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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랫만에 마음 먹고(?) 쓰는 글을 여행기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버킷 리스트 중의 하나가 뉴질랜드 일주였는데, 작년 연초에 (일단 먹고 살기 위한) 일이 결정이 된 후, "아, 일을 시작하면 내가 당분간 휴가를 길게 낼 수가 없지?" 싶어서 혼자서+급하게 남섬 몇 군데를 돌아보고는....
완전 감동을 받아서, "아 여기는 꼭 다시 와야겠다. 가족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미국에 있는 동생들과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두 녀석 모두 2016년 연말에 뉴질랜드로 휴가를 오겠다고 해서... 어, 12월말~1월 초면 최성수기잖아... 일단 예약부터 하고 보자, 하는 상황이 되었던 겁니다.
저같은 경우는 뉴질랜드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정보수집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여행 코스를 구상하거나 할때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보고 도움을 받은지라, 향후에 뉴질랜드 남섬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일단 6박 7일동안 여행한 코스는 아래와 같습니다. (2016.12.31 ~ 2017.01.06)
지도에 표시하기는 했습니다만,
1일 크라이스트처치 공항 -> 푸나카이키 (팬케이크 락) -> 폭스 빙하
2일 폭스빙하 -> 와나카
3일 와나카 -> 퀸스타운 -> 테 아나우 -> 밀포드 사운드
4일 밀포드 사운드 -> 테 아나우 -> 퀸스타운
5일 퀸스타운 -> 애로우타운 -> 마운트쿡 국립공원 -> 테카포 호수
6일 테카포 호수 -> 핸머 스프링스 -> 크라이스트처치
7일 크라이스트처치 시내
의 일정이었습니다. 지도상에는 2,247km로 나와있지만, 실제로는 2,400km 이상을 이동했습니다. 시간도 28시간, 으로 표시되어있기는하지만 중간에 쉬어가는 시간, 구경하느라고 멈추는 시간등을 합치면, 어느정도 여유를 두고 계획을 짯는데도 시간이 더 걸리더라구요;
몇가지 주의 사항과 Tip을 말씀드리자면,
1. 왼쪽 차선 운전에 주의!
저는 뉴질랜드에 살고 있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왼쪽 차선 주행/운전석이 우측에 있는 상황에 익숙합니다. 운전을 오래 하신 분들이라면 금방 적응한다고는 하지만, 저도 제주도에서 운전을 했을 때, 뉴질랜드에서 운전하던 습관대로 역주행(...)을 할 뻔 한 적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오신 분들이라면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2. 서쪽은 산, 동쪽은 평지
구글어스 같은걸로 지도를 보시면 뙇! 하고 감이 오시겠지만, 뉴질랜드의 남섬은 서해안(West Coast)쪽은 산악지역이고, 동해안(East Coast)쪽은 평지입니다.
크라이스트처치 근처에서는 평평하고 달리기 쉬운 길들이 많지만, 서해안 쪽으로 넘어가는 아서스 패스나, 와나카에서 퀸스타운으로 가는카드로나 같은 길은 구불구불하다 못해 이니셜 D에 나오는 헤어핀 커브 같은 곳이 많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커브를 돌 때 쓰여있는 속도 제한은 반드시 지키도록 합시다. 생명과 관계 된 문제입니다.
3. 여행의 목적을 세우고 가자
저는 운전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다가, 많이 피곤해 질 경우 저 대신 어머니가 운전을 해 주실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만 (대부분 제가 했지만), 혼자 운전을 하는 경우라면 저같이 -_-); 미련하게 계획을 짜지 말고 일정에 좀 더 여유를 두던가, 여행하는 루트를 조정하는 것도하나의 방법입니다.
제 경우에는 계획을 짤 때,
a. 빙하를 보고 싶다/아서스 패스 길이 예쁘다더라
b. 어… 그레이마우스까지 갔는데 푸나카이키 가서 팬케잌 록(Pancake Rock)은 보고 가야지?
c. 호키티카(Hokitika)도 들러보고 싶고, 와나카의 ‘그 나무’도 사진 찍고 싶다
…같은 이유로 첫째/둘째날에 크라이스트처치부터 와나카까지 꽤 긴 길을 둘러가게 되었습니다만, (나중에 다시 쓰겠습니다만) 비가 많이와서 호키티카나 부르스 베이(Bruce bay)등은 그냥 지나쳐갈 수 밖에 없었고, 팬케잌 록이나 폭스 빙하는 생각보다는 별 감흥이 없었던지라, 저와 비슷한 코스를 택하신다면 과감하게 이 지역들을 빼고 퀸스타운에서 시작하는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사진만 봐도 엄청나긴 한데 이런건 1인당 $425 (2017년 1월)정도 합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감상평이고, 저는 돈을 내고 헬리콥터를 타고 빙하 위쪽 까지 가는 가이드 투어나 와나카의 카약같은액티비티를 하지 않은지라, 이런 코스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집니다. 저는 “(가족과 함께) 남섬 한바퀴 쭉 돌아봐야지” 하는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지만, 그게 아니라면 어디서 무엇을 하겠다, 무엇은 꼭 봐야겠다 같은 테마를 확실하게 잡고 계획을 짜는 걸 추천드립니다. 동생들과도, “다음번에는 2군데 정도 잡고 한 곳에서 며칠 머물면서 다양한걸 즐겨보자” 라는 결론이 나오더라구요.
