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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과통합의 기억 그리고 민주당 쓰리필라
게시물ID : sisa_8255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라노75
추천 : 5
조회수 : 29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12/27 17: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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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민주당 지지율이 최근 40%를 돌파했습니다. 2011년 12월 민주당이 '혁신과통합'과 통합을 결정할 당시 지지율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5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민주당이 어떻게 할때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혁신"과 "통합"을 잘해서 수권능력을 갖춰 정권교체의 국민적 열망을 받을 수 있을 때입니다.

여기서는 '통합'에 방점을 두어서 얘기하겠습니다. ('혁신' 어젠다는 양도 많고 능력도 안되니 다음에 기회되면 다뤄보고요.)

예전에 유시민이 썰전에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민주당은 3개의 기둥(three pillar)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는 호남, 두번째는 민주화운동세력, 세번째는 깨어있는 시민네티즌

이 중 민주화세력을 대표하는 이해찬과 네티즌을 대표하는 정청래를 공천에서 배제했기 때문에 서서히 무너질 것이라고요.

결과만 보면 이 가설이 틀렸다고 볼 수 있지만 만약 이해찬이 복당하지 못하고 정청래가 당에서 계속 찬밥신세 당하면 어떻게 될까요?

당장은 아니겠지만 민주당이 이번 탄핵정국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지지율 1위 정당이 될 수 있었을까 의문을 갖습니다.


유시민의 가설에 근거해 5년 전 얘기를 잠깐 하겠습니다.

2007년 대선 폭망 후, 2008년 18대 총선에서도 대패 후 민주진보진영은 이명박정권의 민주주의,민생,한반도평화 후퇴에 대해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의 기개를 보여주지 못했고 차기 정권교체의 전망이 정말로 어두웠었죠.

이 당시 민주당은 친노그룹이 거의 빠져 있었는데 친노는 대부분 민주화운동세력이었고 시민네티즌의 지지를 받고 있었습니다.

(민주화운동세력은 크게 DJ동교동계, 80년대 재야운동세력(문익환,김근태), 전대협세대로 나눌 수 있는데 친노좌장격인 이해찬,김원기,임채정은 재야운동세력으로 87년 DJ비판적지지로 평민당에 들어간 부류입니다.)

즉, 민주당에는 호남과 민주화운동세력 일부만이 남아있었던 것이죠. 3개 기둥 중에 한개 반 정도가 지탱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2009년 억울하게 노대통령이 돌아가시고 그 분노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노무현키즈의 대거 당선으로 표출되었습니다.

그 힘으로 문성근의 국민의명령 야권통합운동이 시작되었고 혁신과통합이 결성됩니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보이면서 절박한 국민의 뜻이 모이게 됐죠.

혁신과통합(줄여서 혁통)은 크게 문재인,이해찬 중심의 참여정부 친노그룹, 김기식,남인순 중심의 시민사회 그룹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혁통(시민통합당)은 민주당과 1:1 지분으로 통합합니다.(정확히 말하면 혁통+한국노총 : 민주당) 국회의원 하나 없는 상대와 일대일 통합은 지금 생각해도 민주당의 통큰 양보 없이 불가능했죠. (지금은 연속으로 똥볼을 차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지만 당시의 이 결정 하나만은 정말 훌륭했다고 평가합니다.)


이로써 3개의 기둥이 다시 완전체로 세워집니다. 민주화운동세력이 통합되고, 시민네티즌이 당대표 국민참여경선으로 대거 합류한거죠.

그런데 이 완전체 민주당이 이후로 지지율 부침을 겪게 됩니다. 통합의 관점으로만 분석하면 3개의 기둥이 서로 배타적인 입장을 취할 때 당이 위기에 빠지고 지지율이 하락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호남정당론입니다. 박 옹께서 종종 애용하는 전략이지요. 호남에서는 약발이 -아직까지는- 잘 먹히고 있으나 당 전체로 볼때 지지율을 깍아먹습니다. 근데 이마저도 곧 박물관 유물로 들어갈 것으로 봅니다. 이 논리의 연속선상에 영패주의(영남패권주의)가 있습니다. 객관적 데이터도 설득력이 없고 정치공학적인 수사뿐이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두번째는 탈운동권정당론입니다. 당이 어떤 사건에 진보적이고 선명한 노선을 취할 때면 어김없이 나타납니다. '중도층공략' 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며 가끔 합리적일 때도 있지만 대개 민주화운동세력에 대한 비권세력의 비토입니다.

세번째는 당원주권주의입니다. 민주당 당헌에도 명시되어 있지만 당의 주인은 당원임은 명백합니다. 그런데 이게 배타주의로 흐르면 일체의 시민참여를 불순한 것으로 매도합니다. 대표적인 게 모바일투표 혐오입니다. 2012년 이해찬-김한길 매치와 2016년 문재인-박지원 매치에서 패한 쪽이 어떤 행보를 했는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위 세가지 배타주의의 종합세트 결정체가 '친노패권주의'입니다. 이걸 주도한 세력 핵심들이 올초 국민의당 탈당으로 민주당에서 나간 것으로 평가되지만 당내에 불씨는 남아있습니다.

저는 지금 벌어지는 문재인에 대한 비판과 비토들도 위 세가지 배타주의에 논리적 근거를 두고 나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남, 민주화세력, 시민네티즌 세력이 서로 존중하며 균형을 이룬다면 민주당은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을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지분을 주장하며 배타적이 된다면 내부에서부터 붕괴하게 됩니다.

세력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당내 민주주의와 정책, 혁신방안을 만들어야 하겠죠. 결국 이 모든 것들은 사람이 하는 것이니까요.


추미애 대표가 전당대회 때 들고 나온 '민주당 자강론'은 좋은 슬로건입니다. 대표 당선 후 조기에 이해찬 의원을 복당시킨 것도 당 지지율 상승에 주효했습니다.

3가지 기둥의 통합과 균형을 도모하고 배타주의를 경계한다면 민주당은 정권교체는 물론 현대적 정당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또하나 주목할 점은 이제 민주당의 미래는 시민네티즌이라는 것입니다.

이제 호남이 민주화를 상징한다는 맹목적인 믿음의 시대도 지났고 민주화운동세대도 10~20년 후면 정계에서 은퇴하게 됩니다.

시민네티즌이 민주당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고 정치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구조와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불의에 항거하고 독재와 맞써 민주주의를 지킨 호남과 민주화운동은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로 남겨두면 됩니다.

독립운동과 4.19세대는 사라졌지만 그 정신이 헌법과 당 강령에 남아 대한민국과 민주당의 가치와 코어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말로만 100년 정당 하지 말고 20~30년 뒤에도 존속하여 대한민국 정치를 책임질 정당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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