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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Buck Paklite caper
게시물ID : military2_8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18
추천 : 3
조회수 : 1026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7/01/04 01:05:30
*이하 블로그에 쓴 글이라 경어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입을 것 먹을 것은 대강 챙기고 사는 나에게도 단 한 가지 타협할 수 없는 것이 있었으니, 몸에 지니고 다닐 장비만큼은 내 취향에 정확히 맞는 것을 고르자는 거였다.

나는 항상 EDC용 고정식 날붙이를 찾고 있었는데, 워낙에 조건이 까다롭다 보니 스트라이크 존에 정확히 들어오는 물건을 찾는 게 여간 어렵지 않았다.

하여튼 내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5만원 이하의 저렴한 것.
닳거나 상하면 버리면 되고, 잃어버려도 타격이 적다.
예전에 겨울 바다에 놀러갔다가 빅토리녹스를 빠트린 채 돌아온 경험이 이런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다.

2. 풀 그립이 가능할 것
힘을 강하게 줄 수 있다는 것 외에도, 내가 다치지 않기 위해서 풀그립은 꼭 필요하다.

3. 위협적이지 않을 것.
아무데서나 꺼내 들어도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지 않게 해야 한다.

기타 : 요철날이 없을 것.
날 세우기 겁나 빡셈...


나이프에 조금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아실 거다.
고정식 날을 가진 나이프에게 저 세 가지를 동시에 요구하는 게 얼마나 미친 짓인지.
나도 잘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에 내 취향에 맞는 나이프를 찾다가 알게 됐다.

가격이 저렴하면 강재가 구리고,

풀 그립이 가능할 정도의 핸들 길이면 날 크기도 따라서 커지며,

날이 크고 길수록 위압감이 커지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신께서도 나처럼 까다로운 취향을 가진 불쌍한 변태가 있다는 걸 익히 알고 계셨는지, 절충안을 만들어 놓으신 상태였다.

Buck의 팩라이트 케이퍼가 그 주인공이다.
KakaoTalk_20170104_004719965.jpg

일단 가격이 저렴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금속 본연의 색을 가진 새틴 버전이 배송비 포함 3만원이 안 된다.(검은색으로 코팅된 버전은 몇 천원 더 비싸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강재가 좀 거시기 하다.
420HC. 이건 그냥 식칼이다. 어디 가서 험하게 휘두를 물건이 아니다.
Buck의 열처리 기술로 록웰 58~59를 맞춘다지만 본질은 스뎅이다.

이 나이프의 원래 용도를 알게 되면 생각이 좀 달라진다.
이 나이프는 스키닝 나이프, 즉 사냥감을 해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나이프다.
케이퍼라는 이름이 그걸 잘 대변해주는데, 케이핑이란 가죽을 벗기는 행위(특히 사슴의 가죽)를 가리킨다고 한다.

그렇다면 420HC를 쓴 것도 이해된다. 동물의 피나 기름이 잔뜩 묻을 수밖에 없는 스키닝 나이프라면 굳이 비싸고 부식이 빠른 탄소강을 쓸 필요가 없다.

KakaoTalk_20170104_004721670.jpg

KakaoTalk_20170104_004721169.jpg
그리고 완벽한 풀그립이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하지만, 일단 핸들이 길다.
스켈레톤 타입이라 파지감이 완벽하지는 않다는 게 완벽한 풀그립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이유다.

KakaoTalk_20170104_004722169.jpg
결정적으로 날 길이가 짧다. 전체 길이가 대략 17센티. 날 길이는 6센티에 불과하다.
무식하게 날이 긴 일반적인 나이프에 비해 우아하고, 보는 사람을 위협할 소지가 적다.

이거라면 평상시에 가지고 다녀고 괜찮을 것 같다.

KakaoTalk_20170104_004722653.jpg

쉬스는 나일론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쉬스에는 일반적으로 허리띠에 부착할 수 있는 형태의 고리가 마련되어 있다.
몰리 타입이거나 카이덱스로 만들어진 쉬스였으면 좋았겠지만, 원래 용도를 생각해보자면 이런 형태로 만드는 게 당연하지 싶다.
다만 한 가지, 드레인 홀(물기 배출하는 곳)이 뚫려 있지 않은데, 나일론으로 플라스틱을 감싸다 보니 타공 후 마감처리를 하지 않으면 올이 풀릴 것을 염려한 것이 아닐까 싶다. 타공 후에 올이 풀리지 않도록 가공하려면 또 별도의 처리를 해줘야 하니, 단가도 상승할 것이다.

단점을 꼽자면, 쉬스의 형태 때문에 스켈레탈 스타일의 핸들에 파라코드를 감거나 테이핑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엄지와 검지가 닿는 부분까지 플라스틱이 감싸게 되는데, 폭이 좁다보니 무언가를 감으면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도 원래 용도를 생각해보면 당연한 거지 싶다. 파라코드를 감으면 피나 기름에 쩔어버릴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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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에 널링(그루브?)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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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두께는 2.54mm.
끄트머리 마감이 다소 유감이긴 하지만, 2만원 대 나이프에 많은 걸 바라면 안 된다.

KakaoTalk_20170104_004724904.jpg
지금껏 EDC 나이프로 쓰려고 했던 것들과 나란히 한 컷.
허약해 보이긴 하지만 주변 사람을 위협하는 것 보다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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