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 Cmlove 이철균님 글입니다. 너무 심각할 필요는 없지만 짚고는 넘어가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 아 래 ------------------------------ 요즘 여론이.. 특히 10~20대 학생 계층들을 주축으로, 뭔가 단단히 군중심리에 빠져 맹목적으로 롯데치킨 찬양하며 무슨 구세주인양 축제의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요. 저는 이 사태가 진심으로 개탄스럽기만 합니다.
평소에 외식거리 가격인상에 민감했던, 그중에서도 가장 만만한 치킨값에 대해서 울분이 많았으리란건 충분히 이해되기는 합니다. 얼마나 맘껏 먹고 싶었겠습니까.. 저역시 어렸을적 어머님이 식당 장사를 하셨는데, 방과후 들르면 아주 가끔씩 시켜주시던 `처갓집 양념통닭`과 함께 마셨던 차가운 얼음 콜라 한잔의 맛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그러나, 대형 기업에서 이렇게 자꾸만 서민들의 소상공인 창업 영역으로 침범해들어 오면, 결국엔 치킨값 내린다 피자값 싸다 좋아라했던 우리네 자신들 전체.. 서민들만 힘들어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왜일까요
우리네 아버지들 형님들 그리고 우리 자신들.. 직장생활 해봐야 보통은 40~50대쯤 거진 회사생활 정리하게 됩니다.. 직장 생활 하는 동안은 자식키우랴 무슨 대출금이야 뭐야뭐야 하느라 큰~ 돈은 못 모으지만.. 대게는 남들 하는 만큼은 어떻게든 중산층 수준으로는 사십니다.. 그리고 회사 생활 끝나가는 시점이 다가오면 생각이 들게 마련이죠.. 어디한번 퇴직금+저축+대출로 돈좀 끌어모아 소규모 창업이라도 해볼까 하면서 말이죠.. 그치만 이미 이런식으로 대기업이 우리네 서민들의 코앞 영역까지 침범하고 압박해오는 상황이라면 시작 자체도 너무 부담이고, 창업하더라도 만만하지는 않다는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중산층에서 영세/극빈층으로 직행하는거 순식간인데, 한집안의 가장으로써 무서워지죠..
사회운동 하거나 의식 깨우치신 분들이 무슨 퇴근후 치킨맥주를 완전 좋아해서..; 이런 우리네 영역으로 침범해 들어오는 대기업을 경계하고 있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우린 지금 롯데치킨 쌍수 들고 환영하며.. 하나만 보고 하나는 놓치고 있어요. 롯데 마트가 제아무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닭공장 쥐어 짜도.. 9호이상의 커다란 치킨 판매 가격이 5,000원이면 아마 그들에게 남는건 전혀 없을 것입니다.
결국 치킨 마진을 노리는게 아니라, 그걸 사러 온 `사람`들을 노리는 거죠. 딴데가지 말고 여기서 장보라고.. 치킨하고 함께 마실 맥주도 같이 사가라고.. 옆에선 할인도 하고 있으니 재래시장 가지말고 쇼핑도 좀 하고 가라고.. 바로 그걸 노리는 겁니다. 어차피 e마트 피자처럼 대기표도 끊어야 할거에요. 백프롭니다. 그럼 대기표 끊고 남는 시간 뭐하나요. 마트 구경하러 돌아다니는 거죠.. 마트에 더 오래 들러붙어 있으라고 시계까지 없애버리는 그들이, 심지어 화장실 에스컬레이터 배치까지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는 저런 대형마트 영업 전략이면 오죽하겠습니까.. 아마 치킨 들고 입구 나가는 길까지 맥주 진열장 세번은 더 지나칠 것입니다.
일부는 롯데치킨 사태에 대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이번 기회로 대형 치킨 프렌챠이즈가 정신좀 차리라고...
그러나 그건 가장 이중적인 시각입니다. 진정한 님비 정신이에요. 지금도 싼값에 판매하는 치킨집 많습니다. 재래시장 같은데 가면 아직도 닭한마리 튀겨 주는데 1만원도 안해요.. BBQ 교촌 같은 비싼데 말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브랜드 치킨 널렸습니다.. 이런데도 아이러니한건 BBQ 교촌같은 메이저 치킨회사 점유율이 50%가 넘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 회사들은 망할까요 ? 절대 아닙니다. e마트 피자로 피자헛 미스터 피자 휘청거렸어요 ? 전혀 아니에요. 치킨은 본래 바삭함이 생명이거든요. 배달이 생명입니다. 배달안되고 한정판매인데다 대기표 까지 받아야 하는데 누가 기름값 들여 거기까지 가서 눅눅해진 치킨 사다 먹나요. 귀찮아서라도 배달 시켜먹고 말죠..
한마디로 나 자주먹는 거니까 싸면 된다 이거에요. 어차피 BBQ 비싸서 안먹었는데 이 기회로 내가 자주 먹는 동네 치킨 가격이나 확 더 내려버려라~ 이 심보죠.
슬프게도 사람들이 점점 잔인해져 가는거 같아요.. 맨날 경제는 발전했다 여기저기서 떠들어 대는데, 우리네 서민들 수입은 시원찮아 지니까, 소비 품목 그중에 외식거리를 조이는 쪽으로 가고 있네요. 자본주의가 이래서 무섭습니다. 미디어 모노폴리가 횡행하는 우리 한국같은 나라에선 더욱더 무섭지요.. 아니 사람이 잔인한게 아니라.. 세상이 그렇게 흘러가는 것인가요. 피똥싸면서 장사하라고..
기억합시다. 시장에서 몇천원 벌이하려고 하루종일 쭈그리고 앉아 닭 튀기는 주름진 우리네 이모들의 한숨소리를.. 대형마트 SSM에 설자리 빼앗기고 썰렁해지기만한 우리네 동네 골목 서민들의 한숨소리를 잊지 맙시다. 아울러 대기업, 대형마트라는 세상의 장단에 놀아나 춤추지 맙시다.
--제 복잡한 생각을 잘 정리해주신 것 같아서 퍼왔습니다. --주체가 없고 사고가 없는 활동은 좀비의 그것과 하나도 다를바 없습니다. --참고로 치킨글이 너무 많아서 저는 이이상 치킨글에 토달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