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은 개인이 갖고 있는 특징이지만, 능력주의는 사회가 갖고 있는 특징이다. 능력주의란, 개인의 노력에 비례해 보상을 해주는 사회 시스템을 뜻한다. – 12 쪽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건 일단 승자가 된 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많은 잉여물을 모으게 되면 기존의 것을 지키고 거기다 추가로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그동안 축적해온 것 중 일부를 활용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점점 누적된 승자의 잉여물은 상속 과정을 통해 다음 세대로 전달되어 기존의 불평등을 여러 세대에 걸쳐서 영속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 15~16 쪽
당신을 위해서 혹은 당신을 대신해서 권력이나 영향력을 행사해줄 수 있는 사람, 취업이나 승진 등에서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경쟁하지 않아도 되게끔 당신을 보호해 주는 사람이 당신의 든든한 사회적 자본이다. 무엇을 아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구를 아느냐이며, 누구를 아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위치에 있는 누구를 아느냐이다. – 27 쪽
문화적 자본은 영향력 있는 사회 집단에서 용인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일련의 문화적 자원을 뜻한다. 예를 들면 스타일, 자세, 매너, 취향, 생활양식, 학위, 자신을 표현하는 기술 등 소수만이 알고 있는 전문화된 정보와 지식이 곧 문화적 자원이다. 특정 집단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기존의 구성원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문화적 자본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이는 개인에게 그 집단의 멤버가 될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는 〈문화적 자격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 28쪽
상속은 후손에게 전해지는 많은 양의 재산 그 이상이다. 좀 더 포괄적으로 정의하면 상속은, 출생 시에 정해진 최초의 사회 계층이 미래의 인생 결과에 미치는 총영향을 뜻한다. – 31쪽
타고난 재능이나 능력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재능과 능력은 누군가에 의해 〈발견〉되어야 하고,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 34 쪽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부모의 훌륭한 보살핌과 열정적인 지원을 받으며 자랐고, 뛰어난 지적 능력과 재능을 갖고 있으며, 그동안 상당한 학업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근거로 여겨지며, 엘리트로서의 지위를 증명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부모들은 더 집착한다. – 72 쪽
학력 자격증을 특정한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개인의 역량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하는 광범위한 관행에는 허점이 있다.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과 기본적인 컴퓨터 사용 능력을 제외하면, 사람들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알아야 할 대부분의 것들은 교실이 아니라 업무 현장에서 습득하기 때문이다. – 79 쪽
상대적으로 자격 조건은 덜 갖췄으면서도 단지 먹이사슬 내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좀 더 높은 곳에 위치한 누군가를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인에게 자리를 빼앗기면 우리는 희생자가 된 듯한 기분에 사로잡혀 분노를 느낀다. – 88 쪽
사회적 불평등은 부나 권력과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문화와도 관련이 있다. 음악이나 여가 활동, 음식, 패션 취향, 라이프스타일 등 불공평한 지위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한 집단의 문화가 다른 집단의 문화보다 좀 더 뛰어나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여기에는 자신들은 우월하다는 주장과 다른 사람들의 동의가 필요할 뿐이다. – 102 쪽
학업과 관련된 자격을 생각해 보면 문화적 능력을 갖고 있음을 증명하는 자격증, 즉 학위는 해당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들에게 관례적이고 변치 않으며 법적으로 보장되는 가치를 부여한다. 학위는 개인이 소유한 문화적 자본에 제도적인 인정을 부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학위는 학위 소지자들을 서로 비교하고 교환하는 토대가 된다. – 107 쪽
신엘리트와 신상류층에 대한 모든 묘사에는 역사가 리터드 후버가 <정신력 윤리>라고 이야기하는 경제적 성공의 이데올기가 반영돼 있다. 후버에 의하면, 성공은 정신력에 달린 문제다. 의지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정신력 윤리의 골자다. 이 윤리는 20세기에 출간된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을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 211쪽
차별이란, 비능력적인 특징을 근거로 누군가가 교육이나 일자리, 주택, 소득, 부와 같이 가치있는 사회적 자원에 평등하게 접근하지 못하게끔 방해하는 배타적인 관행을 뜻한다. 비능력적인 특징은 이 책에서 지금까지 말해온 것처럼 개인의 노력을 통해 얻는 것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 268쪽
과거에 가해진 차별의 여파가 현재에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같은 차별을 일컬어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과거의 차별〉이라고도 한다. 유색 인종으로 분류되는 사람이 1960년대에 남부에서 흑백 분리주의 정책에 따라 질이 낮은 학교를 다녔다면 중년이 된 지금 그는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적극적인 차별의 대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275쪽
교육은 능력주의 사회를 달성하기 위한 기본적인 메커니즘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교육은 능력을 측정하고, 계발하고,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교육 시스템 안에 존재하는 차별은 능력주의의 토대 자체를 약화시킨다. 이는 차별이 능력주의의 기본적인 가정을 무효화하기 때문이다. – 282쪽
출처 | http://blog.naver.com/mlnookang/220905658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