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근무를 마치고 2시쯤 버스를 타고 광화문을 향하였습니다.
따뜻한 버스에서 잠깐 졸다 깨서 멍하니 내리고 보니 서대문ㅜㅜ
조금 걷다가 에너지 보충하고 광화문으로 쭈욱 걸어갔습니다.
가자마자 보이는 태극기...
그런데 오늘은 그 태극기가 반갑지 않았습니다.
나라 말아먹을 것들이라는 소리를 헤치고
세월호 서명 부스에 도착, 지난번에는 너무 혼잡해 시도도 못 했던 서명을 하고 스티커와 리본을 나눔 받고 잠시 추모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헌화를 마치고 돌아다니면서 노란 풍선을 받아 가방에 묶고 구명조끼들이 놓인 곳으로 가서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304명, 글로 보고 쓰고 귀로 들었을 때와 다르게 눈으로 보니 더 크고 정말 아픈 숫자였습니다.
사람들이 많지 않은 시간이라 어린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설명을 들으며 사진찍는 모습들을 보고 다음에는 조카를 데려와야지 마음 먹었어요.
가습기살균제 관련 서명도 하고,
못난 글씨지만 헌재에 엽서도 하나 써서 보냈습니다.
한참 광장을 돌며 어버이연합인지 박사모인지 모를 사람들이 여기저기 시비걸고 이것저것 방해하는 모습을 마음 졸이며 지켜보다가 청와대 방면으로 향했습니다.
혼자라 조금 떨렸지만 가방에 달린 노란풍선 손에 꽉쥔 종이피켓을 의지해 계속 올라가다 경찰벽에 막혔어요.
이 많은 경찰차와 인원이 왜 여기에 벽을 치고 있는지 백번을 생각해도 모르겠더라고요.
돌아내려오다 올라오는 행진을 만났습니다.
혼자라 외로웠는데 잘 되었다고 살짝 끼어 같이 행진하고 구호도 크게 외쳤어요.
5시쯤 광장으로 돌아와 뒤늦게 온 일행과 만나 본식을 보았습니다.
발언자들의 좋은 말씀도 많이 듣고 노래도 듣다 다시 행진을 시작했지요.
청와대쪽은 다녀왔으니 이번에는 총리관저로!
크게 구호외치며 노래하며 한바퀴 돌았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즐거웠던 마무리 집회~
집중해서 영상보고 노래하고 또다시 구호 외치고...
다음주에 또 만나자 스스로 약속하며 마무리 지었습니다.
여러분이 끝까지 읽으실지 어떨지도 모르는 글을 자질구레한 부분까지 늘어놓은 것은요.
혼자라도 나와주셨으면 해서 입니다.
물론 동행이 있으면 든든하고 좋지만
혼자라도 많이 무섭지 않고 외롭지 않습니다.
걷고 멈추는 것도 이동방향도 마음대로 할 수 있어 더 편할 때도 있어요.
혼자라도 걱정말고 광장으로 오세요. 오시면 정말 많은 마음의, 행동의 동행을 만나실 수 있어요.
저는 이제 퐁당퐁당 평일 집회도 나가보려고 합니다.
서로 알아보지는 못하겠지만 오유 여러분 광장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