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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게시물ID : animal_1296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등짝좀볼까
추천 : 1
조회수 : 29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6/04 13: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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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얼마 전, 동네 고양이들이 크게 싸우는 소리가 났다.
내가 사는 이 곳은 가끔 시장 아주머니들이 밥도 주시고 해서 길고양이들 힘이 좋은데, 영역다툼이거나 암놈을 두고 경쟁하는 수컷의 싸움소리였다.
우리집 묘님들은 긴장했고 소리는 한 십여분간 지속됐다.
누군가 크게 다쳤겠구나, 생각했고 말았다.
 
그리고 이틀 뒤 쯤인가, 나는 길에서 그녀석을 만났다.
녀석은 카오스냥이였는데 싸움에서 다친 녀석이라고 확신한 것이 듬성듬성 털이 빠져 있었고 턱쪽 가죽이 떨어져나가 있었다.
입을 제대로 벌리지 못했는데, 목에 목줄이 있었다. 고무로 된.
녀석은 애교를 부리며 나를 따라오다가 한 집 앞에서 멈췄다. 거기서는 더 불러도 따라오지 않았다.
나는 그곳에 녀석을 잠시 두고 접시에 고양이용 참치캔과 물을 따라서 섞어주었다.
배가 고프기보다 목이 말랐는지 물을 허겁지겁 마신다.
먹는 것을 잠시 보다 길을 나섰다.
녀석이 지키는 곳은 빈집. 아마 그 싸움도 그 영역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었으리라.
지금, 재개발이 한창인 이곳은 거의 빈집이 되어가고 그중 버려진 녀석인 거다.
녀석은 그 앞에서 한껏 애교를 부리며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으로 다시 가지 않고 다른 길로 돌아 집으로 갔다.
며칠 마음이 아팠다.
우리집 묘님들이 복받은 게 아니라, 인간이 잔인한 거야.
함부로 버리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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