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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 대학 다니는 친구가 지나가듯 툭 던졌지만 제겐 정말 감명깊었던 말
게시물ID : gomin_12930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bGxkZ
추천 : 11
조회수 : 838회
댓글수 : 45개
등록시간 : 2014/12/19 02:18:01

저희 학교 전교 1등이었고

등수가 어떻고 성적이 어떻고 이전에 진짜 공부...진짜 열심히 한 친구에요

공부 잘한다 머리가 좋다는 말은 걔한테 안 어울려요 걘 진짜 딱 하는 만큼 결과를 얻던 애니까요 그 정도로 노력파인 애였어요

덩치도 쪼그만 애가 매일 가방에 책 한가득 넣고 다니는 것도 모자라 양손에 책을 싸들고 항상 그러고 다녔어요

걔네 반 가끔 놀러가면 항상 책상에 앉아서 걔만의 일정한 공부 자세가 있는뎈ㅋㅋㅋㅋㅋ그 자세로 있는 거 말곤 본 기억이 없고요


근데 막판에 그 친구가 좀 정신적으로 힘들었는지 그냥 수시 넣어서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로 진학했는데 

그것도 장학금 받고 들어갔죠 뭐


근데 걔가 수시에서 입시결과를 고려할 때 그 아래 단계에 위치하는 상경계열 학교도 같이 됐었나봐요 

심지어 이건 4년 장학이었던 걸로 알아욬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 친구가 사실은 적성이 상경 쪽이었던 거죠

그래서 상위권 대학 들어가서 인문 공부하면서 좀 안 맞았는지 그냥 지나가듯이

"아 이럴 거면 그냥 붙었던 상경대 거기 갈 걸 그랬다"하는데 전 진짜 그게 제 딴엔 되게 충격이었어요...

저라면 아무리 전공 안 맞아도 솔직히 학교 간판이 다른데 그런 말할 생각조차도 못했을 거거든요


그 말 들으니까 딱 사유리 트위터에서 본 그 말 생각나더라고요

'자신의 직함에 구애되지 마라 그건 바로 그 직함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얘는 진짜 공부 제3자인 제가 봐도 정말 지긋지긋하도록 할 만큼 한 애고 그 앞에 당당하니까

더이상 학교 타이틀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이딴 서열도 의미가 없는 거에요 전 걔 그 자신감이 정말 너무 멋졌어요


그래서 결국 그 빡센 학교에서도

자기 전공이 자기에게 잘 안 맞는다는 걸 느꼈으니 맞는 쪽 전공 찾아서 도전해가면서

그렇게 3전공씩 해가면서 피터지게 공부해요

이것도 전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이에요 사실 전공만 안 맞아도 학교 자체를 다니기조차 싫어하는 사람도 많은데

안 맞는다→그러니 내가 다니는 학교 내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공부를 찾아서 한다

하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이용해서 최대한으로 하는 거잖아요 단지 불평하고만 있을 게 아니라 


그래서 걔는 대학 가서도 독서실을 다니더라고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 친구가 걔랑 같이 다녔는데 

수능 준비하는 자기보다 더 열심히 오는 거 같대요

그런 애에요...걘 정말 뭐라도 될 거에요 걔한테 학벌이 대체 무슨 득이 될 것이며 무슨 해가 될 겁니까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아무런 의미가 없죠 그런 건 걔한테 사람 자체가 그렇게 빛나는데




걜 보니 진짜 당장 학교 이름에만 매달려서 여기까지 온 제가 너무 초라하더라구요

비단 걔뿐만이 아니라 제가 살면서 직접적으로 만나본

와 이 사람은 정말 너무 멋있다...정말 존경스럽다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 닮고 싶다 싶은 사람들

제가 여태껏 대부분의 삶을 공부하는 학생으로 살아온 만큼 

학교나 학원같이 적어도 공부라는 테두리 내에서 만난 사람들이었기에 그들 중 많은 수가 고학력자긴 했죠

근데 그 어떤 사람이든 그들에게서 제가 받는 느낌은 항상 그거였어요

이 사람 위에 학벌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이 사람이 살아온 길에 자연스럽게 학벌이 있다는 그런 느낌?


이게 너무 추상적인 말일 수도 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사람이 그 학교의 자랑이면 자랑이지 그 사람의 자랑이 학교이진 않을 거란 느낌?

사람 자체가 빛나는 게 진짜 가장 눈부시고 멋있더라구요 전...

그런 사람들이 굳이 

전 어느 대학을 나왔고 연봉을 얼마를 받고 무슨 차를 끌며 어디 몇평대 집에 삽니다 내세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애초에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그런 걸로 자길 내세울 사람들도 아니었곸ㅋㅋㅋㅋ

철저히 자기 자신의 삶, 자신이 현재 얼마나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지 그 모습 그 자체로만 승부 보려는 사람들이니까요



위에 언급한 제 친구는 전교 1등인데도 남들이 봤을 때 그에 비해 좀 아쉽게 여기는 대학을 가고 

걔한텐 적어도 성적과 노력으론 상대적으로 비교도 안 되는 애가 특별전형으로 더 좋은 대학을 들어가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사람들이 참 못된 게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작 제 친구에게 진실된 관심도 애정도 뭣도 없으면서도

그걸 갖고 이 때다 하면서 꼬시다는 듯 열심히 씹더라구요 멋대로 불쌍해하면서 갸륵하다는 듯이 쟨 어쩌다 저렇게 됐냐며...


근데 글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 친구가 자신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습과 그 독기 앞에선 

과연 서연고 서성한 어쩌구 하는 학벌이 의미가 있나 모르겠네요


그냥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워낙 학벌주의 사회라 sky 아래론 다 그게 그거다 어쩐다 하는 말들 많지만

그런 말이 성립되기 이전에

정말 결정적인 무언가를 결정짓는 건 sky든 지방대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결국 그 사람 자체 아닌가

그 사람이 현재 자신의 삶 앞에서 얼마나 솔직하고 온전하며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바로 그런 거

막상 생각해보면 너무도 당연해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간과하고 살고 있진 않나

 

그냥 원서질 열심히 하다가 자괴감 올 쯤에 그 친구 생각이 문득 나서 글 적어봤어요

전 가장 중요한 걸 너무나도 쉽게 간과하고 살아온 게 아닌가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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