4. 숙소 예약은 미리미리!
뭐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12월-1월은 특히나 성수기이기 때문에, 미리 예약해 두시는게 좋습니다. 게다가 장거리 운행이 동반되는 여행이기 때문에, “난 어디서든 잘 자”라고 하시는 분들은 다행입니다만, 그렇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여럿이 모여자는 YHA의 도미터리 룸 같은 곳에서는 잠을 제대로 못 잘 수 있고, 다음날 여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일찍 준비하시는게 좋습니다. 요즘은 익스피디아나 부킹닷컴같은 사이트가 많은지라, 꽤 편해진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여행에서 부킹닷컴을 이용했는데(YHA는 자체 사이트에서 예약), 보통은 3일 정도 전까지는 취소 수수료 같은게 없기 때문에 좋더라구요. 원래 계획은 6일째에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카이코우라(Kaikoura)쪽으로 가는 것이었습니다만, 얼마전 지진으로 마을이 초토화…되어서 급히 스케쥴을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사이트마다 장단점이 있고, 취소수수료가 있는지 없는지는 숙소마다 다르기 때문에 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호텔의 경우는 리셉션이 24시간 오픈인 경우가 많지만, 도착이 늦어질 듯 하면 숙소에 미리 전화를 해서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여행기는 시작하기도 전에 잔소리가 많은거 같은데 -_-); 시작해 보겠습니당;;;
오전 8시 비행기로 오클랜드에서 크라이스트처치로 출발을 했습니다. 1시간 20분 정도의 비행시간을 포함해서, 공항에서 짐을 찾고, 렌터카 회사에서 차를 찾고, 공항 근처의 마트에서 물, 식료품, 에너지드링크(!)등을 사고나니 11시가 다 되어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차는 7,000km 정도밖에 안 뛴 2016년 닛산 캐시카이! 2,000cc 엔진이라 네 명 태우고 힘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는데… 잘 달리더군요. 맘에 쏙 들었습니다. 게다가 연비도 여행내내 평균 14km/L 정도가 나왔습니다. 제일 잘 나올 때는 20km/L 까지도 나오더라구요.
그런데;;
출발하자마자 문제가 발생!!
내비게이션이 제대로 작동을 안 해!!! 바로바로 반응을 하는게 아니고 한~참 딜레이가 생깁니다. 터치도, 안내도…
껏다 켜도 마찬가지고 -_-);;
<널 믿었는데 (???)>
물론, 대부분의 루트는 큰 길을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내비가 있으면 편하거든요. 앞에 길이 커브인지, 이 동네의 제한 시속은 몇인지도 알려주고, 목적지까지 몇 km 남았는지 얼마나 걸릴지가 나오니까…;;
멘탈이 바스라져서 헐… 하던 중에 혹시나 싶어서 -_-); 확인을 해 보니까….;;
남섬의 길이 워낙 예쁜지라 + 제 차에서 블랙박스 대용으로 쓰고 있던 짭프로를 가져와서 시가잭에 내비와 짭프로를 함께 연결했더니… 이게 공급되는 전원이 부족했기 때문인지 문제를 일으키던 것이었습니다 -0-)
<이런 녀석입니다. Go Pro와 호환이 되기 때문에 짭프로라고 불립니다>
그런 이유로 -_-); 짭프로는 떼어버리고 내비만 연결해서 사용했습니다. 글로 써놓고 보면 별게 아니지만; 남섬에는 산악지역/시골이 많은지라 핸드폰 인터넷이 안 되는 지역도 많은지라 처음엔 꽤나 충격이었습니다 -_-);;
첫 날의 루트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그레이마우스까지 약 3시간, 그레이마우스에서 푸나카이키까지 왕복으로 1시간 반 정도, 그리고 다시 그레이마우스에서 폭스 빙하까지 3시간 정도로 합계 7시간 30분의 여정입니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구글 맵상으로 표시되는 시간이고, 실제로는 중간에 캐슬힐에 잠시 들르고, 늦은 점심 먹느라고 쉬어가고, 푸나카이키의 팬케잌 록을 구경하는 등등을 하다보니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8시반 정도였습니다. 9시간 반 정도가 걸렸네요. 2시간 정도 추가 되었으니 크게 나쁘지는 않지만….
