은 개구장이 애 마냥 청춘이니..

넌 역시 나의 베프이며 소울메이트며 정신적 멘토라 할 수 있겠다. 

20대 초 스타크래프트로 내 대학교를 서울목표에서 지방으로 바꿔주었고.

대학교학점 역시 스타크래프트 실력과 정반비례하게 도와주었지.

군대가서도 상병달고 소대장 노트북으로 너와 가끔 회포를 풀던 기억도 남아있어.

제대와 동시에 넌 내게 또 특별한 선물을 했지.

밤 새 문 사이로 빛이 새어나오기를 컵라면으로 체력을 보충하며 기다리는 아주 커다란 선물.
렐따.jpg

그래.. 니 덕에 대학4년... 아니 6년 다녔다. 고마워. 남들보다 2년이나 캠퍼스의 낭만을 만끽하게 해줘서.

30대에 들어섯지. 끊임없는 선물공세. 넌 지치지도 않더라. 워크래프트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도타맵은 정말 최고였어. 

와우.. 는 날 더욱 네게 매달리게 하였지 넌 정말 헤어날 수 없는 매력을 뿌려댔어.

그러나 인간이  살면서 어찌 하나의 대상만 사랑할 수 있니 너에게 좀 소홀했지만 그간  외도를 했어.  그녀가 지금 내아이의 엄마야.

결혼 생활이 쉽진 않았어. 너때문이라 말하고 싶진 않지만 너때문이야. 

넌 누굴 사랑하는 마음 억눌러 본적 있니? 난 죽는 줄 알았다. 이건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몰라..

너에 대한 마음은 부부싸움을 수없이 낳았지. 그렇다고 너에게 사과하란 말은 아니야. 니 책임은 없다는거 나도 잘 알아. 가입시 약관에 그런 내용은

적혀있지 않았으니 당연해.

그러는 와중에 넌 내가 안타까웠는지 또 하나의 선물을 주었지. 디아블로3, 스타크래프트2 .... 어머... 고마웠어.

현실을 망각케 하는데 너만한 존재가 또 어디있을까. 싶어. 넌 역시  축복이야.

2013년이 왔어. 가을에 하스스톤 클베를 하고 블리즈컨2013을 치르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내년 상반기 발표한다고 했지.

내가 그렇게도 널 사랑하는지 알면서도 넌 클베키조차 보내주지 않으며 날 시험했지만 대수롭지 않았어. 5만원에 사면 그만니까.

하스스톤을 플레이 하며 넌역시 대단하구나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어. 나로하여금 베틀코인 충전을 멈출수 없게 만들었으며 카드팩을 마구마구

깔 수 있었지. 고마워. 참 재주도 많아 어찌 이런 발칙한 게임을 만들 수 있어. 역시 넌....

나 말야. 내년이면 마흔이야... 너 쳐다 보느라 지금껏 해놓은게 아무것도 없는거 너 알지?

고민끝에 이번에 자격시험을 하나 보려고 준비중인데 내년에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내 놓는다며?

난 버틸 자신이 없어. 널 외면할 자신이 없다구...

미안한데... 이번 한번만 봐줘. 나 자격시험 꼭 합격하고 싶어. 20년여간 너만 보고 살았으니 몇년만 날 놔줄 수 없겠니?

부탁할게 이 편지도 널 생각하면 약해지는 내 자신을 다잡고자 쓰는거야. 꼭 돌아갈게  잊지말고 기다려줘...... 

안녕 내사랑 블리자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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