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가장 큰 행복은 자식들 다 크고 나서 그 속에 둘러 쌓여서 편안히 임종을 맞이하는 것이다.
삶은 강아지의 머리에 낚싯대를 걸고 고깃덩이라는 행복을 좇게하는 것이고,
살짝 혀 끝에 닿아 맛본듯하면 이내 멀어진다.
그 고깃덩어리를 입안에 넣고 음미하고 씹어 삼킬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강아지는 계속 달릴 것이다.
하지만 그 고깃덩어리가 사라지는 순간 행복도 끝난다. 죽음.
고깃덩어리를 완전히 음미하는 순간, 그토록 원했던 것을 삼켜 찰나의 행복이 완전한 행복이 되는 듯한 순간,
행복과 불행의 교차가 끝난다. 죽음. 종말.
나는 깨달음을 얻고자 발버둥쳤지만 깨달음의 기쁨, 진리에 도달한 기쁨은 한시적이고
결국 또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번뇌와 번민을 거듭하는구나.
깨달음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는 게 어쩌면 다행이다.
깨달음이 완성되는 순간 삶의 의미가 없어지니까.
아직 자기가 구하고자한 바를 다 구하지 못했기 때문에 살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행복은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온전히 끝내고 나서의 죽음이다.
육체에 갇혀있기 때문에 삶을 영위하는 것을 강구해야하고
온전히 깨달음에만 집중하는 삶을 살 수 없다는 걸 몸으로 체득했다.
촛불을 온전히 살리면서 경치를 구경하는 것이 삶일까.
불씨를 꺼트리지 않으려면 경치를 소홀히 하게 되고 경치에만 눈이 팔리면 불씨를 꺼트리게 되고.
살면 살수록 제대로 살고 싶어지고 그 제대로에 집착해서 괴로워지니
어린시절 그저 등따숩고 배부르면 행복하던 그 시절이 그립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