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나 공과금을 걱정할 정도로 가난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유하지도 않았던 어릴적
부산에서 살던 시절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용돈이 없었죠
그냥 학교 갔다가 끝나면
애들하고 축구하고 피구하고 숨바꼭질하고 오징어도 하고 다방구도 하면서
뛰어놀다 세시 네시쯤 집에 들어가면
어머니하고 시장을 갔다고 오는 패턴이었습니다
시장가서 어머니랑 호떡이나 붕어빵을 간식삼아 먹었는데
어린나이에도 여러 간식중에 계란빵이 가장 이해가 안갔습니다.
천원이면 호떡이 네개, 붕어빵이 다섯개, 땅콩빵은 한주머니 가득 넣어 먹을 수 있는데
계란빵은 붕어빵같은 양에 천원에 두개 였죠
개비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왜 저걸 비싸게 사먹을까 하며
어머니께서 계란빵을 쳐다보고 있는 저릉 보고 먹어 볼레 라고 물으셨을때도
차라리 붕어빵을 사먹겠노라 선언까지 해대며
그렇게 호떡과 붕어빵만 주구장창 사먹다보니
어느덧 성년이되어 입대를 했죠...
그러다 상병때쯤?
휴가를 나와서 친구들하고 밤새도록 놀다가
아침에 집에 들어갈려고 하는데
정류장 옆에 파는 계란빵을 사먹자고 하던구요.... 심지어 이젠 한개에 천원...
여전히 비싸구나를 되뇌이며
한개씩사서 입이 물었는데....
오메.....
계란이 들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화컬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멍청하게 친구들한테 오 계란이 들어있네 라며 묻자
평소에도 거지 특별할때도 거지같은놈이 갑자기 귀족코스프레를 하며 거지같은 질문하자
ㅄ이 술이 덜깻냐고 그게 재밌냐고 ...
하지만 저에겐 문화컬쳐 쇼크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전 땅콩빵 같은거 처럼 그냥 빵인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차라리 양도 많고 팥도 들어있는 붕어빵이나 설탕이라도 들어있는 호떡을 과감히 선택했는데.....................
버스를 타며 친구들한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어릴적부터 ㅄ력이 충만했다며 변하지 않는 쓰레기, 사람 뒷통수 칠 능력은 안될놈 이라며
저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더군요
참내..... ㅋㅋㅋㅋㅋ
그래서 가끔 계란빵 볼때마다 피식피식 합니다 ㅋㅋㅋ
뭐 사먹진 않습니다.. 붕어빵과 호떡게 길들여졌는지 입맛에 맞진 않더군요..
...
어떻게 끝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