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전혀 오지 않는 캘리포니아지만 코트를 찾아입을 날씨는 된 것 같습니다.
실리콘벨리의 여러 도시 중 남동쪽에 산호세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서울에 비하면 도시라고 부르기 민망하지만 10층 짜리 건물도 보기 힘든 이 지역에서 나름 도시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곳이지요.
다운타운에서는 Christmas in the Park라고 매년 여러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공원을 가득 채워놓는 축제가 열립니다. 사람들이 다닐 길을 제외하고는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빼곡하게 크리스마스 트리가 가득 채워져있는데, 각 트리마다 한 단체씩 맡아서 꾸미는 것 같더군요. 디즈니, 미식축구 등등 아이들의 상상력이 가득한 나무들을 구경하며 거닐다가 한 나무를 발견합니다.
Remember 0416. 그렇습니다. 세월호 아이들을 추모하는 트리가 그 곳에 있었습니다. 두 그루의 나무에 아이들의 이름과 노란 리본, 그리고 사고에 대한 내용이 달려있었습니다.
Justice for Comfort women. 오른쪽으로 좀 더 걸어가니 나비들이 묵직한 메세지를 담고 날아오릅니다.
나무 아래쪽에는 소녀상의 사진과 이 나무에 담긴 의미에 대해 적힌 팻말이 꽂혀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마주한 노란 리본과 나비들은 순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더군요. 축제 분위기 가득한 그 곳과 잠시 분리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어느 단체들의 나무인진 모르겠지만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다짐을 다시 한 번 되새깁니다.
사진 몇 장 더 첨부하고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