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라도 아직 상영관에서 <너의 이름은>을 만나지 못하신 분들은 뒤로가기 눌러주시면 좋겠습니다.
결말과 관련해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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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쓸 글은 아니고, 혹 누군가 이미 글로 남기셨을 수도 있지만 기사를 보자마자 다시 울 것 같아서 이렇게 게시판에 써 봅니다.
각자 주목해서 보는 관점이 다르니 좋았던 부분, 혹은 납득되지 않았던 부분은 천차만별로 갈리겠지만
적어도 제 주위에서 <너의 이름은>을 보고 공통적으로 나왔던 감상이 있습니다.
스쳐지나가듯, 집 안에서 촛불을 켜고 있던 사람들이 나누었던 대화. "그냥 이대로 가만히 대기하고 있으면 되는건가?"
이 부분에서 다들 울컥했다고 하더라고요. 동일본대지진 이후 어떤 기적을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기에
전반적으로 동일본대지진을 안타까워하는 사람의 마음으로 보았었는데, 중앙일보에서 인터뷰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 인터뷰에서 이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너의 이름은.’ 시나리오를 썼을 때가 2014년이다. 그때 일본에서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소식을 연일 접했다. 그중 가장 놀랐던 건, 배가 가라앉는 순간에도 그 안에 있는 학생들에게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라’고 안내 방송한 사실이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때 느낀 것들도 이 작품에 어느 정도 녹아들어 있다.”
우연히 다른 사이트를 빙빙 돌다가 세월호와 너의 이름은에 관한 글이 있어 같은 감상을 담은 리뷰인가 했는데,
기사 발췌글을 보자마자 뭔가 턱 막힌 듯 하더라고요. 그 때, 한국에서 관객들이 느꼈을 감정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예상했겠구나. 동일본대지진만이 아니라, 예기치 못한 수많은 일들로 더 없이 소중한 사람들을 보내야 했던 남은 사람들을 위한 영화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했습니다.
+ 더해서, 여혐이 어떻고 저떻고 했던 부분에 대해 반박할 수 있는 부분도 꽤 보이네요. 여성을 멸시하거나 성 관념에 대해 한계를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인터뷰에서 나왔던 성 관념에 대한 질문에 저런 대답이 나올 수 없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