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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들려진 쇠
게시물ID : diet_1304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싸매
추천 : 4
조회수 : 49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1/05/30 11:40:35
[쉽게 들려진 쇠] 

트레이너 강매가 속살거려
헬스장은 남의 나라, 

하견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쇠를 만져 볼까, 

땀내와 프로틴내 포근히 품긴
쉐이커에 차가운 물을 받아 

SBD 벨-트를 끼고
낡은 체육관 바벨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다이어트 목표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무게 욕심내는 것일까? 

중량은 올리기 어렵다는데
영상만 이렇게 쉽게 찍어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헬스장은 남의 나라
애인의 잔소리 속살거리는데, 

허리를 꺽어 치팅을 조금 써보고,
시대처럼 올 3대500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바벨에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스트랩으로 잡는 최초의 스모.

=====

실은 하나도 쉽게 들리진 않는 쇠..
운동가기 싫은 주말 적어봅미다..
아래는 윤동주님 원작요 존!경!!

=====

[쉽게 씌어진 시]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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