<이런 산길을 지나서 달렸습니다. 터널(?)이 운치 있어보여서 쉬어가는 중에 찰칵>
일단, 제일 먼저 들리게 된 곳은 캐슬힐, 이었습니다. 아서스 패스를 지나는 길에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통과하게 됩니다.
"캐슬힐이 뭐하는 곳인데?" 라고 하신다면...
크라이스트처치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한, 농장부지의 일부입니다. 반지의 제왕도 마찬가지이고, 뉴질랜드에서 영화 배경으로 촬영된 장소는 현재도 운영중인 농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안 쪽으로 들어가면 더 여러가지를 볼 수 있는 모양입니다만, 나니아 연대기의 큰 팬도 아니고, 이번 여행은 무엇보다 '사진을 찍기 위한 여행'이 아니고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 중에 사진을 찍는 것'인 관계로 간단하게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이 두가지 차이가 꽤 크더라구요 -_-);;
<영화를 보고 이 곳에 오면 아, 여기! 하는 분위기가 딱 옵니다 ㅎ>
그리고는 달려달려 푸나카이키의 팬케잌 록이 있는 곳까지~!
사실은 그레이마우스에 도착하면 뭔가 밥 먹을 만한 곳이 있겠지 싶었습니다만... 도시가 생각보다도 작고 (인구 1만 3천명정도), 12월 31일인지라... 결국은 어쩔 수 없이 마트에서 파는 샌드위치로 적당히 때웠습니다. 아서스 패스를 통과하는 동안 흐리던 하늘이, 그레이마우스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해서... 어... 이걸 어쩐다... 하다가, 어차피 숙소에 일찍 도착해도 할 거 없는건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푸나카이키쪽으로 올라갔습니다.
도대체 팬케잌 록이 뭐야, 라고 하신다면 아래 사진처럼 말이죠.... 석회암(limestone)이 팬케잌이 쌓인 모양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한국식으로 하면 시루떡바위 정도 되려나>
물때를 잘 맞춰서 가면 블로우 홀, 에서 물이 솟아오르는 장관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만....
<이렇게 보기만 해도 예쁘긴 하네요 ㅎ>
<돌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는건 동서고금 똑같은가 봅니다>
애초에 푸나카이키는 꼭 가야겠다, 같은 목적이 있던게 아니고, "어... 그레이마우스쪽 까지 가니까 한 번 들러보는 것도 괜찮겠네"였던지라 큰 욕심을 갖지는 않았습니다만 ㅠ.ㅠ 이후 내려오는 길에 폭우가 쏟아져서.... 원래 멈춰서 사진을 찍으려고 작정하던 호키티카(Hokitika)는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호키티카는 뭐하는 곳이냐... 하신다면.... 사실 별거는 없고 -_-) 바닷가에 요로코롬 나무로 마을 이름을 써(?)놨어요...
<이런 로맨틱한 광경이 연출되지....만 저는 그냥 지나쳐 갔습니다 ;ㅁ;>
그리고 빗속을 뚫고 숙소에 도착하니 8시반 정도.... 맨 처음 지도에도 있지만 첫 날의 주행거리가 529km으로 제일 길었습니다. 사실은 일찍 도착하면 근처의 Matherson 호수를 구경하려 했지만 더 움직일 힘이 없어서 떡실신... (한 여름이라, 날은 그럭저럭 밝았습니다)
제가 머물었던 숙소는 Heartland Hotel Glacier Country라는 곳이었습니다.
내부 시설은 평범하면서도 깔끔해서, 동생들이 특히나 좋아라하더군요. 다만 -_-); 이게 모든 객실에 해당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조리시설은 물론 전자레인지도 없고, YHA나 백팩커가 아니다보니까 공동으로 쓸 수 있는 부엌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도시가 작으니까... -_-)
2006년 센서스 기준으로 375명이라고 합니다. 그것도 2001년에는 117명이었다는군요;
뭔가 제대로 된 식당이 있...을리도 없고, 8시반에 열었을리도 없고.... 호텔 리셉션에 물어보니까 건너편의 Bar는 2시까지 한다고합니다;;
우쩔 수 없이 저녁은 준비해 간 컵라면으로 대충 때우고는 씻고, 다음날의 여정을 생각하면서 일찌감치 잠들었습니다.
첫 날은 아무래도, 폭스 빙하까지 이동하는데 주력했고, 중간에 들를만한 명소도 별로 없다보니 사진이 별로 없었네요 'ㅅ') 천천히 계속 써보겠습니당....
출처 | 내 블로그 / 40D + Tamron 17-50mm |