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서른이 된다는게 이제와 뼛속 깊숙히 실감한다.
작년 크리스마스가 코앞인 시점에서 6년의 연애를 뒤로 하고 다시는 볼리 없는 사람이 되어 떠나간 그녀와
어쩌다보니 30살 가까이 살아온 터전에서 떠나 타지에서 살게 되는 나.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익숙한 것에서 멀어져가는 나는 여전히 두려워 겁에 질려있다.
'머물러 있는 청춘일 줄 알았는데' 거울을 통해 본 나의 모습은 점점 그에 마저도 멀어지고 있고
'비어있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원래의 것을 비워야만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때문에 손가락 하나 발가락 하나 움직이기도 힘이 든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내 청춘.
이제 이 모든 것을 떠나보내고 더 나은 인연과 보다 밝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
요즘엔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이렇게 하나하나 떠나 보내니 그 미련을 뒤로 하고 '조금씩 잊혀져 간다.'
애써 뒤돌아 보지 않으려 발끝 하나 하나 온힘을 다해 걸으며 '점점 더 멀어져 간다.'
이렇게 '매일 이별하며' 살다보면 언젠간 새로운 것이 찾아 올테고 그렇게 또다시 거기에 익숙해지고 적응하며 살겠지만
여전히 난 지금 이 때, 이곳이 그리울 것만 같다.
먼 미래의 나에게, 좀 더 빛나는 사람이 되기를.
출처 |
"김광석 - 서른 즈음에" 그리고 뒤숭숭한 내 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