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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콘솔 간단후기(음슴체 주의)
게시물ID : gametalk_3309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곧휴가짤린다
추천 : 5
조회수 : 49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12/17 22: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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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남은 돈이 없어서 음슴체로..


지난주 화요일... 벼르고 벼르던 PS4를 드디어 살 수 있게 됨
그런데 친구 콘솔 빌려본적은 있어도, 게임을 골라본 적이 없어서 무슨 게임을 해야하나 몰랐음
할 게임이 없는데 왜 콘솔을 샀냐 묻진 않았으면 좋겠음. 여기서 밝힐 수는 있지만 가족들이 들으면 안될법한 타이틀 한두개정도 있는데 그거하려고 산거임

어쩻던 너무 그런거만 사놓으면 집에 게임기 사놓고 왜 게임을 안하냐는 부모님의 질문에 대답을 못 할것같아서 게임을 몇개 더 사야하긴했음
근데 그렇다고 훼이크게임을 사자니 돈도 아깝고, 어짜피 부모님이 볼땐 할 게임인데 이왕사는거 좀 재밌던지, 꼭 해봐야되는 명작이던지 했으면 좋겠었음

근데 여기서 문제였음. 난 특히 콘솔게임에 대해서 아는게 거의 없었고, 알고있는거라고는 다크소울은 내 멘탈을 조각조각 낼 게임이라는것과, 곧 라스트 오브 어스 2가 나온다는것과, 위에서 서술한 타이틀정도뿐이었음. 그래서 PS4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과 ㄹㄹ웹 플포 게시판에 질문을 던졌음

'PS4로 반드시 꼭 해봐야되는 게임이 뭐가 있을까?'

여기서 한가지 더 첨언하자면, 난 스샷만 보고 게임을 고르는 사람이고, 니혼이치 빼고는 게임사는 하나도 신경쓰지 않는다는거였음. 니혼이치는 그냥 내가 그 그림을 좋아해서 아는거.

PS4 가지고있는 내 친구들이 대답하기를 

'블러드본'

다른놈들이 'ㅋㅋㅋㅋ' 거리는걸 보니 이건 분명 함정이라고 생각함. 야 이 나쁜놈들아 내가 게임을 사도 블러드본만은 반드시 피할테다.
그러고 집에와서 ㄹㄹ웹에 들어가보니, 거기 PS4 게시판에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블러드본', 그리고 위에 서술한 그 타이틀...

인간은 변덕의 생물이었음. 절대 사지 않겠다고 다짐한지 3시간도 안되서 블러드본에 마음이 흔들렸음. 아 안돼 이건 함정일거야 절대 사지 않을거야 근데 그 많은사람들이 추천해주는걸보니 괜찮을것같기도 하고...

그렇게 고민하다 그 다음날 아침, 동네 게임샵에 중고기기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사러감. 프로랑 슬림을 사기에는 지갑사정이 넉넉치 않아서 중고를 구하고 있었는데, 마침 동네 게임샵 사장님이 중고 들어왔다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달려감. 게임샵에 딱 들어가니 게임샵 사장님이 왠지 정말 재밌어보이는 게임을 하고 있었음

'사장님 저 게임은 뭐에요?'
'아 이거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더 라는 게임이에요'
'오오 저 타이틀 있어요?'

즉흥적이고 빠른 결단과 행동력은 내 몇 안되는 장점임. 이때 이 결단이 없었다면 난 지금 여기서 글을 쓰고 있지 않았을거임
그렇게 라오툼 시디를 손에 들고, 아저씨가 중고기기 초기화하고 포장하는동안 중고타이틀칸에서 뭐 재밌을만한거 없을까 둘러봄. 쓸데없이... 게임할때도 목적지까지 쭉 걸어가면되는것을 근처에 숨겨진거 뭐 없나, 재료같은거 뭐 없나 여기저기 뒤져보는 버릇이 현실에서도 나타날줄은 상상도 못함, 심지어 그 버릇이 날 괴롭힐줄도...

중고란에, 떡하니, 꽂혀있는 타이틀이 눈에 들어옴

'블러드본'

아 이게, 어제 들었던 그거구나. 꺼내보니 표지가 뭔가 좀 음침한게 긴가민가 하고있었는데, 가격표가 눈에 들어옴. 라오툼 가격의 반절 보다 약간 더 쌌음. 오 가격이 얼마 안나가네? 한번 사서 해볼까? 하고 사장님한테 물어봄

'이거, 친구들이 말하기를 PS4 사면 꼭 해봐야되는 타이틀이라는데 정말이에요?'
'아, 네, 뭐 그렇긴 하죠'
'그럼 이것도 주세요'

난 그때 박스를 덮다 허공을 가르는 사장님의 손놀림의 의미를 좀 더 깊이 생각했어야 했음. 아니면 사장님의 표정을 보던지... 사람이랑 이야기할때는 반드시 얼굴을 보고 이야기해야 한다는것을 꼭 명심해야함

손님이 하시기엔 좀 어려울거라는 말에, 있지도 않은 도전의욕이 타오르기 시작함. 저 어려운거 좋아해요 그냥 주세요
좀 머뭇머뭇하시던 사장님은 내가 단호하게 말하니까 알겠다 하면서 블러드본을 함께 포장해서 줌

그날 저녁, 알바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플포를 연결함. 라오툼은 잠깐이나마 사장님이 하는걸 봤으니 그 유명한 블러드본이라는걸 먼저 하고싶었음. 플포를 연결하고 대략적인 설정을 한 다음, 블러드본 시디를 넣었음



아... 블러드본 게임장면을 서술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음... 이 글 쓰면서 세번쯤 적었다 지웠다 했는데, 그때 그 허탈함을 담아낼 수도 없고, 뭣보다 그때 그 상황을 다시 생각하는게 너무 화나서 도저히 못쓰겠음

간단하게 말하자면, 첫번째 체크포인트에서 1시간정도 두번째 체크포인트를 찾다가, 잠깐 방심한 사이에 코너 뒤에서 날 기다리던 귀여운 강아지 두마리한테 사지가 뜯기면서 처음으로 돌아감. 동시에 돈이고 뭐고 싸그리 날아감.

굳이 비유를 하자면... 학생시절에 숙제로 빡빡이(깜지)를 받았는데, 분명 한장을 다 채워 적어놨는데 학교와서보니 없는 느낌. 이게 없으면 안되는데, 안그래도 단순 반복일뿐인 작업을, 했던걸 한번 더 해야한다는게 너무 스트레스고 허탈했음

아마 그때 라오툼이 없었다면, 플포는 그대로 전원이 꺼지고, 한동안 봉인됐을거임



쓰다보니까 뭔가 좀 길어짐. 그래서 간단 요약이 필요할거같아서 적어봄

1. PS4를 처음 삼. 근데 게임을 아는게 거의 없었음
2. 친구랑 ㄹㄹ웹이 블러드본을 추천함
3. 추천한놈들 나중에 만나면 두개골을 쪼개버릴거임



4. 라오툼이 정말 재밌다
출처 내 손에서 나오는 땀만큼 첨가된 MSG를 제외하면 전부 실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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