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밥을 먹고 멍하니 자리에 앉아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그 시간에 울리는 전화

 

영상통화에 다시보니 여자친구의 전화.

 

나를 향해 웃고 있는 그녀의 왼손에는 맥도날드 햄버거 세트로 추정되는 봉투.

 

그녀는 햄버거를 먹지 않는다. 하지만 그 손에 들려 있는 햄버거에 잠시 그 시간이 떠오른다.

 

이전 연애로 힘들어서 주말에 멍하니 누워있는데 걸려온 지금 여자친구의 전화. 점심 같이 먹자는 뜬금없는 전화에

 

나갔는데 딱히 뭘 먹을지 생각이 나지 않았던 나는 햄버거 먹을까? 했는데 여자친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좋아요."

 

그때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여자친구는 운동을 좋아해서 살이 찔까봐서 햄버거를 먹지 않는데 나를 위해서 정말 오랫동안 먹지 않았던

 

햄버거를 먹었다. 연애하고 나서 알았지만 뭔가 좀 미안하기도 했다.

 

여자친구에게 햄버거? 이러니까 "오빠랑 같이 먹은 첫 음식이잖아. 지나가다가 생각이 나서 샀지."

 

햄버거라는 음식에는 우리 두 사람의 추억이 들어있다.

 

하.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