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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의 "소녀상" 발언은 결국 기름장어법
게시물ID : sisa_8363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피터팬79
추천 : 1
조회수 : 57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1/18 13:25:50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소녀상 발언'을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주로 '야권의 주장'에 동조하며 보수와 거리를 뒀다는 해석으로 수렴되는 모양이다. 보수주의자인 그가 '진보적' 면모를 보였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진보적'이라는 말에 대한 논란은 일단 접어두자. 반 전 총장의 '소녀상 발언'의 소비 방식은, '진보적 보수주의자'를 자처하는 그를 중도적 이미지로 채색해 주려는 방송과 보수 언론의 작품이라는 게 맞는 것 같다. 

(중략)

반 전 총장은 귀국 비행기에서 보수 언론들과 기내 인터뷰를 한다. 다음은 중앙일보 13일자 인터뷰 중 반 전 총장의 발언이다. 

"최근 부산에 소녀상 세운 거 가지고 일본이 이러저러하다 하지 않나. 만약 10억엔이 소녀상 철거와 관련된 것이라면 그건 잘못된 거다. 그렇다면 차라리 돈을 돌려주고 해야지, 그건 말이 안 되는 거다. 내가 아베 총리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통화할 때 '위안부 문제 등 역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가운데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외교관 출신 다운 교묘한 말장난이다. "만약 10억엔이 소녀상 철거와 관련된 것이라면"이라는 전제를 깔고 "차라리 돈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파격적인 발언처럼 보인다.  

(중략)

반 전 총장 화법의 비밀이 드러난다. 결과적으로 반 전 총장은 없는 '전제'를 끌어와 허세를 부린 꼴이 됐다. 10억엔과 소녀상 철거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는 것은 '국어' 해석의 문제일 뿐이다. 

(중략)

반 전 총장은 '밥 먹으면 배부르다'와 같은 당연한 얘기를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하지 말고, 차라리 박근혜 정부에 '혹시 이면합의가 있는 것이냐'고 물었어야 했다. 그렇지 않다면 "합의문을 봐도 10억엔과 소녀상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일본 측에 소녀상 철거 불가를 천명했어야 맞다. 혹은 정부가 내놓은 입장문 2항에 따른다며 "정부가 (철거가)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하라고 하나마나한 얘기를 해도 좋았을 거였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기름 바른' 화법으로 두루뭉술 넘어가 버렸다. 

결론은? 반 전 총장은 아직 소녀상 철거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출처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48757&ref=nav_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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