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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웃음
게시물ID : humorbest_129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효진ⓥ
추천 : 48
조회수 : 2090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3/10/03 21:32:04
원본글 작성시간 : 2003/10/03 00:49:53
 
 오랫만에 하는 외출...

 치익- 지하철 문이 기분좋게 열리고,

 아빠와 엄마 그리고 나...

 가족들하고 오랫만에 외출하는 어리기만한 나는 그저 좋기만 했다.

 빈자리가 꽤 있어 쉽게 자리를 잡을수 있었다.

 가족들은 으레 그러듯이 같이 자리를 앉겠지만,,

 그때 나는 왜 그랬는지 혼자 멀찌감치 떨어진 의자에 혼자 앉아

 엄마와아빠의 시선을 피하며 딴청을 피웠다.

 그리고 아빠는 의아하다는듯 나를 손짓으로 불러 이리와 앉으라고 했고,

 나는 얼굴이 붉어진채 사람들 눈치를 보며 됐다고 조용히 하라고 인상을 썼다-

 
 ..우리 부모님은 청각장애인시다.

 나는 사람들이 부모님과 나를 번갈아가며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쳐다보는게 너무 창피했고,

 부모님과 모르는 척을 하고 싶었다.

 자꾸 이리와서 앉으라고 수화로 말하는 아빠에게 됐다고, 

 나는 여기 앉겠다고 했고..

 아빠는 자꾸 사람들 눈치를 보며 다른곳을 쳐다보는 나를 조용히 

 쳐다보다가 멋쩍은듯 웃으시며 나에게 한마디 하셨다-  

 "아빠 창피해?" 

 그때 내 나이가 .. 초등학교 1학년이었고,

 그 어린 나이에도 왠지 웃고있는 아빠가 그렇게 슬플수가 없었다.

 나는 아무말도 못한채 아빠를 쳐다봤고,

 아빠는 알겠다는 듯이 조용히 다른곳을 바라보셨다.

 나는 몰랐다.

 자식이라면 그저 걱정되고 불안해 하시며 초조해 하시는 아빠를-

 내가 갖고 싶은거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어하시는 아빠를.

 중요한건 장애인이냐 아니냐가 아니라는것을..

 그리고 내가 아빠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안겨줬는지...

 그때는 너무 바보같게도 몰랐었다-

 그리고 이제서야 .. 너무 늦게 알아버린 내 자신이 미웠다.

 해가 바뀔수록 늘어가는 흰머리카락과 주름진 이마...

 작아진 뒷모습.. 

 이젠 예전처럼 나를 번쩍 들어올리며 장난을 칠수도,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라고 물어보기에는 너무 삶이 힘겹기만 한 아빠를....

 하지만 아직까지도 변하지 않은건 나를 향해 지어주시는 웃음.

 그 웃음이 있기때문에 내가 있다는것을 이렇게 늦게 깨달았다.  

 
 이세상에 모든 아빠들은 아직까지는 자식들에게 슈퍼맨처럼 보여지길 원합니다.

 어떤 글에서 그러더군요.

 나이가 먹을수록 점차 아빠를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게된다고-

 그만큼 현실에 눈을 뜬거겠지만..

 아빠들은 자식에게만큼은 뭐든지 해낼수 있는 슈퍼맨으로 보여지길 원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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