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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이 한심하고 그래요.
게시물ID : freeboard_14553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뎅뎅구
추천 : 1
조회수 : 17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2/29 10:46:20
 
어제 퇴근길에 집 근처 공원을 지나는데,
어둑한 공원에 가로등이 한 개 있는데 그 가로등 밑에서 아무래도 학생같은 남자들이 모여 있었어요.
밤인데 저런 애들 모여서 낄낄 거리니 좀 무섭네, 하다가 옆을 지나는데 갑자기 담배를 피기 시작하더군요.
공원은 금연 아닌가? 하고 주변을 봤는데, 역시나 '금연공원' 표지판이 있었어요.
같이 걷던 남편에게 "어? 여기 금연 공원인데?" 했는데,
그들도 들었는지 쳐다 보네요.
남편이 그냥 가자 했어요.
"여기 금연인데? 금연공원인데? 담배피는데?"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데, 쳐다보니까 좀 무섭데요.
어떻게 하지, 직접 얘기하긴 좀 무서우니까 경찰에 신고할까,
그러려면 사진을 찍어야 하나 동영상을 찍어야 하나 하면서 걷는데,
신랑이 "너 그러다 진짜 맞아, 그냥 가자."라고 해서..
쳐다보는데 진짜 무서워져서 그냥 왔는데, 아직까지 마음에 걸리네요.
난 어떻게 했어야 하는 걸까, 뭐가 맞는 걸까하고 자꾸 생각하게 돼요.
 
며칠 전에도 대학교 복도에 '금연건물' 표지판 붙은 곳에서
아무렇지 않게 모여서 담배 피고 있는 대학생들이라며 아는 사람이 찍어서 보내 준 사진을 봤는데,
내가 그 자리에 있었으면 여기서 피면 안 된다고 얘기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 말처럼 직접적으로 피해 받는 것 없으니까 그냥 무시하면 되는 건지,
내가 틀린 말 하려는 건 아닌데 왜 겁을 내야 하는 건지, 답답하기도 하고요.
 
이런 거 하나도 용기내지 못하면서 무슨 정치 얘기하면서 한단을 한다고.. 싶기도 하고,
이럴 때 마다 내 안의 소신이나 도덕은 뭘까, 이렇게 쉽게 흔들리는 거였나, 하고 자괴감에 빠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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