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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선 다 정상인데.. 군대에선 고문관이 되는 사람들이 있죠.
게시물ID : military_129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탱율
추천 : 13
조회수 : 177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1/13 11:41:05

예전 군생활 썰하나 풀어봅니다...^^;;


육군 보병 출신인데....

제가 나온 부대가.. 좀 부조리나... 약간의 구타... 이런게 조금 심하긴 했습니다.....;;;;

선임들의 강압적인 모습이 무섭기도 했고... 다들 열심히 하자는 분위기도 있고... 

때문에 훈련이나 전투력측정을 하면.. 사단 1위를 밥먹듯 하던 소대였고.. 거기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습니다..

(중대기에.. 표창받은 표식을 엄청 주렁주렁 달아서.. 훈련시 행군할때..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뭐.. 모든 예비역들이 하는 이야기 이겠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좋아져서.. 그런 부조리.. 구타같은거 줄어들었고...

부조리 구타같은것과.. 군생활과 전혀 상관이 없을텐데도... 이상하게 그러면서.. 훈련때 낙오하는 이등병들이 나오고...

전투력측정이나 사격이라던지.. 전술평가때 성과도 점점 나빠져갔고.....

그래서인지.. 저희 소대에 기대 많이 하던 간부들도 니기 소대 예전같지 않다? 하는 소리 많이 하셨고..... 

점차 짬을 먹어가던 저희 군번대 애들도.. 책임감 같은걸 많이 느꼈달가?? 그래서 좀 강하게 윽박지르고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던중에 한번에 신병 5명이 한꺼번에 저희소대로 전입해 왔는데....

딱보면 군생활 잘할것 같은애들 있지 않습니까?? 진짜 초 A급에.. 작업도 잘하고 체력도 좋은 애들이 몰려 온겁니다....

간부들도 소대 분위기 좋아졌다는 말도 많이 하고.. 덕분에 소대에 휴가증도 많이 떨어질수 있었고.. 외박같은것에 특혜도 많이 받고... 좋았었죠...

그런데.. 이 5명이 다 A급은 아니었던게.. 한명이 조금 고문관 스타일 이었죠...;;;;

무슨 천식이 있다.. 무릎 무슨 수술을 받았다.. 하면서 훈련이나 작업 열외하려고 했고....

처음에는 아픈건 죄가 아니니까.. 하는 식으로 넘어갔는데.. 인사계원 통해서 알아보니 병이나 수술기록같은거 전혀 없었고....

그렇게 아프면 검사나 받고 오라고 외진을 보냈는데.. 검사 결과 전혀 이상없다고 나오고...

그때부터 선임병들.. 대우가 정말 안좋아 지긴 했죠.. 군생활 너만 힘든거 아니라고 윽박지르는 경우도 많이 생기고....

처음에는 애들이 너무 갈구는것 같아서 좀 불쌍해 보이기도 했는데.. 오히려 그거 이용해서 더 뺑끼치는 모습을 보이니.. 정나미도 떨어져버렸고...;;; 나중에 들어온 후임들도 제대로 선임취급도 안하는.. 그런 상태까지 되어버렸는데..;;;;;;;;


그러던 중에 아침 점호시간에. 갑자기 이녀석이 픽~ 쓰러져 버린겁니다...;;;;;;

처음에는 이녀석 구보하기 싫어서 꾀병 부리나?도 싶었는데. 진짜로 눈이 풀려서 의식을 잃어버린거 보고.. 진짜 부대가 뒤집어 졌었습니다..;;;;

나중에 지대에 실려가고.. 입실했다고 돌아오고... 중대장과 분대장이랑 같이 모여서 상담같은걸 했는데...

자기가 아파서.. 제대로 군생활 못하니 후임들도 대우 안해주는것 같고.. 힘들어서....

빨리 낫고싶어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약 한달치를 몽땅 털어서 먹었다고 하면서 눈물 흘리는데......

그모습 보니까.. 진짜 짠하고... 이거 군대가 뭐라고 애를 저렇게 힘들게 하나... 싶기도 하고...

제가 눈물샘이 좀 헤픈편이라.. 그거 보면서.. 눈물이 나더군요..;;;

미친놈아... 군생활 이거 2년 대충 몸건강히 때우고 가면 되는건데.. 목숨담보로 무슨 개지랄이냐.. 집에게신 부모님 생각좀 해라.. 하면서..

저도 짜면서 나와버렸는데...;;;;;;

결국 중대장이.. 중대 행정병으로 보직을 옮겨주면서.. 일은 일단락 되었는데....


말년 휴가나와서... 대대에서 만든 다음 카페라는게 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대대장이 만들어서.. 각 중대별 훈련때 찍은 사진같은거 틈틈히 올려두고 한 홈페이지였는데...

각 중대별 게시판에.. 부모님들끼리 이야기 주고받는 게시판도 있더라구요...

하도 심심해. 그런거 보고 있는데.. 진짜 한 부모님 한분이 정말 열성적으로.. 거의 매일 일기수준으로 아들에게 하고싶은 말을 사진과 음악태그까지 걸어가면서 정성스럽게 쓴게 있더라구요....

와.. 대단하다. 하면서 보고 있는데.. 사진에 보이는 아들사진이 어디서 많이 보던 애같아서 보니..

그 고문관이라고 손가락질 받다 행정병으로 간.. 그 이등병 애더라구요.......

부대에서는 이일 쉬쉬 했을텐데.. 저 부모님이 아시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실까.. 하는 생각도 나고...

그글 보면서 진짜 가슴이 아프더군요....ㅠㅠ


말년휴가 복귀하고. 그녀석한테 이거 알려주면.. 더 힘들어 할것같아서 말은 안하고 전역했는데.....

갑자기 그녀석 생각나면서 잘 지내고 있나 궁금해 지네요...

벌써 그녀석 아들군번까지 전역했을만큼 오래전 이야기 이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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