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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요
게시물ID : freeboard_14478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들
추천 : 1
조회수 : 10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2/21 21:15:03
그녀는요 이뻤어요

누가봐도 사랑스러운 사람이었죠

그녀는요 검은 긴머리에 큰눈 저와 딱맞는 키를 가지고 있었어요

제 이상형이였죠



그녀는요 저를 무서워했어요

무미건조한 표정과 짜증내고 소리치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저를 무서워 했어요

그녀는요 저를 곰아저씨라고 불렀어요

한대맞으면 죽을것 같지만 안 때릴거 같다고 했어요

그녀는요 저의 썰렁한 개그를 좋아했어요

1박2일 밤새면서 들어도 웃길거라면서 

그녀는요 참치김밥을 좋아했어요.

김밥천국에서 참치김밥만 먹어도 맛있다며 잘 먹었죠

그녀는요 벚꽃을 참 좋아했어요

벚꽃이 필때면.. 생각이 많이나요

 

그녀는요 다른사람의 상처나 아픔에 공감할 수 있었어요

저와 청소년 쉼터 봉사활동을 다니며 아이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그녀는요 배려심이 깊었어요

저의 상황과 처지를 이해하도록 정말 많은 노력을 했거든요

그녀는요 제가 하는 말을 모두 믿었어요

정말로 다 믿었어요 



그녀는요 부자였어요

저는 돈이 없었어요

그녀는요 좋은 학교에 다녔어요

저는 아니였죠

그녀는요 알바를 해본적이 없어요

저는 안해본 알바가 없어요. 돈이..필요했거든요

그녀는요 제가 고가의 선물들을 해줘요

저는 못해줬죠

그녀는요 저를 위해서 많은것들을 해줬죠

저는 못해줬죠. 해가 바뀌어도 변하는건 없었죠.




그녀는요 제가 잘못해도 본인이 미안하다고 했어요

제가 자격지심에 오히려 큰소리를 쳤죠

그녀는요 제가 알바하는곳에 한번 와보고 싶다고 했어요

저는 창피해서 절대 오지말라고 어딘지도 안 알려줬죠

그녀는요 교회에서 피아노 치는 모습을 한번만 봐주러 오라고 했어요

하지만 가지 않았죠. 아, 그 몇년 동안 딱 한번 갔네요



어느 추운 겨울에 비오는 날 그녀와 헤어진 날이 기억나네요. 오늘 같은 날이죠. 

저는요 헤어지는 그날, 그날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자존감이 낮아서 였을까, 제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는데 너무 아팠어요

그녀는 더 아팠겠죠. 상처주는 말들만 골라서 하고 말하면서도 가슴이 먹먹해 졌죠. 지금 생각하면 왜그랬나 싶죠. 

시간이 많이 지났죠. 그녀도 자기가 하고싶었던 일을 몇년쨰 하고 있다고 건너건너 소식을 전해 들었네요. 

오늘은 일부러 퇴근길에 그녀랑 자주가던 장소들을 가봤어요. 많이 변한곳도 있고 하나도 안변한곳도 있더군요.

그녀랑 헤어지고 많은 일들이 있었죠. 저도 많이 변한 면도 있고 하나도 안변한 면도 있는것 같아요.

한번쯤은 만나보고 싶어요. 그리고 정말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어요. 정말 1분만 시간이 주어진다면 정말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싶네요.

비가와서 그런지 날씨가 쌀쌀하네요 감기 조심들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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