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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마지막 해커
게시물ID : humorstory_1008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반장
추천 : 10
조회수 : 1056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05/07/15 22:43:58
## 마지막 해커 (01) ## 

      몇해전 유니텔 호러란에서 평균 조회수 3000천을 넘긴 인기 공포소설입니다.

      신문에서도 잠깐 언급이 됐었죠.

      글 쓰신분은 유니텔에서 아이디 'last해커'를 쓰시는 황유석님입니다.

      총 24편까지 있습니다.



      ## 마지막 해커 (01) ##


      "너 요즘 뭐가 그렇게 바쁜 거야?"

      천규는 나와 같은 해커 동호회의 친구이다. 

      난 해킹하는 것에 초보적인 수준이었지만,

      천규는 동호회의 전 시솝이었을 만큼 실력이 있는 친구이다.

      천규는 많은 것을 해킹하는데 성공했었고,

      언제나 새로운 것을 해킹하는 것에 행복해 하였다.

      어려운 것이면 어려운 것일 수록 그는 기뻐했고, 해킹에 성공했을 땐 나에게 제일 

      먼저 달려와서 자랑을 하면서 성공하게 된 경위를 가르쳐 주곤 했다. 그래서 나의 
      실력도 무척 많이 늘게 되었다.

      그런 천규가 요즘은 거의 정신이 없는 사람처럼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자신의 자취
      방으로 사라지기바쁘다. 

      나는 오늘도 역시 급하게 집으로 뛰어가는 천규를 강제로 잡다싶이 해서 물어보았
      다. 

      "아하하 기현아, 나 급하그던 ... 나중에 갈켜줄께."

      천규는 나를 거의 밀치다 싶이 하고 가방을 들고 뛰어가 버렸다. 

      난 자취방으로 따라갈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아무리 친하다 할지라도 그런 것은 실
      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이는 섹스 사이트라도 찾은 건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피식 웃었다. 언젠가 천규가 유명인 섹스 사이트를 해킹해서 


      엄청난 자료들을 뽑아 온 일을 생각하며 나는 혼자 키득거렸다. 하여간에 천규가 
      저렇게 바쁠 땐 얼마 뒤엔 기가 막힌 것들을 가지고 오곤 했다.

      "뭘 그렇게 혼자 웃고 있어? 바보같이..."

      "어...지애구나."

      최 지 애... 그녀는 우리 해킹 동호회의 홍일점으로, 물론 나보다 실력이 좋은 해
      커이다.

      긴 머리칼이 무척이나 이쁜 그녀는 우리 해킹 동호회의 꽃으로 모든 사람들이 좋아
      한다. 

      물론 나도 그녀가 좋다. 사실 천규의 권유로 동호회에 와보긴 했지만, 지애를 보고 


      나서야 가입을 하게된 나였다. 

      하지만 그녀는 천규와는 공인된 씨씨였기 때문에 난 마음속으로만 지애를 나의 애
      인으로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요즘 천규가 좀 바쁘지?"

      내가 그렇게 묻자 지애는 하얀 치아를 보이며 미소를 지어보인다.

      "가끔 그러잖아. 이젠 뭐 익숙해 져서...."

      지애는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왠지 서운해 보였다. 그러나 천규는 한 번 어떤 일에 


      빠지면 주위의 다른 것은 하나도 신경쓰지 않고 그 일에만 몰두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지애는 천규의 그런 면을 좋아하면서도 그 일 때문에 가끔 싸우곤 하니....

      아이러니 아닐까?

      어쨌거나 지애와 난 학교를 나와 커피 한 잔을 먹으러 갔다. 학교 정문이 보이는 
      여기 coffee shop은 우리 해커 동호회 사람들의 단골 아지트이기도 하다.

      "요즘 천규가 뭐에 그렇게 빠져 있는 지 알고는 있어?"

      지애는 쥬스를 먹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잘 몰라 자세한 건, 저번에 밤에 전화가 왔었는데 엄청난 사이트를 찾았다는 말을 


      듣긴 했어."

      "그게 언젠데?"

      "한 달 정도?"

      "와아...한 달이나 걸렸는데도 아직도 해킹을 못하고 있단 말이야?"

      "음 좀 어려운가봐, 다른 사이트에서처럼 고전적으로 소스를 만들고 무차별 대입법
      으로 아이디와 비밀 번호를 알아내어 안으로 진입하는 것 까지는 성공을 한 거 같
      은데 이상하게도 그때부터 천규가 갑자기 신나하더니 정신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행
      동하기 시작했어. 요즘은 전화도 안 받고 매일 자취방에 쳐 박혀서 그 일에 푹 빠
      져 있는 것 같아.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해."

      난 지애의 얼굴에 걱정스러움이 나타나는 것을 보며 쓸데 없는 생각이 든다

      '지애가 저렇게 걱정하는게 나였으면...'

      "무슨 생각해?"

      "아..아니야. 그만 나가자. 아휴 조금 있으면 시험이구나...지겨워."

      우리는 밖으로 나와 버스를 타는 곳으로 왔다. 그녀가 버스를 타는 모습을 보며 난 


      손을 흔들어 주었다.

      웃고는 있었지만 요즘 천규 때문에 많이 속상한 것 같아 보인다.

      지애를 보내고 난 지하철을 타러 발걸음을 옮겼다. 왠지 속상했다. 난 지애의 모든 


      것이 좋다.

      그애의 환한 미소도, 그 하얗고 긴 손가락도, 그리고 물결같은 머리칼도....하긴 
      뭐 나만 그런건 아니지.

      그런데 천규 이자식은 그런 지애를 저렇게 속상하게 하다니....나쁜놈.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가 무심코 쇼 윈도우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았다. 왠지 


      초라해 보인다.

