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vs. 킹 메이커
국민MC 시대가 저물면서 유라인이니 강라인이니 하는 것들이 유명무실해 졌다. 요즘은 아예 반대로 유재석-강호동의 발목을 잡는 느낌마저 생겨났다. 이들이 선보이는 기존 프로그램도 새 프로그램도 라인이라 불리는 연예인들이 함께 출연하면 시청자들이 '그 밥에 그 나물'이라며 외면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유라인-강라인이라는 타이틀이 달리면 검증된 예능인처럼 대우해주는 분위기였다면, 요즘은 '과거의 잔재'나 '끼리끼리 문화'로서 안 좋게 보는 시선이 만연한 게 사실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서 유라인-강라인 등에서 새로운 스타 혹은 예능 대세가 거의 탄생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재석-강호동을 대신하여 요즘 새로운 예능 대세를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는 예능 MC는 누구일까? 놀랍게도 현재 대한민국 예능계를 좌지우지하는 '보이지 않는 손'은 다름 아닌 정형돈이다. 못 믿겠다고? 최현석의 겉멋을 '허셰프'라는 캐릭터로 포장하여 대세로 만들어준 인물이 누구일까? 정창욱의 승부욕을 '맛깡패'라는 캐릭터로 포장하여 '15분 요리 대결'의 끝판왕처럼 보이도록 만들어준 인물이 누구일까? 김풍의 어설픔을 '유니셰프'라는 캐릭터로 포장하여 야매요리쇼로 만들어준 인물이 누구일까? 바로 '냉장고를 부탁해'의 MC 정형돈이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MC 정형돈이 만들어준 캐릭터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는 '털그래' 박준우가 잘 보여준다. 인턴 시절에 늘 기죽어 보이던 박준우는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털그래'란 캐릭터가 생겨난 이후에는 존재감이 치솟기 시작했고 시청자들도 박준우의 승리를 응원하게 되었다. 샘킴에게 '샘풍'이란 캐릭터가 장착된 이후에는 샘킴의 패배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재미난 것으로 변하였으며, 미카엘에게 '바람둥이' 캐릭터가 장착된 이후에는 미카엘이 여성 게스트들만 나오면 러브 라인으로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이게 다 따지고 보면 정형돈의 작품이다.
수 많은 쿡방들 중에서 유독 '냉장고를 부탁해'의 인기가 최고인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15분 요리 대결'을 '셰프 vs. 셰프'의 자존심 싸움이 아닌 '캐릭터 vs. 캐릭터'의 재미 대결로 만드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전자일 때는 샘킴이 김풍에게 패배하면 분위기가 쎄해지지만 후자일 때는 모두가 즐겁게 웃을 수 있다. 심지어 최현석은 정형돈이 만들어준 '허셰프' 캐릭터로 '냉장고를 부탁해'를 넘어 예능계의 대세로 등극했다. 최현석에 이어서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야매요리쇼로 인하여 요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김풍도 마찬가지이다.
정형돈의 킹 메이킹은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게 아니다. 정형돈이 진행하는 '주간 아이돌'-'히트 제조기' 등에서도 여러 아이돌에게 캐릭터를 장착 시켜 인기를 끌도록 유도해주고 있다. 최근 '마리텔'로 주목 받은 'AOA' 초아도, 요즘 예능을 종횡무진하는 'EXID' 하니도 '주간 아이돌'에서 정형돈이 매력&캐릭터를 어필해줬다. '룸메이트'에서 활약한 'GOT7' 잭슨과, '복면가왕'-'우결'을 통해서 주목 받고 있는 'BTOB' 육성재는 '히트 제조기'를 통하여 정형돈이 얼굴과 이름을 세상에 알려주었다. 덕분에 요즘은 '아이돌을 띄우고 싶으면 유재석-강호동이 아니라 정형돈에게 보내라!'라는 말까지 존재할 정도이다.
소금을 쓸 때 티스푼으로 정확히 양을 맞춰 써야만 할 것 같은 셰프가 멋 부리며 허공에서 소금을 뿌려 댄다. 다른 방송에서는 욕을 바가지로 먹을만한 행동이지만 정형돈의 포장을 거치자 '허셰프'라는 기막힌 캐릭터가 탄생했다. 나이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여자 아이돌에게 '초아줌마'라는 캐릭터를 장착 시켜 오히려 전성기를 열어주었다. 이처럼 정형돈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장점보다 약점(혹은 허술한 점)을 캐릭터로 포장하여 인간적이며 거부감이 안 생기는 매력으로 어필 시켜준다. 정형돈이 만들어준 캐릭터들이 유독 반응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잘난 사람들의 잘난 점은 부러움과 시기심의 대상이 되지만, 잘난 사람들의 허술한 점은 친근함으로 느껴지는 심리라 보면 된다. 어쨌든 예능 대세가 되고 싶어? 정형돈에게 물어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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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잘 되는 게 다 형돈이 덕이야. 너도 덕 좀 봐."
지난 2013년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 특집에서 데프콘이 한 말이다. 다소 과장도 섞인 말이겠지만 데프콘이 정형돈과 '형돈이와 대준이'로 음반을 내고 예능에서 합을 맞추면서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다는 점에선 의문을 달기 어렵다.
ㅋㅋ 오늘 4대천왕 얘기들으면서 ㅋㅋㅋ 자연스럽게 떠올랐네요
막짤은 서당개 mc형돈~
ㅋㅋ 오늘 4대천왕 얘기들으면서 ㅋㅋㅋ 자연스럽게 떠올랐네요
막짤은 서당개 mc형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