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좀 늦게 집회장소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 시간을 보니 대략 저녁 7시.
사람들이 너무 없어서 좀 걱정이 됐는데 알고보니 많은 분들이 청와대 인근과 헌제 주변을 행진하느라 그렇더군요.
행진인원이 다시 모이자 광화문 광장이 꽉 찼습니다.
행사의 마지막에'님을 위한 행진곡'과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를 따라 부르고 집회가 해산 되었는데
시민들이 해산되는 도중에 세월호 유가족분들이 부른 '네버엔딩 스토리'가 흘러 나오더군요.
사람들이 집에 가던 발걸음을 돌려서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는데 기분이 묘했습니다.
이 노래가 이렇게 슬픈 노랜지 처음 알았습니다.
유가족분들이 어떤 심정으로 저 노래를 녹음했을지...
노래가 끝나고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주변에 있는 초를 파는 노점에서 오늘은 왜이렇게 일찍 끝내냐고 볼맨 소리를 합니다.
목표치를 못 채웠나 봅니다.
KT 빌딩 앞을 막고 있는 닭장차에 아이들이 달라 붙어서 뭔가를 하고 있더라구요.
뭐하는 걸까 하고 가서 보니 아이들은 차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열심히 떼어내고 있었습니다. 옆에 의경 한명이 차에서 스티커를 떼고 있었는데 그걸
도와주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이 참 이쁩니다.
전에는 우리나라가 너무 혐오스럽고 이 나라를 이렇게 만든데 일조한 기성세대가 미웠으며 세상 돌아가는데 관심없는 젊은이들이 한심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잘못된 이 세상을 바꾸려는 많은 사람들이 곁에 있음을 느끼고 그 사람들에게 많은 힘과 위안을 받습니다.
최근까지 이 나라를 벗어나 어디 멀리 다른 나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지만 요즘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정권이 끝나고 우리는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할 것 입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렇게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꿋꿋이 이 나라 남아
누군가가 국가기관의 무능과 부정으로 저렇게 슬픈 노래를 부를 일이 없도록 하고 차벽에서 스티커를 떼던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끝까지 지켜질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