      나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러다가 쇼윈도에 비친 내 모습 뒤로 서 있는 커다란 
      건물 위에 전광판에 나타난 글자를 보고 놀랐다.

      [한국...23일 드디어 16강 진출!!!]

      '뭔 소리야?'

      난 뒤돌아 보았다. 그 광고용 전광판에는 아주 짧은 시간동안 그렇게 씌여 있었고 
      나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멍하게 그것을 쳐다보고 있었다. 

      '네덜란드에게 5:0으로 진게 언젠데...저런 헛소릴 하고 있어?'

      난 한심하게 생각되어 고개를 저었고, 담당자가 누군지 많이 혼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내가 전광판에서 시선을 때며 지하철을 타러 역으로 들어가는 순간, 저쪽에 어떤 
      남자가 나처럼 전광판을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가만히 보니 차림새나 모습이 천
      규 같았다.

      "천규야!"

      난 소리쳐 불렀지만, 그는 급하게 어디론가 달려가 버렸다.

      '천규가 아니었나?'

      난 궁금했지만, 몹시 피곤한 터라 지하철로 내려갔다.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생각 
      뿐이다.

      지하철에서 난 예전에 지애가 녹음 해준 [비와 바람의 이야기]라는 그룹의 노래를 
      들으며 행복에 젖어들었다. 이 시간은 나에게 너무도 행복하다. 그녀가 내게 생일 
      선물로 준 노래를 들으며 상상속으로나마 그녀의 연인이 되어 있는 시간...눈을 감
      고서...난 그렇게 행복에 빠진다. 

      "다음은 사당..사당입니다. 내리실 분은 오른쪽 오른쪽 입니다."

      나의 상상을 깨는 저 소리...난 정말 싫다. 탁한 기계음의 여자 목소리가... 

      하지만 일어나야지 우리 집이니까...제길...지애 목소리는 정말 이쁜데...

      난 그렇게 생각하며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우리 집쪽으로 가는 길에도 커다란 
      광고 전광판이 있다.

      난 아까 전의 그 어이없는 광고를 생각하고는 웃음이 나왔다.

      "엄마, 저 왔어요."

      난 습관적으로 그렇게 말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아...다들 시골에 가셨지.'

      아버지가 아프셔서 시골로 요양을 가셨기에 집엔 지금 아무도 없다는 것을 기억한 
      난 한숨을 쉬고는 냉장고로 갔다. 냉장고에는 형이 먹다 남긴 생크림 케익이 있었
      다.

      난 손으로 그걸 집어 입에 넣고는 내 방으로 갔다. 방 문을 열면 언제나 처럼 나를 


      반기는 나의 컴퓨터,

      지애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이 바로  이 컴퓨터이다. 사람들 처럼 싫고 좋고를 표현
      하진 않지만 그래도 나의 말을 유일하게 잘 따라주는 것이 나의 컴퓨터이기 때문이
      다.

      난 컴퓨터를 켠다. 바탕화면엔 지애의 얼굴을 스캔한 사진이 화면 가득 자리잡고 
      있다.

      천규는 이 사실을 알까? 사실 천규의 집에 놀러갔을 때 몰래 천규의 바탕화면의 지
      애의 사진을 복사해 온 것이다. 천규의 사진과 친구가 찍어 주었다는 이 사진은 그
      녀의 아름다움을 어느 사진 보다도 잘 표현하고 있었다. 난 천규에게 미안한 생각
      이 들었지만... 좋아하는 걸 어떻게...그렇지?

      '지애야.....'

      잠이 들었던 것일까? 어슴프레 들리는 전화벨소리에 눈을 떴다. 벌써 12시네...

      '아유 머리아파...누가 이밤에 전화질이야...제길...'

      난 신경질적으로 수화길 들었다.

      "여보세요?"

      "...."

      말이 없다. 누구야? 장난전화인가?

      "누구야? 말을 해!"

      "...."

      "야...! 장난전화질 할 시간 있으면 잠이나 자!"

      난 수화기를 내려놓으려 했다.

      "기현아!!!"

      이상한 목소리...뭐...뭐야...이따위 소리...난 소름이 쫙 끼쳤다.

      "누..누구야?"

      "기...기현아..나야...천규!"

      난 여전히 소름이 끼치는 것을 참으면서 천규라는 소리에 물었다.

      "너...목소리가 왜그래?"

      자꾸만 그 목소리가 소름끼친다. 사람의 목소리 같지도 않고 이상하게 기계와 혼성
      이 된 듯한 쇠소리에 난 전화를 끊고 싶을 정도였다.

      "천규야...왜그래?"

      "더...더 말할 수가...너무 힘들어...제발...당장 우리집으로 좀....커억..."

      뭔가가 천규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천규야! 천규야!"

      반응이 없다. 전화를 끊은 것 같지는 않지만 반응이 없다.

      난 심상치 않은 기분을 느끼고, 일어섰다.

      뭐..뭐지..도대체...나는 정신이 없었다.

      오늘 왜 이따위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는 거지?

      나는 겉 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뒤에서 집에 들어온 형이 내가 뛰어나가는 것을 보고 불렀다.

      "야! 너 이밤에 어딜가는 거야? 문 안열어 준다.
       미친 놈, 더워 죽겠는데 잠바까지 걸쳐입고..."

      난 대꾸하지 않고 뛰어 나갔다. 

      무언가 안좋은 일이 있다. 이제 더워지기 시작하는데...

      난 가을 잠바를 입고 있다. 

      천규의 목소리가 너무도 소름끼쳤기 때문이다. 

      빌어먹을...아직도 소름이 돋아..도대체 무슨 일이야...제길...


      - 2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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