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으로 묻기에는 너무 아까운 이 나이.
그 나이에 무엇하나 하지 않았다고 추억 하나 기억 하나 없었다고 말하지 못하리
언젠가 다시 돌아보았을 적에 나를 잡아주는 기억 하나가 놓여 있을테니
코피 한번으로 여기는 청춘이 너무 아쉬울 것 없으니 아직도 달리는 나의 다리.
그 뒤에도 그 앞에도 여전히 나는 달리고 있으리니
그것은 추억도 아니오, 과거도 아니오 미래도 아닌 태어나면서부터의 나의 현재 진행형.
그렇게 살아온 나의 곁에 남는 것이 있으리라 싶어 손을 내밀어도
스쳐 지나가는 손끝들에 남는 지독한 외로움에도 그에 잡고 같이 달려줄 사람이 있음을
그 곳에서는 나의 모든 것, 그대의 모든 것.
추억으로 묻기에는 너무 아까운 이 나이. 그렇게 그 어리석은 나이조차 현재 진행형.
여기에 앉아서 두들기는 자판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끝없는 현재 진행형.
-어느 새벽의 주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