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전 세계적으로 선거제도를 가진 230여 개 국가 중 약 93%는 선거연령이 만 18세 이하로 돼 있고, 북한도 17세”라며 “(한국의 선거연령) 19세는 부끄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국회가 선거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18세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을 서두를 것을 촉구하는 등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선거연령 조정을 위한 총공세에 나선 모양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에서 청소년, 학부모 등과 ‘함께 여는 미래-18세 선거권 이야기’ 간담회를 열고 “이 문제(선거연령 하향 조정)는 모든 정당이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정치 발전을 위해 꼭 합의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연령 조정에 반대하는 분들은 ‘고등학교까지 정치에 물들일 거냐’고 얘기하는데, 선거야말로 민주주의의 살아 있는 교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40대에 국가 최고지도자에 올랐던 사례를 언급하고 “그 나라들은 선거연령이 18세 이하일 뿐 아니라 이미 중·고등학교 때부터 정당 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등학생들은 입시 제도와 반값 등록금 등 교육정책과 청소년 정책의 직접적인 소비자”라며 “소비자들이 정치에 참여해 유권자로서 자기주장을 말할 수 있어야 정책에도 반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최근 촛불집회뿐 아니라 과거 역사에서도 고등학생들이 주역일 때가 많았다”며 “3·1 운동 때 유관순 열사가 만 17세였고, 4·19 혁명 때 김주열 열사는 만 16세였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추는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음에도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반대에 막혀 진척이 없는 점을 지적하면서 “선거에 유리하지 않다는 당리당략 때문에 반대하는 것 같은데, 18세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치를 말할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SNS에 올린 글에서 “‘18세 투표권’ 선거법 개정안이 새누리당, 바른정당의 반대로 (상임위 처리가) 불발됐다는데 바른정당과 유승민 의원은 18세 선거연령 인하에 동참해야 한다”며 “(바른정당과 유 의원이)‘새누리당 분신’이라는 꼬리표를 떼려면 최소한의 개혁입법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