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반기문의 '23만달러 의혹 기사' 삭제 요청도 거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측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23만달러 수수 의혹을 제기한 <시사저널>에 대해 기사 삭제와 사과를 요구했으나, <시사저널>은 반 총장 요구를 일축하고 26일 반 총장 아들 반우현씨(43)가 SK텔레콤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새로 제기하고 나섰다.
26일 <시사저널>에 따르면, 뉴욕 현지에서 만난 복수의 한인회 관계자들은 “SKT 측이 우현씨가 뉴욕에서 생활하는 동안 맨해튼과 뉴저지 일대 고급 프라이빗 골프장 부킹을 잡아주는 등 사실상 집사 역할을 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뉴욕 사무소는 원래 최태원 회장이 2008년 말부터 맡아온 ‘유엔 글로벌 컴팩트’ 상임이사 업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세워졌다"며 "2011년부터 최 회장이 검찰수사를 받기 시작한 데다 반 총장이 유력 대선 주자로 떠오르면서 반 총장 일가를 돕는 업무를 했다는 것이 한인 사회 대다수 인사들의 시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SKT 뉴욕 사무소에는 2~3명의 직원이 있는데 모두 현지 채용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반 총장은 2010년 11월13일 유엔글로벌컴팩트 한국협회 초청으로 방한해 당시 이 협회 상임이사였던 최태원 회장을 만났다. 그로부터 한달반 뒤인 2011년 1월 우현씨는 SKT 미주 법인 뉴욕 사무소 직원으로 채용됐다. SKT는 우현씨 채용을 위해 미국 취업비자 H-1B 스폰서를 서 줬다. 덕분에 반 총장과 우현씨 일가가 사실상 뉴욕에서 함께 살게 됐다.
<시사저널>은 "뉴욕과 뉴저지 한인 사회 관계자들은 반 총장의 미국 생활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봐온 사람들이란 점에서 이들 주장의 신뢰도가 높다"며 "실제로 반 총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인회 관계자들은 반 총장 아내 유순택씨와 관련한 에피소드는 물론이고, 반 총장 관저에 들어가는 한국 음식 식재료와 같이 반 총장의 사생활과 관련해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상당히 자세히 알고 있었다"고 한인회 관계자들의 증언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우현씨 측은 SKT를 통해 “아직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골프를 1년에 몇 번 치지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다”며 “지인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아주 가끔 치는데, 오해를 살까봐 아예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고 해명했다. 그는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답답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SKT 측은 “뉴욕 사무소에는 접대비로 배정되는 예산이 한 푼도 없을뿐더러 아예 골프장 회원권 자체도 없다”며 “다 뒤져봐도 문제가 되는 사용내역이 없다”고 해명했다. SKT 측은 또 “우리가 어떻게 (반 총장이 유력 대선 주자가 될 것을) 알고 별도의 사무소까지 설치해 도왔겠느냐”며 “이것은 전혀 사실과 다른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SKT 측은 또 “집사 역할을 했다는 식의 표현도 SKT 전체 직원들이나 반 매니저에게 상당히 불편할 수 있다”며 “이런저런 확인되지 않은 주장들이 난무하는 곳이 한인 사회”라고 덧붙였다고 <시사저널>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