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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갖는게 겁이나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
게시물ID : baby_130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서엘
추천 : 5
조회수 : 1372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6/03/16 13: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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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1년이 아직 안된 신혼이에요.
남편 일이 많이 바쁘지만 평일에 늦게라도
퇴근길에 나오라고 커피마시러 바람쐬러 나가고
주말에도 같이 취미생활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연애를 2년반 했는데 나이차이가 조금 났지만 자상하고 한결같고 예의바른 모습에 결혼을 결심했고
그런 모습은 시부모님 영향이 큰 것 같더라구요.
시부모님이 워낙 밝고 좋은분들이셔서 어린나이에도
결혼을 확신하게 되었어요.

저는 사실 아버지에 대한 정이 없어요.
어렸을 때부터 사업하신다는 이유로 돈문제도
많이 일으키셨고 결국 엄마랑 이혼하시고 
일년에 한 두번 볼까말까 한 사이가 되었거든요.

그래서 내내 엄마 손에서 컸는데 형제자매도 없었던
터라 많이 외롭게 컸어요.

아빠가 남긴 빚에 저까지 있으니 엄마는 밤늦게까지
식당에서 일을 하셨고 유치원 때는 종일반이 끝나면
혼자 집으로 와서 목에 걸린 열쇠로 문을 열고
저녁은 엄마가 사다놓은 김밥이나 해놓은 국과 밥을 
데우는 것을 못해서 렌지에 돌려서 먹곤 했어요.

초등학교때도 마찬가지였고요.
가끔 엄마 일이 너무 늦게끝나면 
엄마를 기다리다가 현관에서 잠이 들기도 했었는데
항상 온 방에 불을 다 켜놓고 텔레비젼도 다 켜놓았던것같아요. 외롭고 무서운 마음에.

엄마가 절대 미운건 아니에요.
저 키우시느라 화장품도 샘플 얻어다 바르시고
제가 취직하기전까지도 그 흔한 브랜드백도 없으셨으니까요.

항상 엄마 수중에 만원이 있으면 제게 만원을 다 주시던
그런 분이셨어요. 

그런데 저는 항상 외로웠고 무서웠고 늘 기다리는 유년시절을 겪었다는 생각에 많이 힘들었어요.

아빠에 대한 사랑도 못느꼈고 엄마가 아무리 사랑으로 키워주셔도 어쩔수없는 빈자리가 있었으니까요.

제가 고등학생 때 엄마는 재혼을 하셨고 지금은 
늦둥이 동생도 있지만 새아버지와는 어색한 사이라
아무래도 더 겉도는 기분이 들긴 했어요.

그러다보니 25살 결혼을 결심했고 
남편의 집에 처음 갔을 때 화목한 가정분위기가 
참 부럽더라구요.

남편은 여동생도 있고 시부모님도 항상 같이 어디든 다니시고 화기애애한 느낌이 있는데

그속에서도 가끔 외로움을 느껴요.

물론 남편이 든든하고 제 가정이 생긴 기분이 들지만
남편도 일이 워낙 바쁜쪽이라 평일에는 10시 11시가 되어야 들어오거든요.

저는 상대적으로 일찍끝나서 집에와서 혼자 저녁먹고
결국 남편도 기다리게 돼요.

서론이 너무 긴것같네요.....

그러다가 얼마전에 남편이 진지하게 아기 갖는 것에
대해서 얘길 했는데
저는 1-2년 후에 갖자는 생각이지만
남편이 30대초반이라 아이를 이제 갖기를 원하더라구요.

저는 사실 겁이나요.

저는 부모도 준비가 되어야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마음의 준비가 아직 안된것 같아요.

제가 외롭다고 남편이 늦게들어온다고 해서
안정을 찾기위해서 아이를 가지면 

그 아이한테 좋은 엄마가 되어줄 수 있을지
자신이 없고 겁이 나요.

혹여나 제 외로움의 크기가 아이에게 집착으로 
이어지진 않을까 싶기도 하고
오히려 아이를 갖고 나서 더 외로움을 느끼진 않을까 싶고 남편이 육아를 도와줄 시간이 없다는 것도 걸리고

무엇보다 제가 사랑을 받은 기억이 많이 없어서
제 아이에게 사랑을 주는 엄마가 될 수 있을지가
걱정이 돼요.

이런 저런 걱정이 들어서 며칠 잠을 못자고
끙끙거리니 남편이 무슨일이냐고 해서

아이를 갖는게 겁이 난다고 사실대로 얘기해줬는데

철저하게 계획해서 아이를 갖는 부부가 몇이나 될까 하면서 좋은 엄마라는게 꼭 아이에게 사랑을 많이 주고 손수 다 밥해서 먹이고 이런 엄마라곤 꼭 볼 수 없는거라고

지금 당장 겁이 나더라도 아이가 생기면 달라질거야 라고 말하는데

저는 그것도 잘 모르겠어요..
제가 문제가 있는것 같기도 하고..

제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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